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반대시민연대는 지난 4월 2일 교육인적자원부에 '중등학교 국사교과서 일제하 관련 부분 수정 요구서'를 보내고 바로 이어 청와대에도 민원을 접수하였다. 중학교와 고등학교 국사교과서에 조선일보와 동아일보가 일제에 항거하다 온갖 탄압을 받은 민족지로 묘사되어 있는 부분을 수정해줄 것을 요구하는 내용이었다. 이에 대해 교육부에서 다음과 같은 내용의 회신이 왔다.
"···국사교과서에 수용되는 내용은 교육과정에 근거하여 학계에서 보편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정설 내지는 통설을 중심으로 오랜 토론과 협의를 거쳐 엄선된 내용입니다. 그러므로 교과서 내용의 보완 또는 수정은, 일차적으로 학계로부터 관련분야에 대한 새로운 연구성과가 정설로 수용되어야 하며 이러한 경우라 하더라도 관련 전문가에 의한 면밀한 분석과 검토과정을 거쳐 시행 여부가 결정된다는 것을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충분히 예견된 답변이었다. 교육부로서는 일단 그 이상의 조치를 취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쉽게 수용되리라고는 전혀 기대하지도 않았다. 이건 시작일 뿐이다. 앞으로 우리가 기대하는 수준의 수정 요구가 받아들여지느냐의 여부는 순전히 우리들의 노력과 역량에 달려있다. 언젠가는 바로 잡히리라고 생각하지만, 우리가 그것을 앉아서 기다리지 않고 노력을 경주해야 하는 까닭은 그 시기를 앞당겨야 하는 당위가 있기 때문이다. 우리 아이들이 학교에서 엉터리로 쓰여진 교과서로 배워야 하는 모순을 하루라도 빨리 종식시켜야 하는 까닭이다. 민족정기의 회복은 여기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믿는다.
일단 교육부의 회신 내용에 대한 점검부터 해보자. 조선·동아가 일제의 식민통치에 저항한 항일민족지였다는 평가가 '학계에서 보편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정설 또는 통설'이라고 할 수 있는가? 이건 객관적 사실과는 한참이나 동떨어진 일부 소수의 주관적 의견일 뿐이다. 그리고 교육계와 언론계가 친일의 잔재로 짙게 드리워져 있는 현실에서 기록된 허위의 작문이다. 잘못 기술된 역사와 이것을 바탕으로 한 왜곡된 역사교육은 이제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
교육부의 입장을 따르자면 올바른 내용으로의 수정은 지난한 작업이 될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조선·동아의 친일행적에 대한 연구성과는 적지 않게 나오고 있지만, 그게 아직 친일의 잔재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학계로부터 정설로 수용될 수 있을지 자신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정설로 수용되어도 면밀한 분석과 검토과정을 거쳐야 한단다. 바로 그 검토과정에서 반민족언론의 방해공작으로 친일인사들의 행적을 일부 삽입하려던 시도가 좌절되었던 경험을 우리는 기억하고 있다.
그러면 어떻게 할 것인가? 조선일보반대시민연대, 전교조, 참교육학부모회, 민족문제연구소 등 관련단체들이 합심하여 국민여론을 환기시키고 역사학계를 설득해나가야 한다. 교육은 백년지대계라 했다.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올바른 역사를 가르치는 게 얼마나 중요한 지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분명히 잘못돼 있는 것을 알면서도 그것을 바로잡으려들지 않는다면 자식들에게 낯을 들지 못할 것이다. 자기 자식들이 역사적 사실에 대해 틀리게 알고 있고, 그에 따라 왜곡된 세계관을 갖게 되는데도 수수방관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교과서에서 관련기술은 그리 많은 양이 아니며, 그만큼 압축적으로 간단하게 기술하고 있어서 쉽게 기억하고 믿어버릴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게다가 동아일보와는 달리 조선일보는 역사왜곡의 극치를 달리면서 독자들에 대한 '우민화작업'을 자행하기 때문에 상승효과가 크게 나타날 것이 분명하다. 따라서 국사교과서의 정정은 핵심적인 고리로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아이들이 확실한 교육을 받고 나오는데 뻔뻔스럽게 거짓말을 할 수는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뒤집기를 시도하겠지만 한계가 있을 것이다.
국사교과서의 잘못은 이것뿐이 아니다. 이것이 계기가 되어서 국사교과서가 전반적으로 정정·보완이 되어서 역사교육이 바로 서고 민족정기가 회복되는 모습을 볼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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