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유·무선을 이용해 인터넷을 이용한 국내 인구는 1904만명으로 99년 1086만명에 비해 818만명이 증가했다. 이는 만7세 이상의 전체인구 4261만명을 기준으로 볼때, 44.7%에 달하는 수치다.
이제 인터넷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정보검색에서 게임, 쇼핑, TV 시청, 메일을 이용한 소식전달 역할에 이르기까지 생활의 일부가 되었다. 하지만 인터넷 상에서 벌어지고 있는 '국어파괴의 심각성' 또한 크게 늘어났다.
23일 일반인들이 사용하는 통신언어의 '국어파괴'에 대한 조사결과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발표됐다. 문화관광부는 지난해 5∼12월까지 7개월간 대구대학교 이정복 교수에게 의뢰하여 인터넷과 통신공간상에 사용되고 있는 언어의 분야별 실태를 조사하여 그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이 교수가 지난해 6월부터 8월 사이에 '천리안', '하이텔', '유니텔', '나우누리' 등 4대 컴퓨터 통신망과 각종 인터넷 사이트, 휴대전화 문자언어 등을 대상으로 조사한 것으로 특히 '운영자·게시판·대화방·휴대전화 문자전송언어'의 4개 분야에 대해 이용자들의 연령별, 직업별, 성별 실태를 사례 및 통계분석 기법을 이용하여 조사·분석했다.
이번 조사 결과 공통적으로 볼 수 있는 현상은 음운·표기·문법 측면에서
▶ 소리나는 대로 적기
예) 좋아→조아, 많아서→마나서, 얼른→얼릉, 축하→추카, 웃긴→우낀 등
▶ 음절 축약(줄여쓰기)
예) 게임방→겜방, 그럼 다음→금담, 서울→설, 그렇군→글쿤, 어서오세요→어솨여 등
▶ 통신 분위기를 위한 바꾸어 적기
예) 알지→알쥐, 안녕→안뇽, 말했는데→말했는뎅, 자식이→따서기 등
▶ 기호를 이용한 표현
예) 하하하(웃음소리)→ㅎㅎㅎ, 뼈만 남은 생선→ <`)++++<, 웃는 모습→ ^^ 등
▶ 비속어
예) 푼수, 저뇬, 아는체두 안하눼, 띠불련, 병신가튼 새끼 등
▶ 은어
예) 대화방에 접속한 상태에서 다른 일을 하는 것→잠수, 화나다→짱나는데, 이중으로 사귀기→양팅, 몸매가 늘씬하면서도 풍만하다→쭉빵, 무시당하다→씹혔다, 여자친구→깔, 비용을 혼자서 모두 내다→쏘다 등
▶ 방언
예) 괜찮다→개안타, 어떻게 생겼니→우예 생긴노, 못됐네→몬땐네, 더러워서→더러버서, 지금→시방 등
▶ 외래어· 외국어 등이 '운영자·게시판·대화방·휴대전화 문자전송언어'의 4개 조사분야 모두에서 다수 발견된 점이다.
세대별로는 10대와 20대에서 잘못된 표기나 비속어, 은어 등의 사용 비율이 30·40대에 비해 월등히 높았고, 외래어 사용은 30대 이상에서 그 비율이 높게 나타났는데 통신공간상에서 청소년들의 언어오용의 심각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표1 참조)
성별로는 비속어의 경우 남성의 비율이 여성보다 높았으며, 은어와 외래어의 사용 비율은 여성이 남성보다 더 높게 나타났다.(표2 참조)
또한 직업별로는 비속어의 사용에서 무직자의 사용률이 과반수 이상 나타났는데, 직업이 없는 불안정한 상황이 비속어의 사용을 증가시킨 것으로 보인다.(표3 참조)
이번 연구는 기존의 일반인들이 통신상에서 벌어지고 있는 '국어파괴의 심각성'을 피상적으로 이해하던 수준을 넘어 이용자 집단별로 분석함으로써 어문학관련 연구자들의 학술연구 기초자료는 물론 국어교육 및 국어순화작업을 전개하는데 귀중한 자료로 활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연구자인 이정복 교수는 조사결과를 토대로 교육적 측면, 통신환경의 측면, 가정 및 사회적 측면에서
①학교 문법교육 강화
②국어교육 속에 통신언어 포함
③통신운영자들의 지속적인 홍보 강화
④언어 및 통신정책 관련기관의 노력
⑤가정과 사회생활 속에서 바른언어 사용을 위한 시민운동을 강화할 것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문화관광부는 이같은 통신공간상의 언어가 오·남용되지 않도록 이번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관련기관, 시민단체들과 협조하여 교육과 계몽을 함께 펼쳐 나갈 계획이다.
하지만 정부나 학계의 노력보다는 생활의 편리함을 위해 통신을 이용하고 있는 국민 한사람 한사람의 자성이 먼저 필요할 듯 하다.
덧붙이는 글 | 우리말은 한번 잃어버리면 다시 찾을 수 없습니다. 다소 어색하고 불편하더라도 통신공간에서 '우리말 사랑하기'를 실천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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