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더해 가는 한국의 TMD 참여 의혹

이지스급 구축함에 스탠다드 미사일 장착 예정

등록 2001.04.28 13:07수정 2001.04.28 13:19
0
원고료로 응원
미국이 주도하는 전역미사일방어체제(TMD)에 참가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정부의 입장에도 불구하고 국방부는 이와 관련된 무기체계 도입을 계속 추진하고 있어 논란의 소지를 보이고 있다.

국방부는 TMD체계에서 현재 유일하게 개발 완료된 패트리어트 최신 개량형인 PAC-3를 차기 방공망 사업(SAM-X) 일환으로 도입할 예정이고, 최근에는 TMD 체계에서 저층 및 상층 방어체제로 활용될 수 있는 스탠다드 미사일 및 발사대 구입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의 방위안보협력국(US Defense Security Cooperation Agency)이 지난 4월 23일 공개한 자료를 25일 인용보도한 '방위-우주항공'(www.defense-aerospace.com) 따르면, 한국은 스탠다드 미사일 발사대로 사용되는 MK41 3대 및 관련 부품 판매를 미국에 요청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들 무기를 도입하는데는 약 1천 3백억원이 소요된다.

MK41은 이지스함에 장착되는 수직발사대(Vertical Launch System : VLS)로 미국이 운용하는 최신형 스탠다드 미사일-2(SM-2)를 발사시키는 시설이다. SM-2는 적의 항공기와 탄도미사일 요격이 가능한 다기능 요격미사일로 널리 알려져 있으며, 현재 미국은 이 미사일을 이지스함에 장착해 중단거리 미사일 요격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해군지역방어(NAD)를 실험하고 있다.

또한 이지스함에 SM-2의 개량형인 SM-3를 장착할 경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까지 요격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것이 바로 미국과 일본이 공동으로 개발하고 있는 동아시아 TMD 체계의 핵심 프로그램이다. 해군전역확대(NTW)라고 불리는 이 요격시스템은 부시 행정부가 밝히고 있는 전지구적 미사일방어체제의 골자를 이루는 것으로 미국은 이 시스템을 통해 미국 본토 방어용인 지상 NMD를 부분적으로 대체할 예정이다.

국방부의 발뺌

한국이 이지스함에 장착되는 스탠다드 미사일과 MK41 발사대를 도입한다는 것은 사실상 이지스함 도입을 결정했다는 것과 다름 아니다. 그러나 국방부는 4월 18일 평화네트워크(www.peacekorea.org)가 보낸 질의서에 대한 답변서에서 "이지스함 도입을 결정한 것이 아니다"고 발뺌하고 있다. 이지스함 도입을 결정하지 않은 상황에서 이에 사용되는 무기를 도입한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설명인 것이다.


국방부는 또한 "TMD 문제에 관한 미국의 추진동향을 예의 주시하고, 안보상 고려사항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범 부처간 협의를 통해 신중히 대처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해 이전의 TMD 불참 입장에서 한발 후퇴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파월 미 국무장관 방한 '주목'


위와 같이 한국 정부가 이전에 밝혀온 TMD 불참 입장이 모호한 형태로 바뀌고, 관련 무기체계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5월로 예정된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의 방한은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일반적으로 예상할 수 있는 대북정책 조율과 함께 탄도미사일방어체제에 대한 협의도 중요한 의제가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러한 전망을 뒷받침하듯 부시 미 대통령은 다음주로 예정된 연설에서 미사일 방어망 구축 계획을 밝히고 이를 동맹국들과 협의하기 위해 외교안보팀을 파견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파월의 방한 목적이 김대중 정부가 희망하는 것처럼 대북정책 조율에만 초점이 맞춰지지는 않을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부시 행정부가 밝히고 있는 전지구적 미사일방어체제에서 미국의 동맹국들의 지지와 참여 여부는 가장 큰 변수 가운데 하나이다. 특히 미국이 추진하고 있는 미사일 방어망이 명시적으로는 북한, 근본적으로는 중국을 겨냥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과 일본의 입장은 대단히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일본은 이미 1990년대 중후반부터 미국과 함께 TMD를 공동 개발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의 입장에서 한국을 설득할 경우 부시 행정부의 미사일 방어 구상은 급물살을 탈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미묘한 시기에 국방부가 TMD와 밀접히 관련된 무기체계 도입을 추진하고 있어, 한국 역시 자칫 미국의 미사일 방어체제로 급격히 휘말릴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김대중 정부가 NMD와 TMD에 대한 보다 명확한 입장 정리가 필요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평화네트워크 대표와 한겨레평화연구소 소장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저의 관심 분야는 조선(북한), 평화, 통일, 군축, 핵문제와 평화체제, 한미동맹과 국제문제 등입니다.


톡톡 60초

AD

AD

AD

인기기사

  1. 1 2년 전 800만 원이 지금 2천... 시집갈 때까지 기다릴 걸 2년 전 800만 원이 지금 2천... 시집갈 때까지 기다릴 걸
  2. 2 미국에서 온 건축가가 주차장서 벌인 일, 성수동이 뒤집어졌다 미국에서 온 건축가가 주차장서 벌인 일, 성수동이 뒤집어졌다
  3. 3 "아파트 단지 통행불가? 법으로 막자" 어느 건축가의 이색 제안 "아파트 단지 통행불가? 법으로 막자" 어느 건축가의 이색 제안
  4. 4 삼남매가 결혼할 때 엄마에게 해드린 진상품, 승자는? 삼남매가 결혼할 때 엄마에게 해드린 진상품, 승자는?
  5. 5 태어나보니 백기완 손주였다 태어나보니 백기완 손주였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