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리터리 매니아'가 뭐냐구요?

나는야 울트라 밀리터리 매니아! 이동훈

등록 2001.02.28 20:10수정 2001.02.28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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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땅의 비극인 6.25전쟁이 끝난 지 반세기. 하지만 최근 일부 젊은이들 사이에 전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인터넷이나 각종 동호회를 비롯한 많은 모임들의 활동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좁게는 "밀리터리룩"으로 불리며 패션의 한 경향으로까지 되어버린 군복 등 군대에 관련된 소품을 수집하는 것에서부터 넓게는 국내외의 전쟁사까지 연구하며 자신의 밀리터리에 대한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이른바 '밀리터리 매니아'라고 불리는 이들 매니아들은 주로 2~30대 젊은이들이 중심이다.

직접 전쟁을 겪어보지 않은 것은 물론이지만 누구보다도 전쟁에 관해서는 자신 있다고 자부하는 이들. 이들 가운데 얼마전 채 20대 중반이 되지 않은 한 젊은이가 우리나라는 물론 전쟁에 관한 것들이라면 총같은 무기류에서부터 전쟁사까지 줄줄 외는 듯해 화제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이동훈(23) 씨.

지난 25일 SBS 뷰티풀라이프 '울트라매니아'를 통해 브라운관에 모습을 드러낸 이동훈 씨는 밀리터리에 관한 최강자를 찾는 이번 프로그램에서 전문가를 놀라게 하는 놀라운 실력으로, 방송을 시청하고 있던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다.


비행기의 그림자만을 보고 그 전투기명을 맞추는 것부터 시작해 손의 감각만으로 총의 이름이며 제식번호까지 맞추고 전쟁모형을 보고 당시 작전과 사용무기며 장비, 부대명까지 맞추는 등 그의 밀리터리에 관한 전문가적인 지식은 방송을 보는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다.

이를 증명이나 하듯 SBS방송국 게시판을 비롯해 밀리터리 관련사이트에는 이동훈 씨에 관한 많은 글들이 방송 직후부터 현재까지도 끊이지 않고 있다.

네티즌들은 "옆에 있는 전문가보다 훨씬 더 잘 알고 있는 것 같아 보면서 정말 경악을 금치 않을 수가 없었다" "기존의 밀리터리 분야에 관심있는 사람들에 대한 전쟁광이나 이상한 사람이라는 오해가 상당히 풀어질 것 같다"라며 이동훈 씨의 실력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방송에서 보여준 그의 놀라운 실력에 대해 군사 전문가가 아니냐는 말도 있지만 의외로 이씨는 현재 소집해제를 5개월 앞두고 있는 공익근무요원이다. 중앙대 철학과 97학번 휴학중으로 현재 인터넷 해병전우회의 군사칼럼 '해병대 이야기'라는 게시판을 맡아 관리하고 있는 이동훈 씨를 메일을 통해 만나보았다.

유년시절 한국 전쟁에 참전하신 상이용사 출신의 할아버지와 함께 보내며 폭탄을 맞아 심하게 다치신 할아버지 모습에서 알게 모르게 군과 무기라는 것에 대해 강렬한 인상을 받았다는 이동훈 씨. 당시를 기억하는지 "요즘보다도 많이 방영되었던 전쟁영화와 전쟁 관련 시사뉴스를 즐겨 보셨던 그 분의 텔레비전 시청 취향도 한몫 단단히 했을 것 같습니다"라고 그는 말한다.

방송출연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그는 "방송국에서 2~3주전에 여러 밀리터리 사이트에 지원자를 모집하는 글을 올렸는데, 넷핑 중에 우연히 그 글을 읽고 흥미있을 것 같아 지원해보게 되었습니다"라고 방송출연계기를 밝혔다.

밀리터리에도 많은 분야가 있는 만큼 주된 관심분야는 무엇이냐는 질문에 "처음에 이것저것 닥치는 대로 공부하다 보니 딱히 이렇다 할 관심분야라고 할 만한 건 말하기 힘들다"는 그이지만, "아무래도 인문학도인 만큼 무기에 사용된 첨단기술 같은 자연과학적인 면보다는 전쟁사, 군인들의 심리학, 군 경영철학 등의 인문과학적 연구주제 쪽에 아주 조금 더 관심이 가는 게 사실"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전쟁 만세!'를 외치며 자꾸 무기, 장비의 성능과 외양, 통계학적인 숫자놀음 위주에 대해서만 이야기하며 전쟁에서 드러나는 인간의 모습을 잘 모르거나 아예 공부할 필요조차 못 느끼는 일부 자칭 '밀리터리 매니아'들에 대해 다소 걱정스럽다고 한다.

또한 "각종 병기가 전쟁에서 실제로 인간에게 사용되었을 때의 그 참혹한 결과를 알게 되면 그러한 전쟁은 있어서는 안된다는 생각이 자동적으로 들기 때문에 실제로 이 세계에 대해서 깊이 알면 알수록 오히려 반전주의자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하며 밀리터리 매니아라면 무조건 '전쟁광'이라고 생각하는 일반인들의 인식의 문제에 대해서도 지적한다.


"인류의 역사가 곧 전쟁의 역사인 만큼, 밀리터리의 세계는 고대에서부터 현대, 창공에서 해저, 각개병사의 전투기량에서 국가적 전략수립까지의 모두를 포괄하는 너무나 광대한 것"이라고 말하며 "밀리터리 매니아란 인류역사의 대부분을 점철해 온 전쟁이라는 소재에 대해 공부하는 사람들이고 따라서 인간과 역사에 대한 깊은 통찰을 얻을 수 있는, 또한 그래야만 하는 매니아라는 것을 알아 주셨으면 합니다"라고 일부 매니아들에 대한 인식의 변화를 당부한다.

그가 맡고 있는 인터넷 해병대의 '해병대 이야기'라는 코너에는 우리나라 군대를 비롯한 밀리터리에 관련된 정보가 있다. 우리나라 해병대로부터 모든 군대문제에 관해 다양한 평가로부터 날카로운 지적까지 그의 밀리터리에 대한 애정이 담긴 곳이다. 그런 만큼 아직까지 열악한 우리나라의 해병대라는 말을 하면서도 그는 "가장 좋아하는 군대는 자랑스러운 우리 군대인 대한민국 해병대"라고 자랑스럽게 이야기한다. 그런 그의 열정에서 앞으로 미국의 '톰 클랜시'처럼 더욱 더 공부하고 연구하는 정말 최고의 '밀리터리 매니아'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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