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4월의 마지막 날, 전 날 살짝 비를 뿌린 구름을 제치고 봄 햇살이 도심의 빌딩 벽을 비추는 가운데 태평로에 자리한 조선일보 사옥 앞에는 평상시와 다름없이 '수상한' 사람들이 하나둘 모여들었다.
정확히 11시 50분이 되자 얼추 대여섯 명 정도의 무리를 이룬 이들은 준비한 시위용 피켓을 한 중년 여성의 목에 걸어주었다.
| 조선일보 앞 김정란 교수 1인 시위(김정훈 기자) |
피켓에는 '부끄러움과 결별하자' 라는 글이 적혀 있었고 그 밑으로는 '독립 운동가의 후손은...'으로 시작하는 내용으로 빼곡하게 쓰여진 글이 적혀 있었다.
피켓을 목에 건 여인은 1인 시위가 다소 낯선 듯 약간은 긴장한 표정이었지만, 이내 미소를 띠고 가벼운 발걸음으로 조선일보 사옥의 정문 문턱에 올라섰다.
그녀가 목에 건 피켓의 한켠에는 작은 글씨로 '김정란. 시인, 상지대 교수라고 쓰여 있었고, 피켓의 맨 밑에는 '조선일보반대시민연대'라고 적혀 있었다.
오늘도 어김없이 '조선일보반대 시민연대'의 1인 시위가 시작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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