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로라 빛나는 설원을 향하여

홀로 서기 하나 둘 셋

등록 2001.02.24 17:17수정 2001.02.24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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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홀로 서기 하나

신혼 첫날밤


오로라 커튼이 머리 위에서 빛나는

하얀 설원에서

에스키모 여인은

옷을 모두 벗고

하얀 눈으로


온몸을 구석구석 정성껏 닦는다.

그리고 무릅을 꿇고 앞으로의 결혼 생활이 저 위의 오로라 커튼처 럼 길고 아름답게 펼쳐지기를 기원한다.

여인의 치렁한 긴 머리카락 사이로 언뜻언뜻 보이는 하얀 어께, 가냘픈 등, 펑퍼짐한 엉덩이가 유난히 아름답다.


* 홀로 서기 둘

만삭의 에스키모 여인은

오로라 커튼이 머리 위에서 빛나는

하얀 설원을 향하여 느릿느릿 걸어간다.

그리고 오로라 빛이 가장 많이 비치는 눈구덩이에서 홀로 아이를 낳는다.

여인은 탯줄을 이빨로 물어 끊고 하얀 눈으로 아이의 온몸을 정성껏 닦는다.

아이를 품에 안고 이글루로 돌아오는 여인의 당당한 모습 뒤로 오색 찬란한 오로라 빛이 후광처럼 빛난다.

* 홀로 서기 셋

마지막 이빨마저 빠져 버린

에스키모 여인은

오로라 커튼이 머리 위에서 빛나는

하얀 설원을 향하여 겨우겨우 걸어간다.

" 우~~ 우~~~ " 마중 나오는 저승사자의 소리가 저 멀리서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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