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통노조여, 명동성당에는 다신 안간답니까?"

한통노조 명동성당 파업농성 후 남겨진 쓰레기더미에 분노폭발한 시민들 맹비난 폭주

등록 2000.12.23 15:46수정 2000.12.26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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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레가 성탄절입니다. 따뜻하고 아름다운 성탄절과 연말연시를 기대하면서 몹씨 씁쓰레한 소식 하나 전하겠습니다.

만약 당신이 평소 다니는 성당에 파업중인 노동자들이 몰려와 농성을 벌이고, 빠져나간 뒤 그곳이 산더미 같은 쓰레기 투척장으로 변했다면 당신은 어떤 느낌이 들겠습니까? 종교적 경건함과 정신적 휴식의 마당이 오물과 쓰레기로 얼룩져 성탄절 이브를 맞는다면 말이죠. 그 노동자들의 주장이 아무리 정당하더라도 당신은 그들을 이해하실수 있겠습니까? 이제 그 몹씨도 씁쓰레한 이야기를 전하겠습니다.



협상타결로 한통노조가 명동성당에서 농성을 풀고 나간 22일, 산더미 같은 쓰레기가 명동성당을 가득 채웠습니다. 22일 명동성당을 찾은 교인들과 시민들은 이곳을 가득 채우고 있는 쓰레기더미를 보고 하나 둘 폭발하기 시작했습니다.

참다못한 시민들과 교인들은 22일 한통노조 사이트를 찾았습니다. 그런데 한통노조 사이트(http://www.kttu.or.kr)에는 일반인이 접근해 글을 올릴 수 있는 게시판이 없죠. 한통노조원이나 한통직원에 한해 회원가입후 로그인후에 글을 올릴 수 있게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농성뒤 쓰레기더미에 교인, 시민들 분노 폭발

한통노조는 파업기간동안에 임시로 '한국통신 노동조합 파업게시판(자유게시판) http://www.kttu.or.kr/strike/list.php3'을 만들어 놓았습니다. 이곳을 발견한 이들은 한통노조를 맹렬히 비판하는 글들을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22일까지는 이 게시판에 글 게재가 가능했는데 일부 글은 삭제된 흔적이 있습니다. 누가 지웠는지는 확인이 되지 않지만, 한통노조 사이트 관리자가 삭제를 했을 가능성도 있어 보입니다. 게시판에 쏟아진 한통노조의 반성과 사과문 게재를 촉구하는 글과 비판글들을 한번 보죠.

'농성장에 있었던 이'라고 밝힌 한 노조원은 "한국통신의 가족으로서 더 이상 할 말이 없습니다. 청소를 하였지만 그 곳을 방문하신 분들께 대단한 불편을 드려서 한통의 가족으로서 머리숙여 사과를 드립니다. 또한 중앙의 집행부는 최단시간에 이러한 사항들을 해결하시고 명동성당의 관계기관에 공식사과 하도록 하십시오. 또한 홈페이지에 사과문 및 반성문을 포함한 글을 올립시오"라고 촉구했습니다.


자신을 '민주시민'이라고 밝힌 한 시민은 "동지들의 투쟁이 애국적 견지에서 진행되었다면 어찌 동지들이 떠나간 빈자리가 그리도 엉망일수 있습니까? 아무 것도 아닐 문제라 쉽게 생각할수 있지만 작은 문제에서조차 신경을 쓰는 노동조합이었으면 좋을 듯 합니다!"며 한통노조의 각성을 권고했습니다.

한통노조를 맹비난하는 글들이 쏟아지자 한통노조 사이트 관리자는 "파업중 사용가능"이란 친절한 안내와 함께 이곳 게시판을 폐쇄시켰습니다.


유일하게 일반인들이 글을 올릴 수 있는 게시판이 닫히자, 분노한 천주교인들과 네티즌, 시민들은 민주노총 사이트(www.nodong.org)열린마당으로 몰려가 한통노조의 '쓰레기 농성'을 성토했습니다. 쓰레기더미에 파묻힌 명동성당의 모습을 사진에 담아, 한통노조를 맹비난하는 글들이 계속적으로 올랐습니다.

급기야 동아닷컴 등 일부 언론에 이 쓰레기 대란이 보도됐고, 한통노조의 사과를 촉구하는 여론이 시간이 지날수록 커졌습니다.

계속되는 비난에 한통노조 사과문 발표

이에 당황을 했는지 한통노조는 23일 한국통신노동조합 쟁의대책위원회 명의로 '[쟁대위]명성관계자에게 사과의 뜻을 전합니다'는 사과문을 발표하고, 동아일보, 노동일보, 매일노동뉴스 등에 사과광고문을 실었습니다.

사과문을 통해 한통노조 이동걸 위원장""잠자리를 만들기 위해 비닐 천막을 치면서 성지에 못을 박고 방뇨를 하고, 성모상을 자로 막고 신자분들과 몸싸움을 한 행위는 용서받기 어렵다 할 것입니다"며, "좁은 공간에 너무 많은 인원으로 인해 불가피한 피해를 드렸지만 우리는 구조조정·실업 협박에 내몰린 사회적 약자였습니다. 이런 저희 처지에 대한 관심과 이해를 바랄 뿐입니다"고 사과했습니다.

하지만 한통노조의 사과광고문이 나간 후에도 민주노총 열린마당에서 시민과 네티즌의 맹비난은 멈출 줄 모르고 있습니다.

김현주 씨는 "눈에 보이는 단순한 승리. 당신들이 승리를 외칠 자격이 있을가요? 그 승리는 동네 개나 주십시오"라며 비판하며 "어제 하루 종일 당신들이 깔고 앉았던 은박돗자리 뭉치와 스치로폴이 널부러져 있었습니다. 한통노조 집행부, 집행부로서 기본생각이 있는 집단입니까?"며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베드로라고 자신을 밝힌 네티즌은 "오늘 새벽 6시까지 명동성당 물청소를 하였다고 합니다. 누가 했습니까? 9000만원 주고 부른 청소용역업체와 명동성당 관리자분들이 했습니다. 용역업체가 오기 전에는 신자들이 했습니다. 한통노조는 무엇을 했습니까? 생존권이 위협받는다며 투쟁할 때는 언제고 이제는 돈주고 용역업체를 부릅니까? 이동걸 위원장을 경호하기 위해 사설경비원까지 불렀지요? 파업도 용역맡기지 그러셨습니까? 도대체 이번 파업으로 얼마를 쓰셨습니까?"며 강한 어조로 한통노조에 비난을 퍼부었습니다.

필명 '한소리' 씨는 "당신들 오줌 지려놓은 것이며 쌓인 쓰레기들, 성당측에서 치우고 있다. 적어도 '노조지도부'라는 분들은 몸소 나와서 쓰레기 치우라"며 한통노조가 나와서 쓰레기를 직접 치우고 9000만원은 없는 사람들 도와줘라고 주장했습니다.

또 '한마당'이란 네티즌은 "참으로 한심하군요. 그 돈으로 불쌍한 사람 도우랬더니... 참 돈 많은 노조에요... 그렇게 사과하면 모든 게 끝나나요? 앞으로 또 그러지 않으리라는 보장을 했나요? 명동성당에는 다신 안간답니까? 돈많고 불쌍한 한통노조에요"라며 풍자했습니다.

한통노조가 파업농성을 진행한 명동성당, 협상타결과 함께 일제히 썰물같이 철수한 노조원들이 남기고 간 각종 오물과 쓰레기더미, 방뇨흔적들. 성당을 출입하는 교인들과 시민, 네티즌의 맹비난과 일부 자성한 노조원들의 반성과 자정촉구.

앞서 말했듯이 한통노조는 23일 긴급히 사과성명을 발표하고, 사과광고문을 언론에 게재했습니다. 하지만 23일 오후까지도 비난은 끊일줄 모르고 있습니다.

한통노조여, '환경친화적인 파업농성을'

"(한통노조가 구유에 오줌갈긴 사진)기가 차서 말이 안나옵니다. 그러고도 돈들여 청소했다고 신문에 광고를 냈답니다. 귀족노동운동의 극치 한통노조입니다. 첨부화일을 꼭 보세요... 명백한 증거입니다. - 한통고객"

한통노조가 다시는 명동성당에 안 갈 수 있을지 누가 자신할 수 있을까요? 한통노조는 그때도 지금처럼 구유에 방뇨하고, 환경파괴의 주범인 각종 일회용품을 아무렇게나 사용하고 버리고, 산더미같은 쓰레기를 남겨두고 승리를 자축하며 빠져나갈까요? 노동자의 피땀이나 다름 없을 노조비로 충당했을 억대에 가까운 쓰레기 청소비용을 지불하면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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