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에 담배소비세와 지방교육세 인상을 통해 담뱃값을 평균 12%나 인상한 바 있는 정부가 그 인상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담배 관련 세금을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한다. 국가사업으로 담배장사 판을 벌여 수많은 중독자(?)들을 양산해 내더니, 이제는 갈수록 아주 제멋대로다.
이번 담배 관련 세금 인상 움직임은 특히 대통령이 최근 한 업무보고에서 “담배를 안 피우게 하는 것이 좋다”면서 “담배세제 개편을 검토하라”고 지시한 데 따른 후속책이라고 하는데, 한마디로 병주고 약주고 얼르고 뺨치는 격이 아닐 수 없다. 이제까지 담배장사를 통해 기껏 수입을 짭잘하게 잘도 챙기더니만, 갑자기 국민 건강을 위해 세금을 올려야겠단 것은 도대체 무슨 망발이란 말인가?
더군다나 향후 민영화시킬 계획이라고는 하나, 현재까지도 담배장사를 계속하고 있는 정부의 입장에서 어떻게 국민 건강을 위해 세금을 인상해야겠단 말이 나올 수가 있는 것인지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가 없다. 그 같은 말을 하려면 최소한 담배장사 점방(?) 문을 닫아걸고 나서 하든지 해야, 세수 증대 욕심으로 벌개진 얼굴이야 어쩔 수 없다 쳐도 앞뒷말이 서로 맞지 않는데 따른 낯 부끄러움이나마 면할 것이 아닌가?
담배 관련 세금에 대한 인식도 그렇다. 아마도 지금 정부 관계자들께서는 세금이 너무 낮아서 사람들이 그렇게 무분별(?)하게 담배들을 피워대고 있다고 생각하는 모양인데, 현재의 담배 관련 세금만 해도 결코 낮지 않다. 세전가격이 532원에 불과한 1300원짜리 디스 한 갑을 사서 피우려면, 폐기물 부담금과 국민건강증진기금, 담배소비세, 교육세, 부가가치세 등 각종 세금으로 768원이나 되는 세금을 물어야 한다.
전체 가격 중 세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60%에 육박하는 배보다 배꼽이 더 큰 형국인데, 이를 두고 세금이 너무 낮아서 사람들이 담배를 피운다고 생각한다면 착각도 그런 착각이 없다.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세금을 올린 지 얼마 되지도 않은 담배에 대해 다시 세금 인상을 검토하겠다는 정부 관료들의 자세도 문제다. 세금이란 게 그렇게 어느 한 사람의 의중에 따라 아무렇게나 부과할 수 있는 것이라면, 힘없는 서민들은 정말 억울해서 못산다.
앞에선 담배를 팔아 돈을 챙기고, 뒤에선 세금을 거둬 이익을 올리면서 입으로만 국민 건강을 위해 어쩌고 하는 따위 기만이나, 높은 사람의 말 한마디에 국가운영의 중요한 한 근간인 세금정책을 갖고 중심없이 이리저리 흔들리는 졸렬한 정부의 모습은 국민들의 불신을 초래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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