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누가 대표팀을 이끌 것인가?

등록 2001.02.10 05:34수정 2001.02.10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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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군 모로코와의 한 판 어이없는 전반 그리고 정신차린 후반 이렇게 들쑥날쑥한 경기력의 원인은 바로 리더의 부재이다.

전반에서 보여준 어이 없는 경기력. 주전이 빠진 2군 모로코에게 변변한 공격 한번 못했다. 선수들은 제각각 놀고, 수비든 공격이든 엉망이긴 마찬가지고, 후반에서도 경기의 주도권을 잡았음에도 불구하고 날카로운 공격을 보여주지 못했다.

엉망이던 팀 조직을 추수려줄 누군가가 없는 팀, 팀플레이가 안될 때 개인기로 공격의 물꼬를 틀 수 없는 팀, 이것이 지금 한국 대표팀이다.

전술 적응 초기, 실전에서 누군가가 그라운드 안에서 히딩크를 대신해 선수들을 진두지휘해야 한다. 그러나 수비선수들은 홍명보에 의존한 플레이를 하며 낮은 전술 이해도를 보였다. 공격에서도 포워드로서 김도훈 역시 미드필더를 위한 공간 확보에 서툴며 그저 골을 받아 먹겠다는 플레이를 하며 공격의 선봉으로서 제역할을 다하지 못했다.

히딩크의 귀염둥이 고종수도 왼쪽 공격수로는 좋은 활약을 보여 주었지만, 처진 스트라이커로서는 별다른 게임 리딩을 하지 못했다.

특히, 히딩크식 4-4-2의 핵심인 중앙 수비형 미드필더들은 잦은 패스 미스와 적극성의 부족 등 팀 전술의 키포인트라기에 너무 미약한 플레이를 했다. 그나마 이영표의 과감한 슈팅 시도와 적극적인 공격 가담, 수비 커버 플레이가 모로코전 대표팀의 군계일학이었다.

비록 팀 전체를 이끌지는 못했지만 앞으로 이영표의 중앙 미드필더로서의 플레이에 기대를 해 본다. 아니면 홍명보를 미드필더로 올리는 건 어떻까? 수비가 약해지기는 하겠지만, 언제까지 홍명보 한 사람에 수비를 맡길 건가? 그의 패싱, 슈팅은 썩히기에 아깝지 않은가? 지금 팀을 이끌 만한 역량을 가진 선수가 그 밖에 없는 것도 사실이 아닌가?


전술적인 차원을 떠나 개인 기량면에서 전반적으로 전반처럼 전술에 의한 팀플레이가 안 먹힐 때 개인기로 상대 진영을 헤집고 다닐 그 누군가가 아쉬었고 후반처럼 주도권을 잡은 상황에서 과감한 슈팅이 없고, 낮은 골 결정력을 보였던 대표팀, 에이스의 부재를 뼈저리게 느낀 한 판이다.

히딩크는 특별한 플레이 메이커없이 기계와 같은 팀을 만들겠다고 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그것이 리더조차 없는 팀이 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어느 사회 조직이든 그 조직의 구심점이 있게 마련이다. 대표팀 역시 눈에 확 띄는 화려한 플레이를 펼치는 선수는 아니더라도 뒤에 처져 팀을 이끌 누군가가 필요하다.


귀국 후에 히딩크가 직접 선수 수급에 나선다는 보도를 접한 적이 있다. 날카로운 눈썰미로 한국을 이끌어나갈 누군가를 꼭 찾기를 바라며, 다음 경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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