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맹과니라는 말이 있다. 남이 보기에는 멀쩡한 눈인데 실제는 보지 못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눈 뜨고도 제대로 못 보는 사람을 청맹과니라고 한다.
사물을 보는 눈은 여러 가지가 있다. 얼굴에 달린 눈으로 볼 수도 있고, 심안이라고 해서 마음의 눈으로 볼 수도 있는데 이는 성인이나 현자들의 눈이다.
세속의 천박한 무리들이야 어찌 심안을 바라겠느냐만 우리가 바라는 것은 그냥 나타난 현상만이라도 제대로 보았으면 하는 것이다. 제발 눈 뜬 청맹과니는 되지 말라는 것이다.
정치인들이 즐겨 보는 TV 프로는 뉴스일 것이다. TV뉴스에 자신이 잘 나왔으면 그렇게 기분이 좋을 수가 없다고 한다.
눈에 쌍심지를 켜고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국회에서 싸움을 하다가도 TV카메라가 비친다 싶으면 어느 새 부처님 미소 같은 것을 짓는 것이 국회의원이고 이는 바로 국민들에게 자신들의 모습이 잘 보여지기를 바라는 간절한 소망 때문이리라.
국회의원들도 똑같은 사람이다. 어디 하늘에서 뚝 떨어진 특별한 사람도 아니고 성인군자도 아니다. 그러니까 그들에게 도덕군자의 덕목을 바라는 것은 무리다.
다만 인간이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그런 품성만 있으면 되는 것이고 인간의 보편적 시선만 가지면 된다는 것이다. 바로 사물을 제대로 보는 눈을 반드시 가지라는 것이다.
국민의 척박한 삶이 보기 싫다고 외면을 하지 말라는 것이다. 상식은 모든 가치판단의 기본이라는 생각을 늘 한다. 상식대로만 산다면 법도 필요가 없다는 주장에 동의를 한다. 그렇다면 국회의원들이 상식적이 아니라는 말인가.
모두가 그렇다는 것은 아니지만 많은 상식적인 사람들이 국회의원들에 대해서 상식적이 아니라는 부정적 인식을 가지고 있는 것도 엄연한 사실이란 얘기다.
국회의원들 중에는 너무나 억울하다고 땅을 치는 분이 계실지 모르지만 국민들의 일반적인 평가가 그렇다는 것이니까 양해하시기 바란다.
신부님과 정치인이 강물에 빠졌을 때 강물이 오염될까 정치인을 먼저 건져낸다는 우스개 소리에 화만 낼 일이 아니다.
그럼 얘기 좀 해 보자. 지금 국회의원들이 현실을 보는 시각은 어떤가. 절박한 책임감과 사명감을 가지고 현실을 보고 있는가. 나라 경제는 결단이 나고 있는데 정치의 가장 중심에 서 있어야 할 국회의원들은 현실을 제대로 보고 있는가.
제대로 본대야 뾰족한 수가 없으니까 못본 척 하는 것인가. 그 많은 현실 문제를 무슨 수로 제대로 다 보느냐고 한다면 백 보를 양보해서 물어볼 수도 있다. 바로 이런 질문이다.
국회의원은 국민의 대표다. 국민을 대표해서 국민의 고통을 덜어주고 좋은 법을 만들고 나라의 어려움이 있으면 밤을 새워서라도 머리를 맞대고 의논해 문제를 해결하는 국회의원. 이는 의무이고 그들이 국회의원의 출마를 할 때 국민들과 떡 먹듯이 한 약속이다.
그렇기 때문에 국회의원들이 해야 할 가장 시급한 문제는 현실을 제대로 보는 눈을 가져야 하고 또 현실을 바로 보기 위해서 끊임없는 노력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수해현장에 가서 라면박스나 쌓아 놓고 홍보용 사진만 찍을 것이 아라 무엇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인지 핵심을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실업문제가 중요하다면 공무원들 불러 호통만 치지 말고 장관 불러다 물어보고 대답은 듣지도 않는 그런 짓 하지말고 바로 실업자들이 모이는 새벽 인력시장에라도 한번 가보고 노숙자들이 소주 한잔 먹고 떨며 잠자는 서울역 지하도라도 가서 그들의 참담한 모습을 보라는 것이다.
탑골공원 구석에 쭈그리고 앉은 늙은이들의 허망한 모습을 한번이라도 보라는 것이다. 날씨가 춥기도 하고 혹시 그런 곳을 찾아갔다가 노숙자나 실업자들한테 봉변이나 당할까 겁이 나서 못 간다면 그런 대로 이해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TV뉴스라도 신경 써서 보라는 것이다. 신문 정치면에 자기가 어떻게 나왔나 하는데만 신경을 쓸 것이 아니라 생활고에 지쳐서 목숨을 끊은 민초들의 기사가 실린 사회면도 보라는 것이다.
그러면 진실로 국민들이 국회의원들한테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 알 수가 있다는 것이다. 적어도 그런 자세만이라도 가져 달라는 당부다.
백 번 듣는 것 보다 한번 보는 것이 낫다는 옛말은 옳은 말이다.
만약에 지금 이 얘기를 듣고 화가 난다면 한번 조용히 생각해 보라. 과연 자신은 국민의 삶 속에 얼마나 깊이 들어가 그들의 애환에 함께 울고 웃었는가를...
아직도 임기는 3년이나 남았고 선거 때가 되면 다시 '빌 공자 공약으로 당선되면 된다'는 그런 생각은 하고 있지 않은가를...
그래서 양심의 아픔을 느낀다면 자신이 청맹과니임을 인정하고 개안수술에 과감히 나서라는 것을 간곡히 권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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