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18일 올들어 미국의 네 번째 금리 인하 이후 우리 주가가 다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지금 주식을 사야 할 때인가?
경기에 순환이 있듯이 자산시장에도 순환이 있다. 자산시장의 순환을 보면 먼저 채권가격이 움직이고 그 다음에 주식과 부동산(상품) 가격이 시차를 두고 뒤따라 변동한다. 이런 순환 과정에 따라 자산을 배분했을 때 가장 높은 투자 수익을 올릴 수 있다.
경기가 침체되어 있을 때 기업의 투자가 위축되어 자금 수요는 줄어든다. 그러나 경기 부양을 위한 정책 당국의 확장적인 통화정책으로 금리가 떨어지고 채권 가격은 오르게 된다. 이 시기에 투자자는 채권으로부터 가장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다.
금리가 떨어지면 기업의 투자와 가계의 소비가 늘어나 경기 회복이 기대된다. 주가는 미래를 할인한 현재 가치이다. 금리가 떨어지고 앞으로 경기 회복으로 기업 수익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면 주식의 현재 가치가 높아진다. 그래서 주가는 경기에 선행한다. 당연히 이 시기에는 주식이 가장 좋은 투자 대상이다.
다음에 경기가 회복된다. 경제는 높은 성장을 하고 초과 수요 압력으로 물가가 오른다. 인플레 헤지 수단으로 금융자산보다는 실물자산이 적격이다. 따라서 이 시기에는 부동산이나 상품 가격이 오르게 된다.
경기과열과 인플레를 억제하기 위해 정책 당국은 통화정책을 긴축적으로 운용한다. 그 후 경기는 위축되고 이 시기에는 모는 자산 가격이 하락하기 때문에 현금이 최고다.
우리는 지금 어느 위치에 있을까? 지난 해 3/4분기부터 우리 경제가 위축될 조짐을 보이면서 정책 당국은 통화정책을 확장적으로 운영했다. 콜금리가 인하되었다. 경기 위축으로 채권 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 지난 2월 중순 한때 3년 만기 국고채 수익률이 5%까지 떨어져 채권가격은 정점에 이르렀다.
그러나 이제 채권가격이 떨어지고 있다. 금리 인하로 내수 회복이 기대되고 있기 때문이다.(최근의 금리 상승이 상당 부분은 물가불안에 기인하고 있기 때문에 그 의미가 축소될 수도 있다). 여기다가 미국을 중심으로 주요 선진국이 금리를 내려 세계경제가 회복되고 우리 수출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그렇다면 지금 주식을 사야 할 것인가? 이에 대한 답은 경기 회복시기와 주가의 경기 선행성에 달려 있다. 우리 연구소는 올 4/4분기부터 미국 경제가 회복된다는 등 몇 가지 전제 조건 아래서 올 3/4분기 말이나 4/4분기 초에 우리 경기가 저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를 받아들인다면 이제 채권을 팔고 주식을 사야 할 것이다.
그러나 주가의 경기 선행성을 보면 서두를 필요는 없는 것 같다. 지난 통계로 분석해보면 우리 주가는 경기에 평균적으로 6개월 정도 선행했지만 경제에 불확실성이 높을 때 주가의 선행 기간이 짧아졌다. 지난 93년 1월에 경기가 저점을 칠 때 주가는 6개월 선행해서 올랐다. 그러나 98년 8월 경기 저점의 경우에는 주가의 선행성이 2개월로 줄어들었다.
우리 경제가 머지 않아 회복될 것이기 때문에 주식 투자 위험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 경제에 그 어느 때보다도 불확실성이 높은 것도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미국의 과잉투자 및 과소비에 따른 불균형이 해소되기 위해서는 과거보다 경기 수축국면이 더 오래 지속될 수 있다. 일본 경제의 회복시기도 불투명하다. 새롭게 출범한 고이즈미 내각이 과감한 구조조정을 단행할 경우 부실 금융기관과 기업들이 시장에서 퇴출되고 이는 실업 증가와 더불어 소비위축으로 이어져 단기적으로는 일본경제의 디플레 압력이 더 심해질 수 있다. 올해 세계경제의 버팀목으로 기대되었던 유로 지역의 경제성장도 둔화되기 시작했다. 유로중앙은행(ECB)의 늦은 정책 대응으로 소비와 투자 심리가 위축될 경우 경기가 더 빠르게 나빠질 것이다.
최근 여러 기관에서 발표하는 기업 및 가계의 실사지수가 좋아지는 등 경기가 회복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현재는 출하는 증가율이 둔화되고 재고가 증가하는 전형적인 경기 수축 국면이다. 앞으로 2분기 정도는 재고조정이 필요하고 경기가 저점에 이르는 과정에서 더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여기다가 현대그룹에 있는 기업들을 포함한 기업의 구조조정 문제는 우리 경제에 불확실성을 더해준다.
머지 않아 주식 시장에 새벽이 올 것이다. 그러나 주가와 경기가 저점에 이르면서 한 차례 더 진통이 따를 가능성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시점이다.
덧붙이는 글 | * 이 글은 Money & Stock(2001년 5월호, 대신경제연구소)에 실린 내용을 약간 수정한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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