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정산을 통해 이미 낸 세금 중 단돈 몇 푼이라도 더 환급을 받으려고 머리를 굴리다가 문득 이런 생각을 했다. 국세청이 조세의무를 성실히 이행해준 월급쟁이들을 위해 좀(?) 수고스럽더라도 이런 서비스를 한번 해주면 어떨까 하는….
먼저 행정기관, 의료보험조합, 은행, 보험사 등에 협조를 구해 이들 기관 단체와 국세청간 컴퓨터 서버를 연결하고, 각 기관 단체 컴퓨터에 수록돼 있는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 받거나 일정한 시점을 정해 이들 각 기관 단체로부터 관련 자료를 접수 받는다.
그런 다음 연말정산용 프로그램을 개발해 각 월급쟁이들의 신상자료를 넣으면 바로 관련 자료를 모아 근로소득자소득공제신고서류의 양식에 기록하게 만든다. 예를 들어 부양가족 명단은 행정기관 컴퓨터를 통해, 의료비 사용내역은 의료보험조합 컴퓨터를 통해, 주택부금이니 보험료니 하는 것들은 은행과 보험사 컴퓨터를 통해 막바로 관련자료를 뽑거나 이들 기관 단체로부터 제공된 관련 자료를 정리하는 것이다.
그렇게 작성한 서류는 출력을 해서 연말정산 대상자인 각 월급쟁이들에게 발송해 확인케 하고, 일정한 기간을 정해 공제를 받아야 할 항목 중 누락분에 대한 이의 제기가 있을 시에는 증빙자료를 검토해 이를 반영하며, 이의 제기가 없을 시엔 국세청이 작성한 자료에 근거해 연말정산을 실시한다.
컴퓨터나 컴퓨터 통신망이 제대로 발달되지 않은 과거라면 이런 일이 불가능에 가깝겠지만, 요즘처럼 모든 일이 컴퓨터에 의해 처리되고 컴퓨터 통신망 사용이 보편화된 세상에서라면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된다. 또한 월급쟁이들에게서 악착스레 세금을 뜯어내려는 정도의 노력과 능력이라면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된다. 문제는 국세청이나 정부가 국민 편의나 이익을 위해 이 같은 일을 해줄 정도의 서비스 마인드가 있느냐는 것 정도가 아닐까 싶다.
이와 관련해 한 직장 동료에게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그는 “그렇게만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마는 과연 국세청이 그렇게 하겠느냐?”고 반문한다. 연말정산이라는 것이 몰라서 못 챙기고 귀찮아서 제대로 안 챙기는 이들이 얼마나 많은데, 별의별 욕을 다 얻어먹어가며 악착스레 거둬들인 세금을 국세청이 자발적으로 이런 사람들의 몫까지 챙겨서 돌려주려 들겠느냐는 것이다. 딴은 일리가 있는 말이다.
그렇긴 하지만, 연말이면 평소 잊고 지내던 불우이웃들에 대해서도 한번쯤 생각을 하게 되고, 자선냄비에도 한번쯤 눈길내지는 손길이 가는 게 인지상정 아니던가? 그런 의미에서 “국세청 나으리들! 너무 그렇게 국가(?)를 위해서만 일하시지들 말고, 아무리 그래도 1년에 한번쯤은 국세청의 봉 역할을 묵묵히 감내하고 있는 월급쟁이들을 위해 다소 성가시고 속이 아프더라도 수고 좀(?) 해주시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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