국회예결위 박정희기념관 건립 예산 통과

국민연대 대표단 장재식(예결위원장) 의원실에서 농성

등록 2000.12.31 00:23수정 2000.12.14 11:05
0
원고료로 응원
13일 오후3시 박정희기념관 건립반대 국민연대 대표단(곽태영, 주종환, 홍근수, 이관복, 전창일, 이준우, 노수희)과 조용준( 민족일보 조용수대표 의문사 진상규명위원회 사무총장) 씨는 국회 예결위에서 박정희기념관 건립지원에 관한 안건이 상정되는 것과 통과저지를 위하여 장재식 국회예결위원장과 면담을 요청하였으나 장위원장의 회의중이라는 이유로 면담이 거절되자 의원회관 426호(장재식의원실)에서 면담과 요구사항 관철을 위해 농성에 들어갔다.

보좌진의 본청으로 옮겨달라는 요구에 대표단은 "일전에도 장 위원장에게 면담 신청을 했으나 본관의 진입이 거부되었던 사례가 있기 때문에 426호실에서 면담을 하겠다"고 실랑이를 벌였다.

홍근수 상임대표는 예결위원 50명에게 전화와 면담을 통해 "박정희기념관건립에 국고가 지원되는 것은 매국노 이완용의 기념관을 건립하는 것과 같다, 공청회를 열어서 국민의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한 홍대표는 "김대통령의 노벨상 수상의미가 퇴색될 수 있는 반인권, 폭압정치의 상징인 박정희를 기념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대통령이 되어서도 일본군가를 즐겨 부르고 일본식 국가경영을 한 민족적 수치인 박정희기념관의 명예회장으로 김 대통령이 500억 모금을 지시한 것은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관복 상임대표는 "기념관이 건립되는 상암동의 5000평 부지의 현 싯가는 주변 공인중개사의 말에 의하면 3000억원 상당이 된다고 한다. 그렇다면 박정희기념관건립에 3708억이 소요된다는 것이다. 박정희에게 학살당한 유가족과 피해자가 살아 있다. 지난 대선에서 적극적으로 지지한 김 대통령이 이런 식의 행동을 한다면 결코 좌시
하지 않겠다"라고 했으며, "재야원로이기 이전에 국민이 찾아왔는데 이리와라 저리와라 하는 것은 행정관료도 아닌 민의의 대표인 국회의원의 양식으로 볼 수 없다라며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곽태영 대표는 "김대통령이 퇴임 후에 또다시 전임 대통령의 전철을 밟고 역사적 죄인이 되는 것을 막고 싶다. 차기정권창출 목표로 노벨상 수상과 박정희기념관 건립을 추진한다면 김 대통령은 역사적 죄인이 된다. 자기도취에 젖어 있는 것 아닌가하는 의심이 간다. 이완용 손자 이윤영도 민족적 선각자 이완용기념관을 세우려 한다. 이완용의 땅 찾기에 협조하는 전직 법조인이 전관예우를 통하여 성공하고 있는 시점" 이라고 주장했다.

주종환 대표는 "20세기는 민족혼이 실종되었다. 21세기는 민족혼을 살려 후손에 물려주어야한다. 자손에게 오욕을 물려줄 수는 없다.
오늘 참석한 사람은 독립운동하는 마음으로 죽기를 각오하고 모였다"고 밝혔다.

이창복 의원의 중재로 결국 10시 45분에 본관에서 장 위원장과 면담에 성공은 했으나 장 위원장으로부터 "지원안이 통과되었다. 어쩔 수 없었다. 계수조정위원(여야 13명의 의원)에서 삭감하도록 노력해보겠다. 대표님들이 너무 늦게 왔다"라는 해명 아닌 답변을 들어야 했다.

밤 11시 10분 국회안 모니터에는 공허한 문답이 되풀이되고 지친 몸의 노인들은 영하의 여의도 바람을 맞으며 지하철역으로 향하고 있었다.

황기자! 계수조정위에서 삭감이나 아예 없앨 수도 있다고 합니다. 라는 곽태영 대표의 말에는 아직도 희망이 담겨 있었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캐나다서 본 한국어 마스크 봉투... "수치스럽다"
  2. 2 100만 해병전우회 "군 통수권" 언급하며 윤 대통령 압박
  3. 3 300만명이 매달 '월급 20만원'을 도둑맞고 있습니다
  4. 4 시속 370km, 한국형 고속철도... '전국 2시간 생활권' 곧 온다
  5. 5 두 번의 기회 날린 윤 대통령, 독일 총리는 정반대로 했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