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 목적은 고백이 아니라 설득에 있는 것이다"

시인, 빠블로 네루다를 소개합니다.

등록 2001.01.01 01:19수정 2001.01.01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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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를 맞아, 아시는 분들은 익히 아시겠지만 오마이뉴스 독자들께 제가 존경하고 좋아하는 외국 시인 한 명을 소개해드리려고 한다.

"예술과 문학은 단순히 존재하는 것으로 만족할 것이 아니라,

인간에게 필수 불가결한 그 무엇이 되어야만 한다.

시는 개인적 삶의 솔직한 기록에 그쳐서는 안된다 .

그것은 모든 인류를 향한 발언이어야 한다.

시의 목적은 고백이 아니라 설득에 있는 것이다."

- 빠블로 네루다

나는 아직껏 예술과 문학 특히, 시에 대해 이처럼 명쾌하게 정체성과 시의 목적에 대해 명언을 남긴 시인을 알지 못한다. 빠블로 네루다가 만일, 이 말을 하지 않았더라면 나는 그토록 그를 좋아하고, 존경까지는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는 1904년 남칠레국경지방에서 가난한 철도원의 아들로 태어났다. 19세 때, <스무 편의 사랑의 시와 한 편의 절망의 노래>라는 시집을 처음 출간했고, 그 시집은 아직껏 전세게인들로부터 사랑받고 있기도하다.

우리나라에서는 연세대 국문학과 교수인 정현종시인이 번역한 것이 민음사에서 간행되어있다.

그는 정식교육은 제대로 받지 못하고 독학으로 배움의 길을 걸었지만, 23세 때 극동지방의 주재영사를 지내기 시작해서, 스페인, 아르헨티나, 멕시코 등의 영사를 거치며 정치의식에 눈을 뜨게 되어 상원의원까지 지내게 되었다.

그는 차라리 그의 시보다도, 현재의 전세계 민중들로부터 존경을 받고 있는 한 사람인 '체 게바라' 만큼 그의 삶은 혁명적이고 드라마틱했다.

나는 빠블로네루다를 고교 2학년 때 처음 접하게 되었는데, 그의 시를 읽고는 몇날 며칠을 설레였던 기억이 난다.

그는 전세계 특히, 제 3세계의 국민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고 있으며, 그의 놀라운 시적 상상력과 표현은 '아! 이것이 詩로구나!' 감탄을 불러일으키게한다.

그는 흔하디 흔하기만한 사물에 시라는 새로운 옷을 입혀, '전혀 새롭고 낯설게하기의 미학'에 아주 뛰어난, 타고난 시인으로서의 재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시의 소재를 남미에서는 흔한 이름없는 강, 이름 없는 산, 이름없는 나무,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던 새 등 자연을 비롯한 모든 사물을 끌어와서 그의 내면에서의 시적창조를 했다.

뿐만아니라, 내가 컸을 때 그를 다시 보기 시작한 이유 중의 하나는 그는 노골적이지는 않으면서도 힘없고 삶이 고달픈 민중들을 따뜻하게 감싸안는 그런 성숙한 풍의 시들을 주로 쓰기 때문이다.

그런 그의 시적자세는 많은 민중시인들에게 귀감이 되고도 남음이 있다고 감히 생각한다.

80년대 우리나라의 많은 시인들과 작가들은 목청높여 저마다 '개혁적이고 혁명을 꿈꾸는'과격한 풍'을 견지했었다.

그후, 90년대 들어서서 서양에서 들여온 소위 <포스트모더니즘> 등에 자리를 내주었고, 급기야는 오히려 독자들의 잘못된 '시와 텍스트읽기'를 강요하다시피했다.

그것은 우리나라 시인들이 독자들에 대하여 '문학적 폭력'과 혹은 '피해주의에 사로잡힌 무기력'에서 헤어나오지 못함을 볼 때, 그의 시는 부끄러운 우리나라의 시인들에게 좋은 귀감이 되리라고 감히 생각한다.

해서, 문학 특히, 시는 소리높여 주장을 한다고 해서 그게 '시적 진실'과 '문학적 완성도'에 접근했다고는 볼 수 없다는 게 나의 지론이다.

비록, 낮은 목소리라도 가만가만, 자신의 '시창작의 철학'을 유지하며, 꾸준히 민중과 민족을 이야기하는 그런 시를 쓰는 분들을 나는 존경한다.

단, 시대상황이 아니라, 자신의 내면의 변화에 따른 시풍의 변화 내지, 시적 태도의 변화는 허용되어져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내가 존경하고 좋아하는 외국 시인 중의 한 사람은 그 밖에도 프랑스의 '엘뤼아르'라는 시인 등이 있다. 특히, 그의 시중 <이 곳에 살기 위하여>라는 시는 역시 나에게 많은 감동을 준 시다. 역시, 민음사에서 오생근님이 번역한 시집이 괜찮은 것 같다. .

그리고, 존경하는 국내 시인 중에 네루다의 삶과 시적 자세가 비슷한 '박관서'라는 젊은 시인을 존경한다. 지방의 한 기차역에서 철도노동자로 성실하게 일하면서, 대학과 대학원에서 국문학을 전공한 그의 뚝심과 그의 빛나는 시편들을 난 너무나 좋아한다.
기회가 되면 엘뤼아르에 대한 평론과 박관서 시인에 대한 소개글도 쓸 예정이다

빠블로네루다의 시집은 그밖에도

<이 땅에서 살기> 1,2,3 이 있고,
<온갖노래>,
<단순한 것들을 기리는 노래>,
<이슬라 네그라 비망록>,
<낮은 손>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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