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명에게 '무료틀니'를 해 드립니다

<사랑나누기치과의사모임>2년 내, 천명 시술계획

등록 2001.01.31 17:37수정 2001.02.01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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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는 큰맘 먹지 않으면 가기 힘든 곳이다. 드르륵 드르륵, 번쩍번쩍, 요란한 기기도 무섭지만 치료할 때 드는 돈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젊은 사람이라면 웬만한 치통은 이 꽉 물고 버티면 되지만 노인들에게 치아는 먹는 문제와 직결된 것이다. 그러나 막상 틀니가 필요한 많은 노인들이 돈이 없어 '이대신 잇몸'으로 버티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노인들을 위해 사랑나누기치과의사모임에서는 임지준(31) 씨 등 전국 공중보건의 54명이 참여해 지난 1월부터 65세 이상 생활보호대상자에게 무료틀니를 제공하는 천사캠페인(천명에게 사랑의 무료틀니 해드리기)을 벌이고 있다. 현재 14명이 치료를 끝마쳤고 27명이 치료받고 있다.

또한 사랑나누기치과의사모임은 지난 30일 경기도 포천군 내촌 보건지소에 장애인·불우노인 전용치과를 열었다. 이 병원에서 불우노인 무료틀니 시술은 매주 월·금요일에, 장애인 치료는 매주 수요일에, 구강암 무료 검진은 아무 때나 받을 수 있다.

무료틀니 시술 신청은 천사캠페인 홈페이지(www.dds1004.com)에서, 장애인치료, 구강암 검진, 언청이 등 악안면기형 치료 신청은 사랑나누기치과모임 홈페이지(www.lovedds.org)에서 받고 있다. 기타 자세한 사항은 장애인·불우노인 전용치과(전화:031-532-2592, fax:031-532-7528)로 문의하면 된다.


사랑나누기치과의사모임은?

30일 사랑나누기치과의사모임을 주도적으로 이끌고 있는 임지준 씨를 만나 이 모임을 시작하게 된 사연과 애로사항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학생 시절 서울대 진료동아리인 '신월회'에서 자원봉사활동을 시작한 임지준 씨는 공중보건의로 부임한 후에도 포천군 내 장애아동보호시설인 운보원에서 무료진료를 하는 등 봉사활동을 계속해 왔다. 봉사활동을 하면서 "좋은 일에는 도와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일단 일을 저지르고 보는 성격인 그는, 그래서 전국적인 치과의사 진료봉사단체인 사랑나누기치과의사모임을 결성하게 됐다.

- 사랑나누기치과의사모임을 결성하게 된 이유는

"지금까지 많은 수의 치과의사단체들이 사회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있으나 그 수와 규모에 있어서 다소 미흡한 실정이다. 단순히 치과의사 일부 소수집단 또는 일부 소수지역에서 행해지는 사회봉사활동이 아닌, 많은 치과의사들이 참여하여 전국에 고루 혜택이 갈 수 있는 방향으로 활동이 전개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 모임을 꾸리게 됐다. 이러한 활동을 통해 의약분쟁 이후 국민들에게 팽배한 '이기적인 의사'라는 인식을 조금이라도 바꿀 수 있었으면 한다."


- 이런 모임을 결성하는데 어려움은 없었는가

"원래 보건소에서 틀니를 해 주는 것은 불법이었다. 몇몇 공중보건의들이 돈을 벌기 위해 불법으로 틀니를 해 주는 경우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처음에는 대한치과협회에서 반대했었다. 인근 개원의들이 무료틀니사업에 대한 잘못된 인식으로 '제살 파먹기 아니냐'고 말하기도 했다. 또 관계 공무원들이 괜한 일을 벌여 민원이나 들어오지 않을까 불편해 했다. 그러나 지금은 대한치과치과협회에서 천사캠페인을 지원하고 있으며 공무원들도 많이 도와주고 있다."


- 봉사활동에 소요되는 돈이 만만치 않을텐데...

"활동을 하는 데 있어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이 돈이다. 지난 98년 도의회와 치과의사회에서 무료틀니사업을 시행한 적이 있는데 그때 1인당 128만원을 예산으로 잡았다. 이를 기준으로 하면 천명을 시술하려면 12억 8천만원이 필요하다.

현재까지는 치과기구 생산업체, 개업의사, 치기공소 등의 후원으로 사업을 유지해 나갔다. 그러나 이런 방식은 한계가 있다. 사업규모가 커지만 대기업과도 연계할 생각이고 홈페이지를 통해 후원금도 모집하고 있다.

무엇보다 택배회사에서 무료틀니사업을 후원해 주었으면 좋겠다. 현재 이 사업을 전국 50여 보건소에서 시행하고 있고 앞으로 100여 군데 이상 늘어날 것이다. 틀니를 하려면 병원에서 틀을 떠 보내면 치기공소에서 다시 재료를 보내는 과정을 두세번 반복해야 한다. 이때 우송비가 만만치 않게 든다. 치기공소에서 공짜로 해 준다고 해도 우송비로 10여만원을 날리면 아무 의미가 없다."

- 무료틀니 사업의 대상자 선정은 어떻게 이뤄지고 있나

"처음에 대상자 선정에 어려움을 많이 겪었고 오해도 많았다. 그래서 지금은 주로 인터넷을 통해 각 지역의 사회복지사들에게 의뢰해 신청을 받아 해당 보건소에서 시술하도록 하고 있다. 오는 4월에 1차 대상자 선정을 끝내고 내년까지 600명을, 2년안에 1천명을 시술할 계획이다."

- 이후 계획은

"사랑나누기치과의사모임이 2월 16일 정식으로 출범한다. . 우선 이 모임이 안정적으로 운영되어 많은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3-40년 후에도 봉사활동을 계속하고 있는 치과의사가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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