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기영, 김지하, 이경자, 김영현의
"박정희 기념관 건립 반대" 시위

4월30일부터..."오욕의 역사 두번 다시 되풀이할 수 없다"

등록 2001.04.27 16:18수정 2001.05.07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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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기영(민족문학작가회의 이사장) 씨와 김지하(시인) 씨가 '박정희 기념관 건립 반대운동' 참여를 선언하며 소매를 걷어붙였다.

작가회의는 4월27일 '오욕의 역사를 두 번 다시 되풀이할 수 없다'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내고, 4월30일부터 5월4일까지 '박정희 기념관 반대 국민연대'가 주관하는 '1인 피켓 시위'에 참여하기로 결정했다.


문인들이 자신들의 주장을 관철시키기 위해 거리로 나서는 것은 지난 97년 1월 노동법과 안기부법 날치기 통과 항의시위 이후 처음. 그런 이유로 이번 '1인 시위' 참여소식은 문단 안팎의 적지 않은 관심을 불러일으킨다.

1인 시위에 참여하는 작가는 모두 4명.

관련 기사: 첫날, "죽은 박정희가 산 현기영을 고문하네"

4월30일 첫 시위의 포문은 작가회의 이사장 현기영 씨가 연다. 현씨는 79년 제주 4.3항쟁을 다룬 소설 <순이 삼촌>을 출간했다는 이유로 박정희 정권에 뿌리를 둔 신군부에 의해 합수부로 연행돼 보름 동안 모진 고초를 겪었다. 그는 당시를 회상하며 "군사독재와 나는 일대일이라는 사실을 알았고, 그 깨달음이 작가로서의 내 책무를 다시금 일깨웠다"라 고백한 바 있다.

5월2일은 작가회의 대외협력위원장인 소설가 이경자 씨가 시청 앞 따가운 햇살 아래 선다. 1973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한 이씨는 <절반의 실패> <꼽추네 사랑>등의 작품집을 상재한 바 있다.


이어, 5월3일에는 1977년 서울대 철학과 재학시절 '대통령 긴급조치 9호' 위반으로 2년간의 옥고를 치른 바 있는 김영현(작가회의 자유실천위원장) 씨가 시위에 나선다. 1884년 <창작과비평>으로 등단한 그는 <깊은 강은 멀리 흐른다>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등의 소설집과 <겨울바다> 등의 시집을 발표한 소설가 겸 시인. 현재 계간 <실천문학> 대표직도 맡고 있다.

5월4일의 피날레는 박정희 유신이 낳은 '수난'과 '저항'의 상징 김지하 시인이 맡는다. 김지하 씨는 '<오적> 필화사건'과 '민청학련사건', '<고행...1974> 필화사건' 등 박정희 유신정권에 저항했다는 이유로 사형을 구형 받고, 30대의 대부분을 감옥에서 보낸 인물.


70년대 민주화운동의 상징격인 그는 이날 박정희 기념관 건립과 관련,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는 대국민 선언문을 발표할 예정이다.

아래는 4월30일 현기영 작가회의 이사장이 발표할 성명서의 전문.

덧붙이는 글 | 오욕의 역사를 두번 다시 되풀이할 수 없다
-박정희 기념관 반대 1인 시위에 즈음한 문학인의 입장


   4월 민주혁명을 뒤엎고 5·16 군사쿠데타로 권력을 장악한 박정희정권은 우리의 삶과 역사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안겨주었다. 주지하다시피 박정희씨는 민주주의와 인간다운 삶을 부르짖는 이 땅의 수많은 민주인사와 시민, 그리고 청년학생들을 무차별 체포, 구금, 고문, 투옥, 살상하는 등 인간의 존엄성을 짓밟고 파괴시키는데 앞장서온 인물로서 그 죄악상을 열거하자면 이루 말할 수 없다.    

   그는 이른바 '유신헌법'과 '대통령 긴급조치'라는 폭압적·반민주적 수단과 방법을 통해 민주사회의 언로를 봉쇄함은 물론 총화단결이라는 이름하에 획일적인 가치관과 사고를 강요함으로써 우리사회 구성인자들의 역량을 저하시켰으며, 한탕주의적 천민자본주의가 뿌리내리게 함으로써 건강한 시민사회의 형성을 가로막았다. 어디 그뿐인가? 권력 유지의 수단으로 중앙정보부라는 국가정보기구를 악용하였고, 민족간의 불화와 반목을 가일층 심화시켜 분단을 고착화시켰으며, 부정부패와 비리들이 절대권력의 우산 아래 독버섯처럼 성장하게 만들었다. 

그 결과 우리는 그 뒤처리를 위한 막대한 사회적 지출을 지금도 감당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런데 참으로 어이없게도 일부 지각없는 보수·수구세력들은 '그래도 박정희씨가 보릿고개를 없애고, 한강의 기적을 이룩했다'면서 박정희씨에 대한 향수를 자극하고 있지만, 그 성과라는 것도 따지고 보면 이 땅의 절대다수 국민의 노력과 정성, 그 희생적 토대 위에서 이룩된 것이고 오히려 박정희씨는 재벌 위주의 경제정책을 시행함으로써 한국경제를 왜곡·파탄시키는데 한몫했을 따름이다. 

   우리는 지금 죽은 자의 관 위에 다시 매질을 하자고 주장하는 게 아니다. 그러나 우리는그의 망령을 업고 자신의 권력과 기득권을 유지하고자 하는 자들에게, 참혹했던 지난 역사를 왜곡하고 미화하려는 그 모든 세력들에게 경고를 하지 않을 수 없다. 

   박정희 군사독재가 한창이던 1974년 11월 유신헌법 철폐와 표현의 자유 쟁취, 그리고 우리사회의 민주화를 위해 출범했던 민족문학작가회의는 유신독재의 가혹한 매질 아래서 회원 수십 명이 체포, 구금, 고문, 투옥당했고 또한 절필의 아픔을 겪어야 했다. 그리고 지금도 여전히 그 통한의 세월을 마음속 깊이 간직한 채로 살고 있다. 우리는 최근 일본의 역사왜곡 사태에서 통분을 금치 못한 것처럼 박정희씨의 과오와 실정에 대한 원칙 없는 용서와 화해, 그리고 기념관 건립계획은 우리의 마음속에 내장된 상처를 심각하게 들쑤시고 있다. 

또한 이는 우리국민이 피와 땀과 눈물로써 이만큼이라도 쟁취해낸 한국민주주의에 도발적인 모욕이라고 아니할 수 없다. 아울러 우리 후손들에게 부끄러운 역사의 잔재를 물려줄 수 없다. 용서와 화해보다 더 소중한 미덕은 역사에 있어서 정의의 실현인 것이다. 누가 박정희와 그의 시대를 용서할 권한을 현정권에게 부여했단 말인가? 역사에의 망각을 화해로, 구악과의 공존을 용서로 호도시키는 그 모든 정치적 술수를 우리는 단호히 반대한다. 

그렇지만 우리는 박정희 기념관을 사적인 차원에서 건립하는 것까지 반대하지 않는다. 죽은 자는 죽은 자에게 장사지내게 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치적 야합의 산물인 '박정희 기념관' 건립에 따른 국고지원 계획은 즉각 철회할 것을 다시 한번 분명히 천명하는 바이다.

2001. 4. 30. 
사단법인 민족문학작가회의(이사장 현기영)

덧붙이는 글 오욕의 역사를 두번 다시 되풀이할 수 없다
-박정희 기념관 반대 1인 시위에 즈음한 문학인의 입장


   4월 민주혁명을 뒤엎고 5·16 군사쿠데타로 권력을 장악한 박정희정권은 우리의 삶과 역사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안겨주었다. 주지하다시피 박정희씨는 민주주의와 인간다운 삶을 부르짖는 이 땅의 수많은 민주인사와 시민, 그리고 청년학생들을 무차별 체포, 구금, 고문, 투옥, 살상하는 등 인간의 존엄성을 짓밟고 파괴시키는데 앞장서온 인물로서 그 죄악상을 열거하자면 이루 말할 수 없다.    

   그는 이른바 '유신헌법'과 '대통령 긴급조치'라는 폭압적·반민주적 수단과 방법을 통해 민주사회의 언로를 봉쇄함은 물론 총화단결이라는 이름하에 획일적인 가치관과 사고를 강요함으로써 우리사회 구성인자들의 역량을 저하시켰으며, 한탕주의적 천민자본주의가 뿌리내리게 함으로써 건강한 시민사회의 형성을 가로막았다. 어디 그뿐인가? 권력 유지의 수단으로 중앙정보부라는 국가정보기구를 악용하였고, 민족간의 불화와 반목을 가일층 심화시켜 분단을 고착화시켰으며, 부정부패와 비리들이 절대권력의 우산 아래 독버섯처럼 성장하게 만들었다. 

그 결과 우리는 그 뒤처리를 위한 막대한 사회적 지출을 지금도 감당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런데 참으로 어이없게도 일부 지각없는 보수·수구세력들은 '그래도 박정희씨가 보릿고개를 없애고, 한강의 기적을 이룩했다'면서 박정희씨에 대한 향수를 자극하고 있지만, 그 성과라는 것도 따지고 보면 이 땅의 절대다수 국민의 노력과 정성, 그 희생적 토대 위에서 이룩된 것이고 오히려 박정희씨는 재벌 위주의 경제정책을 시행함으로써 한국경제를 왜곡·파탄시키는데 한몫했을 따름이다. 

   우리는 지금 죽은 자의 관 위에 다시 매질을 하자고 주장하는 게 아니다. 그러나 우리는그의 망령을 업고 자신의 권력과 기득권을 유지하고자 하는 자들에게, 참혹했던 지난 역사를 왜곡하고 미화하려는 그 모든 세력들에게 경고를 하지 않을 수 없다. 

   박정희 군사독재가 한창이던 1974년 11월 유신헌법 철폐와 표현의 자유 쟁취, 그리고 우리사회의 민주화를 위해 출범했던 민족문학작가회의는 유신독재의 가혹한 매질 아래서 회원 수십 명이 체포, 구금, 고문, 투옥당했고 또한 절필의 아픔을 겪어야 했다. 그리고 지금도 여전히 그 통한의 세월을 마음속 깊이 간직한 채로 살고 있다. 우리는 최근 일본의 역사왜곡 사태에서 통분을 금치 못한 것처럼 박정희씨의 과오와 실정에 대한 원칙 없는 용서와 화해, 그리고 기념관 건립계획은 우리의 마음속에 내장된 상처를 심각하게 들쑤시고 있다. 

또한 이는 우리국민이 피와 땀과 눈물로써 이만큼이라도 쟁취해낸 한국민주주의에 도발적인 모욕이라고 아니할 수 없다. 아울러 우리 후손들에게 부끄러운 역사의 잔재를 물려줄 수 없다. 용서와 화해보다 더 소중한 미덕은 역사에 있어서 정의의 실현인 것이다. 누가 박정희와 그의 시대를 용서할 권한을 현정권에게 부여했단 말인가? 역사에의 망각을 화해로, 구악과의 공존을 용서로 호도시키는 그 모든 정치적 술수를 우리는 단호히 반대한다. 

그렇지만 우리는 박정희 기념관을 사적인 차원에서 건립하는 것까지 반대하지 않는다. 죽은 자는 죽은 자에게 장사지내게 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치적 야합의 산물인 '박정희 기념관' 건립에 따른 국고지원 계획은 즉각 철회할 것을 다시 한번 분명히 천명하는 바이다.

2001. 4. 30. 
사단법인 민족문학작가회의(이사장 현기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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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꽃> <한국문학을 인터뷰하다> <내겐 너무 이쁜 그녀> <처음 흔들렸다> <안철수냐 문재인이냐>(공저) <서라벌 꽃비 내리던 날> <신라 여자> <아름다운 서약 풍류도와 화랑> <천년왕국 신라 서라벌의 보물들>등의 저자. 경북매일 특집기획부장으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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