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가족 세계배낭여행에 나섰다가 닷새만에 부친임종 소식을 듣고, 10개월만에 모친 임종을 지키기 위해 귀국해야 했던 한 가장이 있었다. 이성(45) 전 서울시 시정개혁단장.
5월 1일자 동아일보와 중앙일보는 각각 19면과 23면에 세계여행중 부모를 여읜 이성 씨의 사연을 박스기사로 소개했다.
동아일보에 의하면 이씨는 지난해 7월 초 무급 휴직원을 내고 아파트 전세금 9000만원 정도를 털어 '여행경비'를 마련했다. 이씨는 탄탄대로를 걷던 공무원의 길을 접고 '재충전과 가족 찾기'를 위해 무작정 세계여행을 떠나 공직사회에 '신선한 충격'을 주기도 했다.
"아이들에게 여유로운 마음과 열린 사고를 갖게 해주고 싶다"며 아내와 두 아들 및 처조카와 동행하는 1년여의 여정이었다.
"그러나 출발한 지 5일만에 첫 여행지 중국에서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연락을 받은 이씨는 여행 일정과 그의 형제들의 만류로 귀국을 포기,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고 중앙일보는 적고 있다.
그는 매주 자신의 여행일기를 연재하는 웹사이트(www.webtour.com)를 통해 "아버지가 불룩해진 배로 가쁜 숨을 몰아쉬면서 나에게 어서 가보라고 따뜻한 눈길을 보냈다"며 "내가 탄 비행기는 '홍콩행'이 아니라 '불효행'이었다"고 토로했다.
그는 또 아버지의 부음을 듣고 웹사이트에 "혼자 방안에 남아 있는데 눈물이 너무 나와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 아, 아버지-"라는 심정을 적기도 했다.
이씨는 지난 27일 여행지인 멕시코에서 어머니가 위독하다는 연락을 받고 아이들은 친척에게 맡긴 채 부인과 함께 귀국해 어머니의 임종을 지킬 수 있었다고 한다.
두 신문에 의하면 부친상 이후 인도, 아프리카, 유럽 여러 나라를 돌며 매주 쓴 그의 인터넷 여행기는 조회수가 편당 수백 건에 이르고 격려편지가 쇄도할 정도로 뜨거운 관심을 끌었다.
동아일보는 기사의 처음과 끝에 이씨의 심경을 이렇게 적고 있다.
"어머니께서... 저를 많이 찾았던 것 같아요. 일찍 들어오려고 했었는데..."
"여행을 계속할지는 장례가 끝난 다음에야 생각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