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는 가정폭력에 눈감지 말아야

전 세계 교회 가정폭력 퇴치 활동 박차

등록 2000.12.31 09:33수정 2000.12.31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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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동안 교회 안에서도 가정폭력이 심각했음에도 불구하고 교회가 이 문제에 대해 지나치게 조용했다는 지적이 있자 가정폭력 해결을 위한 교회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최근 발표된 유니세프 보고서와 미국 메릴랜드주의 존 홉킨스 공중 보건 학교와(Johns Hopkins School of Public Health in Baltimore, Maryland) 보건과 남녀 평등 센터 (Center for Health and Gender Equity in Takoma Park, Maryland)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 여성의 3분의 1 가량이 구타와 강간 등 가정 폭력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니세프(UNICEF)의 "여성과 소녀들에 대한 가정 폭력" 보고서에는 20%에서 50%의 전세계 여성들이 가족의 일원이나 잘 아는 이들로부터 신체적인 폭행을 당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영국의 감리교회 여성단체가(Women's Network of the Methodist Church) 2년에 걸쳐 5백 명의 목회자들과 평신도 지도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4명 중 1명의 여성이 어린 시절을 포함해 가정에서 폭력을 경험하거나 목격한 것으로 나타나 교회 안의 가정폭력도 심각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 자료는 현재 미국과 영국, 캐나다까지 서구 교회의 가정 폭력 상황을 추측해 낼 수 있는 중요한 자료로 평가되고 있다.

여성 가정 폭력에 대한 국제적인 관심은 지난 1995년 베이징에서 열린 여성 컨퍼런스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여성 가정 폭력에 대한 교회의 관심은 20년 전부터 있었지만 피해자들의 침묵과 강단의 외면으로 문제 해결에 대한 노력은 미미했다.

사회정의와 빈곤퇴치, 예배의 자유를 위한 기독교 단체인 세계 복음주의 협회(World Evangelical Fellowship)는 올해 연차회의에서 여성 가정 폭력 문제를 주요 이슈로 다루고 목회자들은 이 문제에 대해 더 이상 함구해서는 안 될 것이며 강단에서 설교할 것을 강조했다.

가정폭력이 심각한 원인에 대해 전문가들은 빈곤과 문화적인 관습을 꼽고 있다. 한편, 교회에서조차 가정폭력이 줄어들지 않는 것은 지나치게 '가정'을 강조하고 있으며 잘못 해석된 종교적인 가르침 때문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특히, 기독교회는 종종 에베소서 5장 22절의 아내들은 남편들에게 복종하라는 구절이 잘못 해석되어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그리스정교회는 결혼식 때 "아내들은 남편들에게 복종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정통 유대교회는 남자들이 아직도 매일 기도에 자신이 여성으로 태어나지 않은 것을 감사하고 있으며 많은 유대교 여성들이 가정에서 평화를 지켜야 할 책임을 느끼고 있다.모슬렘교의 코란도 여성학대를 정당화 할 수 있도록 해석할 수 있는 구절이 있다.

그러나, 기독교와 유대교 지도자들은 성경을 깊이 있게 해석하면 아내에 대한 남편의 폭력이 정당화 될 수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교회 안에서 가정폭력의 심각성이 밖으로 드러나자 세계 교회들은 몇 가지 활동을 통해 해결책을 찾기 시작했다.

뉴스룸(Newsroom)에 따르면 인디아에서는 여성단체를 중심으로 가정폭력을 줄일 수 있는 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모든 교회들이 이 법안을 지지해 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뉴질랜드의 감리교회와 장로교회들은 두 달 전에 가정폭력으로 인한 피해자의 정당방위를 인정해 줄 것을 법사위원회에 청원했다.

이외에도 스코트랜드, 영국, 미국의 기독교회와 이슬람교, 그리스정교, 유대교의 진보 단체들이 가정 폭력을 줄이기 위한 성직자 교육, 교회 지도자 훈련, 피해자및 가해자 치유 사역 등에 보다 구체적인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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