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개혁 최대 걸림돌은 언론"

<인터뷰> (사)민언련 성유보 이사장 (1)

등록 2000.12.21 15:49수정 2000.12.21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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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민언련)이 지난 19일로 창립 16주년을 맞이했다.

민언련은 그간 시민들이 언론의 진정한 주인이라는 인식 아래 회원상호간의 단결 및 상호협력을 통해 언론민주화와 민족의 공동체적 삶의 가치구현에 앞장서 온 결과, 한국 사회에서 대표적인 언론운동시민단체로 자리 잡았다.

언론개혁시민연대(언개연)와 함께 언론개혁운동의 중심축인 민언련은 최근 언개연 등과 더불어 '정기간행물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안(정간법)'개정과 '국회 언론발전위원회 설치' 범국민운동을 활발히 전개 중이다.

이 언론개혁운동의 중심에 서 있는 한 사람이 있다. 다름 아닌 성유보 민언련 이사장(57). 언개연 공동대표이자,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동아투위) 위원장이기도 한 성 이사장을 만나 '언론개혁과 나의 삶'이란 주제로 강연과 함께 <인터뷰>를 가졌다.

뒷풀이까지 2시간 30분 가까이 진행된 강연 및 인터뷰를 통해 성 이사장은 최근 전개중인 정간법 개정과 언발위 설치운동은 언론개혁운동의 맛배기라며 내년 봄 범국민적인 언론개혁운동을 전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이다.

- 이사장님께서는 동아투위를 시작으로 한결 같이 언론개혁을 위해서 매진하셨는데, 과거 1974년 동아투위 시절과 현재의 언론현실을 비교해 보면, 어떤 부분에서 진전이 있었고, 어떤 부분에서 아직도 많은 개혁을 요한다 생각하십니까?

"옛날에는 언론과 독재권력 이 관계에서 언론이 종속적이었습니다. 기본적으로 언론이 독재권력에 굴종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굴종하는 부분 - 일종의 채찍정책이죠 - 에 대해서 당근정책으로써 말 잘 듣는 놈 과자 주듯이 언론사에 특혜 등을 주었죠.

이렇게 과거에는 언론이 종속적이었는데, 87년 6월 항쟁을 기점으로 우리 국민이 (언론과 정권의) 지배 복종의 관계는 끊어준 겁니다. 현재 권력이 옛날같이 말 안 듣는다고 나 때처럼 잡아가서 고문하고, 감옥넣고 하지는 못해요. 또 말 안 듣는다고 광고 끊고 이럴 수는 없잖아요.


하지만 현 상황에서는 뭐가 제일 문제냐 하면, 언론이 과거에는 권력의 지배를 받으면서 권력의 아래에 위치했는데, 지금은 언론이 그만큼 커졌는데, 이것을 언론자유가 아니라 권력으로 파악하는 것이 첫 번째 문제입니다. 다시 말해 언론이 위에서 지배 통제할 부분도 없는 권력이 된 거에요."

언론개혁의 초점은 권위적이고 봉건적인 언론 구조와 언론의 권력화 현상을 깨는 데 있어


"두 번째는 지금 우리 언론 권력을 누가 가지고 있느냐 하는 것이죠. 지금 우리 언론은 구조적으로 보면, 우리 언론인들은 저널리즘의 철학이 없어요. 어떻게 보면 언론인들도 일반 국민들에게 나오면 나름대로의 작은 권력 같은 것을 가지고 있을지도 몰라도 회사 내부에서 보면 오너의 머슴이에요. 나는 그렇게 봐요. 오너는 봉건영주고, 언론인은 영주의 머슴이에요. 소작을 하더라도 지주가 있고 소작농도 있다고 치면, 중간에 마름이 있잖아요.

나는 지금 현재 언론인들이 마름같다는 느낌을 가져요. 소작농에게 권력을 행사하듯이 그 나름의 권력은 있어요. 그러나, 구조 자체는 철저히 봉건적이다 이겁니다. 이 부분이 깨지지 않으면, 언론 자체가 권력에서 벗어날 수도 없고, 국민의 편에 서는 민주적인 언론으로 설 수는 없다 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런 부분은 개개인의 각성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법과 제도를 고쳐서 봉건적인 신분관계를 깨주어야 한다는 거죠. 그래서 기본적으로 언론개혁의 초점은 낡은 권위적이고 봉건적인 언론 구조와 언론의 권력화 현상을 깨는 데 있습니다."

- 물론 언론이 독재권력으로부터는 자유로워진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상업적인 권력, 즉 광고를 무기로 해서 기사를 좌지우지하는 자본이라는 권력이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만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광고나 이런 부분은 별개의 문제인데, 현재 신문이나 방송이나 광고 문제는 재벌경제와 거의 같은 궤를 하고 있어요. 한국의 재벌경제화, 독점화, 독과점화에 우리 언론이 엄청난 힘을 보탰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게 바로 광고 때문인데, 광고 단가가 우리나라는 기본적으로 엄청 비싸요. 세계적이에요. 미국 일본보다 더 비싸요. 언론은 광고를 재벌하고의 커넥션에 의해서 비싸게 책정을 했고, 재벌은 반대급부로써 아주 비싼 광고를 준 겁니다.

그래서 첫째 문제가 중소기업은 메이저 신문 방송에 광고할 수 없다는 거죠. 둘째는 언론이 카르텔 체제라 광고를 한다면 다 주어야 하는데, 비싼 광고라도 한 두 군데라면 좀 무리해서 한 번 해 볼 수 있지만, 이건 할 수가 없잖아요. 하여튼 광고 단가가 세계적으로 비싼 만큼 거기에 안주하다보니까 구독료에는 신경도 안 써요. 우리 나라의 신문 방송의 광고 시장은 완전히 재벌들의 시장이에요."

경제개혁의 최대 걸림돌 '언론'

"그러니, 우리나라의 경제 개혁에 있어서 최대의 걸림돌은 바로 언론입니다. 결과적으로, 이 문제는 재벌이(물론 재벌이 하는 신문도 있긴 하지만) 신문에 권력을 행사한다고 하기보다는, 재벌이 신문을 먹여 살리는 거죠. 하나의 거대한 재벌의 독과점의 반대급부로서 고비용의 언론을 먹여 살리고 있는 겁니다."

- 최근 정기간행물 등록법개정 국회 언론발전위원회 설치 촉구를 위한 농성을 하셨는데, 언론의 외면으로 대중적인 인지도가 미미했던 게 사실입니다. 이 운동의 필요성과 현재의 상황에 대해서 듣고 싶습니다.

"아, 핵심을 찌르는데 연구를 많이 한 거 같애요(웃음). 사실 지금 신문개혁운동의 필요성은 그동안 이론적으로는 굉장히 절감했지만, 그 동안은 찻잔 속의 태풍이랄까 거의 언론계 일부에서만 머물렀어요. 이번 명동성당 농성이나 국회 집회는 이 운동을 대중적으로 가지고 가는 출발점이에요.

물론 대중들이 모르는 건 당연하죠. 내가 지금 현재 언개련 신문개혁위원회 공동위원장 중의 한 사람인데, "신문개혁운동이 대중운동이 되지 않고는 결코 성공할 수 없다"라고 기회있을 때마다 강조를 하고 그래요. 지금은 운동의 방향이 전환되는 시점이에요. 이번은 어떻게 보면 맛배기라고 봐야해요. 이제 시작한다 하는 거고. 이번 국회에서 우리 생각대로 될 가능성은 거의 90% 이상 불가능하니까(웃음)."

권력화된 언론보다 더 무서운 언론개혁운동 펼쳐야 성공

"그래서 공격적인 기획을 해서 내년 봄부터는 이 운동을 본격적인 대중운동으로 가지고 갈 생각을 하고 있어요. 정치권도 국민적인 여망이나 압력이 현재의 공룡언론, 이 권력화된 언론보다 더 무서울 때 이 법을 실제로 제정을 할 거라고 봅니다. 개정을 하든, 제정을 하든 이 국민적인 힘을 현재의 재벌과 언론의 위력보다 더 크게 하지 않으면, 이 운동은 성공하지 않습니다. 얼마 걸릴지 모르지만 내년 봄부터는 본격적인 대중운동으로 가지고 간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시작할 생각입니다." (계속 이어짐)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최근 (사)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인터넷분과가 주최한 제1회 월례포럼 - 성유보 민언련 이사장의 '언론개혁과 나의 삶'에서 성 이사장님이 밝히신 내용입니다.

덧붙이는 글 이 글은 최근 (사)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인터넷분과가 주최한 제1회 월례포럼 - 성유보 민언련 이사장의 '언론개혁과 나의 삶'에서 성 이사장님이 밝히신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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