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의 석가모니가 사위국이라는 나라에 머물렀을 때다. 국왕을 비롯해 많은 사람들이 각각 신분에 맞는 공양을 했다. 가난 때문에 공양을 할 수 없어 고민하던 `난타'라는 한 가난한 여인은 하루종일 구걸을 했다. 그리고는 돈 한푼을 모아 기름을 샀다. 이 여인은 기름으로 등을 하나 만들어 석가에게 바쳤는데 수많은 등불 속에서 이상하게도 난타가 바친 등불만이 새벽까지 남아 밝게 타고 있었다.
불교 경전인 `현우경'의 빈녀난타품에 나오는 이야기다.
국내 최대 규모의 공단 중 하나인 경기도 안산의 반월과 시화공단. 인근의 초지동, 원곡동 등 일대는 다른 지역의 공단 부근 주택가나 유흥가와 크게 다르지 않아 보였다.
하지만 그들의 생활과 주거 환경을 보면 현기증을 느낄 정도로 다르다. 100여동이 넘는 연립 주택가의 지하에는 수만 명의 사람들이 각종 질병과 안전 사고 위험속에 하루하루를 살고 있다.
안산시는 지난달 이곳 사람들에게 30일까지 모든 연립 주택의 지하방에서 퇴거할 것을 명령하는 공고문을 동네 곳곳에 붙여 놓았다. `깨끗한 환경 지키기 원년'을 맞아 불법 위험 요소를 없앤다는 방침도 빼 놓지 않았다.
물론 `벌집'이라 불리는 이들 지하방은 건축법상 불법이다. 하지만 그 어느 곳에도 이들 지역 주민들을 위한 주거 환경 개선이나 지원 대책을 찾아볼 수가 없었다. 안산시 관계자도 “지금 당장하라는 것이 아니라 철거를 하도록 분위기를 잡는 차원에서 이해해 달라”고 잘라말했다.
시가 이곳의 주거환경 개선 대책을 고민하지 않았을 뿐더러, 또 해결책도 없다는 점을 웅변해주는 대목이다.
안산시가 지난 89년 초지동의 10만여평의 땅을 청사를 짓기 위해 사두었다가 12년째 방치해두고 있는 것이나 옆 유원지 일대에 180억이나 들여 인근 안양시에 있는 빙상 경기장을 또 지으려는 소식을 듣고 씁쓸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5월 1일은 111주년 세계 노동절이면서 부처님 오신 날이다.
자활이 어렵고 하루하루 살아가기조차 벅찬 벌집동네 사람들을 보면서 `빈자일등'의 가르침이 머릿속에서 지워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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