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2001.03.10 23:28수정 2001.03.11 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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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결혼 전에는 백화점에 거의 가 본 적이 없었으며 신용카드나 여타 카드를 사용해 본 적이 없었다. 결혼 이후에 아내를 따라 자주 백화점에 가게 되었다.
아내는 모 백화점 카드를 가지고 있는데 주로 대금 결제시 그 카드를 사용한다. 카드 마일리지가 일정액이 모이면 각종 사은품을 주기 때문이라고 한다.
백화점에 자주 다니게 되면서 한 가지 의문이 들었다. 카드를 주면 꼭 점원이 비밀번호를 물어보고 메모지에 그 번호를 적어두는 것이었다. 과거 외국에 몇 달 머무른 적이 있었는데 마켓에서 물건 값 계산할 때 현지인들은 주로 카드를 사용하는데 항상 점원은 카드를 손님 본인이 집어넣고 비밀번호를 누르게 하고 그때마다 점원은 다른 곳으로 고개를 돌렸다. 꼭 자신은 그 비밀번호를 누르는 것을 보지 않는다는 표현을 하는 것 같았다.
한참 시간이 지난 후 아이의 출산 용품을 사러 간 적이 있었다. 상당한 액수여서 백화점 카드로 계산을 하려고 카드를 제시하자 점원은 비밀번호가 무엇인지 묻고는 메모지에 적는 것이었다. 그래서 물건을 장시간 고르면서 안면도 있고 해서 물었다. 카드를 손님이 집어넣고 (혹은 위에서 아래로 긁고) 비밀번호도 본인이 누르는 것이 맞는 것인지 또 비밀번호를 물어보는 것이 위법이 아닌지 등을 물었다.
점원은 뭐 그런 것을 다 물어보나 하는 표정으로 손님이 직접하는 것이 맞다고 했다. 그래서 그럼 왜 물어보고 대신 해 주는 것인가를 물었다. 점원은 손님에 대한 배려와 서비스 차원에서 그런다고 했다.
생각해 보면 백화점 측은 바쁘기도 하고 손님들이 기계에 익숙치 않아 실수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그럴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그리고 무슨 위법적 거래에 활용된다는 것도 억측일 수 있다.
하지만 이는 본질적으로 전혀 손님에 대한 배려도 서비스도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이미 우리는 신용 사회에 들어섰으며 카드 또한 중요한 결제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따라서 자신의 카드는 본인이 직접 사용하고 비밀번호도 직접 누르는 풍토가 확립되어야 하지 않을까. 이는 백화점 뿐만 아니라 신용카드가 활용되는 모든 곳에서 적용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덧붙이는 글 | 나는 우리들이 카드를 위에서 아래로, 혹은 집어넣는 것 정도는 충분히 할 수 있고 비밀번호 잘 누를 수 있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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