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이 구청 앞에서 천막농성을 하는 이유

동광주병원 여성 조합원들의 추운 시무식(?)

등록 2001.01.02 16:46수정 2001.01.02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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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하 5도를 오르내리는 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광주광역시 북구청 앞마당에 천막을 치는 사람들이 있다. 동광주병원 노동조합(지부장 최영숙) 여성 조합원들이 바로 그들이다.

노조인정을 요구하며 120일 동안 동광주병원 로비에서 파업을 벌여왔던 이들이 싸늘한 아스팔트에 천막을 치고 있는 이유는 병원 측이 2000년 12월 30일자로 폐업을 단행했기 때문.

동광주병원 직원들이 노동조합을 결성한 것은 지난 해 5월 9일. 그러나 병원 측은 노동조합을 인정할 수 없다며 교섭창구에 선뜻 나서지 않은 것은 물론, 지방 노동청장이 직접 주선한 중재자리에서까지 폐업방침을 분명히 하여 지역 사회의 비난을 사 왔다.

특히 병원 측은 업무방해와 병원 이익의 손실을 이유로 노동조합 관계자들에 대해서 민형사상 고소고발조치를 하고, 조합원들에게 13억 원에 이르는 손해배상 청구와 가압류 조치를 실시한 상태다.

동광주병원의 폐업은 그 동안 지역 시민사회단체를 중심으로 중재 노력이 계속 돼 오고 있다는 점에서 충격적이다. '동광주병원 사태 해결을 위한 대책위'에 참여하고 있는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사용자측이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최소한 의지마저 없는 것 같다"며, "병원 측의 처사는 한 마디로 노동자들의 생존권에 대한 도전이자 시민들의 의료권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라고 규정했다.

파업 121일째를 북구청 앞마당 천막농성장에서 맞이한 동광주병원 노동조합은 1월 2일 오후 3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기자회견에서 병원 측의 폐업이 "경영악화를 핑계로 노조를 말살시키려는 위장폐업"이라며, "하루빨리 병원을 정상화 하라"고 촉구했다.

노동조합은 또 "광주시와 북구청, 지방 노동청은 동광주병원 사태 해결을 위해 책임있게 나서라"고 요구했다.

동광주병원 노동조합원들의 새해는 시린 아스팔트만큼이나 차갑게 시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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