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군사화와 눈에 띄지 않는 경찰활동
최근 영국경찰의 군사화 경향에 대한 논쟁에서 이것을 혼동으로 몰아간 것은 무엇인가? 그것은 다름 아닌 바로 그 영국경찰의 [준군사화]라는 용어에 덧붙여져 있는 각기 다른 의미들 때문이다.
사실 어떤 한 수준에서 볼 때 영국경찰은 의심의 여지없이 군사화되었다. 즉 많은 비판자들이 평가하는 것 이상으로 영국경찰은 더욱 심각하게 군사화 되었다고까지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비판자들이 지적하고 있는 것은 바로 데모나 폭동을 진압하는 영국경찰의 밖으로 드러난 겉모습을 가지고 말한다.
즉 진압경찰이 얼굴보호용 안전유리가 있는 헬멧을 쓰며, 불이 잘 붙지 않는 내화성 바지를 입고, 방패를 들고 있는 점 등을 두고 말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들은 이들 데모진압경찰의 겉모습 뒤에는 군대 스타일의 명령체계 역시도 자리잡아 성장하여 왔음을 간과하였다.
즉 영국의 데모진압경찰의 겉모습 뒤에는 실상 [금-은-동] 계층의 지휘관들로 이루어진 명령체계 및 진압결정과정의 [천천히-빨리]의 철저한 책임 분담체계 등을 체계적으로 그리고 눈에 띄지 않게 갖추어왔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한편 영국경찰의 경우 미리 방침이 정해져 있는 공공질서 작전의 주요내용 중에는 [전술회의]를 반드시 거치도록 되어 있으며, 우발적 긴급상황에 대한 포괄적인 대처방안을 개발하여 자연발생적인 소요나 혼란을 처리하도록 하고 있다는 점 등을 지적할 필요가 있다.
런던수도경찰청의 경우 컴퓨터로 처리되는 특수작전통제실이 설치되어 있어서 여기서 데모나 폭동 진압 등 공공질서 유지와 관련된 주요 작전들을 모두 통제하도록 하고 있다.
이와 같이 "거의 눈에 띄지 않는 시위진압방식 발전 과정들"이야말로 공공질서 유지기능의 영국경찰활동에 있어서 가장 커다란 변화들을 초래하게 만든 장본인들인 것이다.
이렇게 변화과정을 거친 영국경찰은 개별적인 경찰관 수준에 있어서도 이제 더 이상 어느 정도라도 각자의 재량권대로 행동하는 식으로 배치되지는 않게 되었으며, 이제 경찰은 상급 지휘관과 명령과 통제 하에 있는 기동대처럼 활동하게 된 것이다.
영국경찰의 군사화와 시민의식 인식수준
하지만 영국경찰이 이상과 같이 군사화했다고 해서 시민의식까지 거부되지는 않는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즉 이러한 발전과정은 경찰 자신의 자율적 규제를 확실히 하는데 오히려 더 기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첫째 전략과 전술을 중앙에서 조정하게 됨으로써 레드 라이온 스퀘어 지역에서 일어났던 사건, 즉 서로 조정되지 않은 각기 다른 경찰부대들이 서로 반대 방향에서 군중들을 밀어 부침으로써 시위대를 공포와 분노의 도가니로 몰아간 사례의 경우에서와 같이, 경찰이 그때 그때마다의 미봉적이며 자기 함정에 빠지고 마는 조치를 취할 위험을 최소화시킬 있게 된 것이다.
둘째 상급 경찰관의 직접적인 감독 하에 규율을 갖춘 부대의 한 구성원으로 행동하게 된 경찰관은 이제 개별적이며 무질서한 행동에 빠질 가능성이 훨씬 줄어들었다.
셋째 상급 경찰관은 부하들에게 명령할 수단을 갖추었을 때 비로소 명령을 받게 되는 부하경찰관들의 행동에 대해서 보다 많은 책임을 질 수 있게 된다.
수색작전, 물대포, 최루탄 등을 사용한 데모진압의 한계
최근 영국경찰의 군사화 추세야말로 시민들을 위해 이상과 같이 일상적으로 준비해둔 규제조치들과 더욱더 일관성이 갖게 되었다고 하는 주장은 무기 및 전략체계라는 측면에서 역설적이게도 더욱더 강하게 부합된다.
19세기와 20세기 초를 통하여 혼란상태를 진압하는 책임자가 군대로부터 점차 경찰로 이동해갔던 것과 궤를 같이 하여 경찰은 이렇게 몇몇 군사적 전략 역시도 상속받았던 것이다.
이중 가장 명확한 것은 적을 물리치는 군사전술의 민간화한 형태인 경찰수색 방식에서 잘 드러난다.
그 법적 근거가 애매 모호함에도 불구하고 다루기 힘든 군중들을 해산시키는데 이런 방식의 무력을 무차별적으로 사용하는 경찰수색 방식은 매우 설득력 있는 전술상의 호소력을 가지고 있다.
이 방법을 사용하면 군중들은 흩어지며 응집력을 잃게 되고 경찰은 군중들의 개개인 다수를 체포해야 할 필요성에 얽매이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경찰력이 자의적으로 군중 속에 배치될 위험성, 그리고 경찰수색의 방법이 개개 경찰관들의 무질서한 행동으로 빠져들게 만들 위험성 등으로 인해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이 방법이 적절치 않은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예를 들어 보자.
1980년대 영국의 광부파업 당시 기마 경찰의 경찰봉이 순식간에 들이닥치는 위험 속에서 어느 한 부인이 머리를 감싸쥐고 있는 모습의 그림은 당시 피켓시위를 하는 광부들을 "피해자"로 묘사하는데 커다란 자극제 역할을 하였다.
그 다음 영국경찰이 사용하기 위해 갖추고 있는 최루탄과 물대포라는 데모진압장비는 어떤가 ?
군중 속에 있는 모든 사람에게 다소 완화된 형태의 유해한 자극제를 가하게 되는 최루탄과 물대포를 사용하는 데모진압방법은 그것이 시위확대의 요인이 되는 경향이 있으며 또한 군대를 연상시키기도 하는 문제점이 없는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루탄이나 물대포 사용은 역설적으로 '최소한의 무력 사용'이라고 하는 영국경찰의 오랜 신조와 오히려 더욱더 일관성 있게 부합되는 측면이 있음을 부인하기 힘들다.
왜 그런가? 폭동화하는 데모진압을 위해 사용되는 고무총알 논쟁을 통해서 살펴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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