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사 세무조사 결과 공개 여론
정부로서는 참 고민스러운 점"

김대통령 '국민과의 대화'..."법과 국민여론 충돌"

등록 2001.02.28 18:27수정 2001.03.02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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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신-3월 1일 21시: "언론길들이기? 지금 언론은 자유롭게 비판한다"

김대중 대통령은 3월 1일 밤 7시부터 2시간동안 '국민과의 대화'를 갖고 "언론사 세무조사 결과를 공개해야 한다는 국민이 90%이상"이라면서 "(세무조사 결과를 공개하지 말아야 한다는) 법과 국민여론이 충돌하고 있는데 그 점이 정부로서는 참 고민스럽다"고 말했다.

김 대통령의 이런 말은 경우에 따라서는 언론사 세무조사 결과를 공개할 수도 있다는 말로 받아들여져 주목을 받고 있다. 김 대통령은 "이번에 하는 언론사 세무조사 결과를 공개할 수 없나요"라는 사회자 김주영씨(소설가)의 질문을 받고 그렇게 답했다. 이 '국민과의 대화'는 KBS등 공중파 방송 3사와 YTN,MBN에 의해 생방송됐다.

김 대통령은 또 "현재 하고 있는 언론사 세무조사는 '언론 길들이기'가 아니다"면서 "국민의 80%, 언론인의 90%가 언론이 정당하게 세금을 내고 있는지, 공정하게 경쟁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대통령은 "지금 우리나라 언론은 정부 맘대로 안된다"면서 "지금 하고 있는 세무조사에 대해서도 언론이 얼마나 자유롭게 비판하고 있습니까"라고 반문했다. 그는 "언론길들이기를 하려면 과거정권처럼 비밀리에 한두 언론사만 조용히 하지 이렇게 공개적으로 전 언론을 대상으로 이렇게 하겠는가"라면서 "임기가 2년밖에 안남았는데 언론길들이기는 있을 수 없으며 역사에서 평가받고자할뿐"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언론사 세무조사 관련 문답

-법의 테두리를 넘어 세무조사 결과를 공개할 수 없나요?


"그 문제에 대해서 대통령이 취임할 때 선서를 하면서 법을 지키겠다고 선서해놓고 '법을 안지키겠습니다' 그런 말을 여기서 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국민의 90%이상이 조사결과를 공개해야 한다고 하고 있습니다. 그 점이 정부로서는 참 고민스러운 점입니다. 법과 국민여론이 충돌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아까 언론 길들이기 말씀이 나왔는데 저는 분명히 이야기합니다. 저는 민주주의를 위해서 싸워왔습니다. 그걸 위해 싸우다가 여러번 죽을 고비를 겪고 감옥살이도 했습니다. 그것이 수십년이었습니다.


그런 제가 나머지 임기 2년밖에 안 남았는데 언론 길들이기를 위해서 그런 짓을 하지는 않습니다. 또 우리 언론이 정부가 그런다고 그렇게 만들어질 언론이 아닙니다.

여러분도 보시다시피 세무조사를 하고 있고 공정거래조사 하고 있지만 언론이 얼마나 정부에 대해 자유롭게 비판하고 있습니까? 여러분이 직접 신문이나 방송을 들어보십시오. 또 보면 그렇게 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언론을 길들이려면 과거에 어떤 정권이 하던 대로 조용히 비밀리에 조사해 가지고 몇 군데 표적을 삼아 가지고 하는 것이지 이렇게 공개적으로 전 언론을 이렇게 조사하는 이런 방식이 어디 있겠습니까? 그래서 그런 일은 결단코 없다는 겁니다.

이건 앞으로 역사에 남을 일이기 때문에 제가 역사에 평가받고자하는 입장에서, 국민이 화경같이 눈을 뜨고 보고 있는 입장에서 그런 일은 없습니다. 다만 여러분이 아시는대로 이건 언론사가 정당하게 세금을 내고 있는가 또 언론이 공정한 경쟁을 하고 있는가 광고라든가 혹은 독자문제 이런 문제 등에 있어서 조사를 해야한다는 것은 국민은 80%이상 언론종사자들은 거의 90%이상 이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점은 결코 정부가 민심에 역행되는, 언론인들의 여론에 역행된, 그러한 언론을 장악하기 위한 생각을 가지고 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언론사 세무조사 반드시 해야하지만 그 과정에서 언론사가 위축되지는 않을까 생각됩니다.

"그런 걱정이 없도록 제가 세무당국이나 공정조사 당국에 철저히 말씀을 전하겠습니다."

2년만에 이뤄진 국민과의 대화에서 김대통령은 "올 하반기부터 경제는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의약분야에 대해 내가 잘 몰라서 의약분업 준비가 제대로 못됐다"면서 "이점에 대해 국민에게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대통령은 또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소재에 대해 "어디에 있는지 정부가 아직까지는 모른다"면서 "검찰이 전세계에 소재를 파악하고 있으며 결코 묵과하거나 적당히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김대통령은 15대 국회에서 미뤄졌던 반부패 기본법을 비롯한 돈세탁 방지법을 올해 안에 반드시 통과시키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김정일 위원장의 답방을 너무 서두르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김대통령은 "국민의 90%가 김정일 위원장의 서울답방을 찬성한다"면서 "그것은 국민들이 공산주의를 지지하거나 김 위원장 개인을 지지해서가 아니라 그렇게 오고감으로써 평화가 정착되고 남북협력이 강화되길 바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1신-2월 28일 18시: 김대중 대통령 '국민과의 대화' 꼭 방송3사에서 동시에 방영해야 하나?

한국방송협회 주관으로 KBS, MBC, SBS, YTN, MBN이 3월 1일 7시부터 2시간 동안 김대중 대통령의 '국민과의 대화'를 생중계하는 것에 대해 MBC노조(위원장 노웅래)와 SBS노조(위원장 박수택)가 27일과 28일 각각 성명을 내고 합동중계 취소를 요구하고 나서 논란이 일고 있다.

MBC노조는 성명을 통해 “국민과의 대화가 비록 방송사의 자율적인 편성으로 포장돼 있지만 그 개최 여부와 시기, 질문 내용에 이르기까지 모두 청와대와의 사전조율에 의해 진행된다는 점은 삼척동자도 아는 사실이다"라며, 특히 지금까지 진행된 세 차례의 '국민과의 대화'가 모두 탐탁치 않은 평가를 받은 사례로 들면서 "이번 합동중계가 사전 각본에 따라 대통령 이미지 메이킹에 치우친 일방적인 홍보행사로 전락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MBC노조는 “평생 언론개혁에 몸담은 김중배 신임사장이 이번 합동중계에 어떤 입장을 취하느냐는 그의 개혁의지와 향후 문화방송의 진로를 점칠 수 있는 시금석이 될 것"이라며 "일방적인 국정홍보성 행사의 합동중계를 방관만 하는 것은 그 동안 김중배 사장이 보여온 방송독립의 소신과도 정면으로 배치된다"며 이후 결정에 대해 주목하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SBS노조도 28일 성명을 내고 "방송사들이 전국 네트워크를 통틀어 같은 시간대에 같은 내용을 방송하는 것은 시청자들의 이목을 대통령 출연 프로그램에 억지로 묶어두려는 시도로밖에 볼 수 없으며 전파 낭비에 불과하다"며 회사측에 "민영방송답게 특성과 소신을 살려 정권에 대해 의연한 자세를 견지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언론노조 최문순 위원장은 "방송3사가 공동으로 같은 시간에 대통령의 '국민과의 대화'를 내보내는 것은 예전 군사독재 시절 방송을 통해 정권을 홍보했던 것과 별반 차이가 없는 모습"이라며 "제도개선을 위한 방송사의 노력뿐 아니라 청와대도 방송을 홍보수단으로 사용하겠다는 의도를 버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언론시민연합 성유보 이사장도 "왜 대통령의 '국민과의 대화'가 꼭 방송3사에서 같은 시간에 똑같이 나와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방송 3사가 돌아가면서 방송을 할 수도 있는데 굳이 일률적으로 방송을 진행하는 것은 채널을 선택할 시청자들의 권리를 뺏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같은 주장에 대해 MBC 엄기영 보도본부장은 "이미 계획된 방송이기 때문에 3월 1일 방송이 취소되기는 힘들지만 시청자 채널선택권이라는 측면에서 앞으로 대통령의 '국민과의 대화'를 3사에서 일률적으로 방송되는 것은 재고해 볼 수도 있다"는'개인적 의견'을 내놓았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방송을 불과 하루 이틀 앞둔 시점에서 나온 MBC노조나 SBS노조의 성명이 '반대를 위한 반대'라는 지적도 있다. 한 언론계 인사는 "일주일 전부터 이미 알려지고 준비가 된 상태인데 이제 와서 반대한다는 것은 때늦은 감이 있다"며 "이제는 문제제기 수준을 넘어 다음부터 더 효과적인 '국민과의 대화'가 되기 위한 방법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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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시민은 기자다'라는 오마이뉴스 정신을 신뢰합니다. 2000년 3월, 오마이뉴스에 입사해 취재부와 편집부에서 일했습니다. 2022년 4월부터 뉴스본부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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