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과 실생활의 차이

등록 2001.01.03 14:24수정 2001.01.03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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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노란 말은 일본의 원주민 아이누족의 말로 <꽃>이란 뜻이다. 논노는 이전부터 일본패션잡지의 대명사로 특히, 한국의 젊은 여성들이 선호하는 잡지중의 하나다. 지금도 청계천 헌책방거리엔 논노가 잘 팔린다.

일본에 3년째 살면서 난 그 패션잡지를 한국사람들이 애독하는 이유를 아직도 모르겠다. 물론 즐겨찾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디자인에서부터 염색기술이 앞설 수도 있으니까. 하지만 일본의 실생활은 그것과 많이 다르다. 파리에 갔더니 모두 수수하게 입고 다니더라는 말과 비슷하다.

일례로 나는 동대문 옷상가가 세계적인 옷과 패션의 고장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여성들의 화장이나 패션감각 또한 다른 나라 못지 않다.

실생활에서 보는 일본은 검소와 자연스러움, 또는 심하게 말해 촌티가 줄줄 흐른다고 볼 수밖에 없을 정도다. 특히 놀란 건 이곳의 여대생들이 검은 운동화를 당당히(?) 신고 다닌다는 점이다.

진짜로 한국여성들이 일본 와서 제일 먼저 놀라는 건 일본여성들이 꾸미지 않는다는 것이다. 화장도 진하지 않고 옷도 개성은 있지만, 도대체 멋이라고는 한국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

이런걸 보고 한 유학생은 일본의 화장품값과 옷값등 전체적인 물가가 비싸서 그렇다고 진단했지만, 그게 다는 아닌 것 같다. 일본의 여대생에게 궁굼해서 물어보니 "그냥 나만의 스타일이 좋다"라고 간단하게 말할 뿐이다.

미용실서 컷트를 하면 기본 3,000엔이다. 나도 몇번 해봤는데, 한국처럼 귀밑이나 끝을 확실히 자르지 않고 삐쭉삐죽 나오게하는 이른바 자연스러움이 이사람들의 기본이다.


예를 더 들면, 내가 아는 신혼부부가 있는데, 학생부부출신으로 애아빠는 정원사이고 부인은 영어학원강사 출신이다. 군대가 없으니 일본사람들 결혼하려고 맘먹으면 20살부터도 가능하다.

이들 부부는 24살 동갑내기. 작년 교토대학 축제에 아는 친구들이 가게를 열었다고 해서 갔는데, 이들 부부가 애를 데리고 나왔다. 한국사람 부부 두쌍이 갔는데 우리들의 반응은 "아! 거지..."란 표현밖에 할 수 없었다.


애엄마는 거의 짚시이상의 옷차림에 애아빠는 수수한 정도가 아니라 여기저기 찢어지고 헤진 옷에 얼굴도 머리도 며칠 세수안한 몰골이었다. 애는 두말 할 것없이 똑같이 거지꼴을 하고 있었다. 게다가 얼굴은 방안에서 고양이를 키운 탓인지 두드러기같은 것이 얽어 있었다.

물론 평균적인 일본의 젊은 부부는 아니었다. 더구나 부인이 인도와 짚시풍의 옷을 좋아하는 자기 멋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주위에 친구들도 조금나은 수준이었지 한국의 유학생부부 이상가는 단정한 차림새는 볼 수 없었다. 시내에 가면 세련된 젊은이들도 많긴 하지만...

그래서 일본에서 옷 깔끔히 입고 머리단정하게 매고 다니는 사람은 십중팔구 한국인이나 재일교포란 말도 있다.

한국이 사치하는 건지 일본인들이 멋이 없는 건지 종잡을 수 없지만,나는 서양사람들과 비교하면 역시 양쪽 다 심하다는 양비론에 더 마음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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