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강력한 미사일방어망을 구축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부시가 계속 이것을 밀어붙이면 미국과 중국은 충돌할 것이 확실할 것"이라고 캐나다의 <토론토 글보브 메일>이 베이징의 서방 외교관의 말을 인용 보도했다.
유사시 미국을 공격할 수 있는 12개의 핵탄두를 보유한 중국은 그 동안 최소 수준의 핵억지력을 유지해 왔으나, 미국이 미사일방어망을 구축하면 핵억지력을 상실할 것을 우려해 미국과의 핵군비경쟁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토론토 글로브 메일>은 중국의 이러한 입장을 반영하듯 "경제적으로 부유해지고 민족주의적 감정이 고조되고 있는 중국은 (미국이 미사일방어망을 구축하면) 미국과의 핵무기 경쟁을 시작하는 것 이외에 어떠한 선택도 없다"고 보도했다.
서방 외교관들의 이러한 언급은 부시 당선자가 미사일방어망 구축을 최우선적인 정책 과제로 제시하고 이를 뒷받침하듯 미사일방어망 옹호자들을 외교안보팀의 수장으로 지명하자 다급해진 중국의 입장을 간접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베이징 주재 한 서방 외교관은 "중국인들은 수일 내에 부시 행정부의 미사일방어망 계획을 공격할 것이며, 중국 군부의 강경파들은 더 강력한 미사일을 만들기 위한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 부시의 미사일방어망 계획을 이용할 것"이라며 "미사일방어망은 4년 정도 지나면 미중관계를 결정할 핵심적인 문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이 미국의 미사일방어망 계획에 이와 같이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이유는 대륙간탄도미사일로부터 미국본토를 보호하기 위해 추진되고 있는 국가미사일방어체제(NMD)가 배치될 경우 중국의 핵전력은 사실상 무력화되기 때문이다.
현재 중국은 12-15개 정도의 핵탄두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미국이 적은 수의 요격시스템을 구축하더라고 중국으로서는 위협을 느끼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이러한 중국의 우려를 반영하듯 작년 8월에 부분적으로 공개된 미 정보기관 보고서에서는 "미국이 NMD를 강행할 경우 중국은 100배로 핵전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예상한 바 있다.
NMD와 함께 중국은 중단거리 미사일 공격으로부터 해외주둔 미군과 동맹국을 보호하기 위한 전역미사일방어체제(TMD)에도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 특히 TMD에 대만이 포함될 경우 대만의 독립 의지를 부채질할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이 이미 여러 차례 대만이 독립을 선언할 경우 무력행사도 불사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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