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몸'사진을 해부한다 - 1

우리 몸은 비록 신데렐라가 아니어도

등록 2001.05.31 13:47수정 2001.05.31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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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의 중학교교사인 김선생님은 스승의 날, 상품권을 받고 '이걸 돌려줘야 하나, 받아야 하나' 하는 갈등을 기상천외하게 해결했습니다 캔버스에 상품권을 달랑 붙여 놓고, 옆에는 "~고민 끝에 그냥 이렇게 놓고 구경만 하기로 했다~"라고 적어놓은 작품으로 만들었습니다.

그는 촌지가 끼여들면 교사와 학생 사이가 왜곡된다 생각하며 지역유지나 학부형의 회식에도 강고히 불참하는 남산 딸깍발이 샌님이므로 스승의 날 앞에 학부형들에게 이런 편지를 합니다.

['우리 아이가 이렇게 자랐으면 좋겠다.' 하시는 생각이나 바람이 있으시면, '어떻게 우리 아이만 봐달라'고 생각지 마시고 아이 편으로 편지를 보내주시든지, 전화로라도 얘기해 주시면 여러 한 아이 한 아이를 열심히 지도하겠습니다 그것이 제게는 촌지나 선물보다 큰 선물입니다] <한겨레21 97. 4.10 부분 인용>

요새 그런 선생님이 어디 있냐고요? 아닙니다. 너무 많이 있으나 안 보려 하고, 못 보고 있는 거죠. 위 김선생님이 누구냐고요? 정말 모르십니까? 전국민을 혼란스럽고 걱정스럽게 하는(!) 서천의 '몸사진'-바로 그 김교사라면 어떤가요? 그림이 됩니까?

어느 화가의 홈페이지에 [장엄한 일상]이란 제목 밑에 차에 치여 숨져간 동물들의 시체가 든 일련의 포르말린 병에는 '목격자를 찾습니다'라고 쓰여있고 후기에는 '야생 동물 보호 교통 표지판'으로 마무리된 섬뜩하고도 가슴 시리게 하는 사진미술을 엽기라 할 순 없겠죠?

그건 인간의 아름다운 몸과 마찬가지로 보호받아 마땅할 저 야생 동물들에 대한 '장엄한 추도사'요, 뭉크의 그림에서 터져나오는 것 같은 '몸과 생명에의 절규'라고 하면 비약일까요? 이 화가도 물론 짐작하셨겠지만 김선생님이고, 문제(?)의 '몸사진' 옆 페이지입니다. 또 어떤가요? 또 그림이 될는지요?

밝은 대낮에야 눈 좀 가늘게 떠도 되지만 어두운 동굴 속에서는 눈을 더 크게 떠야 사물이 잘 보일 겁니다 자 이제 '몸사진' 건의 문제와 진실을 논의해볼까요? 재미없는 이 일만큼이나 재미없게 결론부터 내린다면 사실 이번 일은 사건도 아닌 것이 헛다리가 얽혀져 한국형 블록버스터 초잡급 페이소스 패러디가 되어 국가적, 교육적, 사회적(?) 이슈가 되어버린(정작 문화적 논의는 없어 더 기괴해진) 웃다가 눈물날 어이없는 사건이라고나 할까요?


어쨌거나 순서대로 짚어봅니다.
우선 그 개요

1. 교사가 자신과 부인의 나체사진을 인터넷홈페이지에 올렸다는 이유로 얼마 전부터 그가 가르치는 아이들의 학부형들로부터 삭제 압력을 받았으나 김교사는 '학부모들의 일부 요구'만 받아들여 홈에 '학생들의 입장을 삼가해달라는 메시지'만 넣고 삭제하지 않아 학부형들과 뜻(!)있는 이들로부터 사이버경찰청에 고발당했고,


2. 서산경찰서는 드디어 5월 26일 오후 6시 40분 그를 기소 죄목 "음란물 유포 및 청소년 성보호에 관한 법률 8조 1항 위반" 혐의로 "긴급체포"했고,

3. 5월 28일 홍성지원의 구속적부심 심사 결과 오후 4시 구속 영장이 기각되었지만, 김선생님은 "일단 영장이 기각되긴 했지만 경찰 측에서 나의 작품을 음란한 것이라 단정하고 있다"며 "앞으로 진행될 재판을 통해 결코 음란성이 없는 작품이란 걸 입증하겠다 이번 사건이 인터넷상에서 예술과 표현의 자유가 신장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밝히고 있어 불구속 기소 상태로 앞으로 법정 공방이 이루어질 전망입니다

한편 충남도교육청도 초기에는 교사의 '품위 유지 의무 위반' 등의 이유로 김교사를 징계위원회에 회부하기로 했던 방침을 바꿔, '사법기관의 처리결과에 따라 상응한 조치를 취하기'로 하면서도 관할 서천교육청으로 하여금 교육적인 측면에서 관련 작품(나체사진)을 삭제하는 데 노력을 기울이기로 했다고 밝히고 있어, 여전히 김교사의 '누드사진'을 '비교육적' 내지는 문제의 소지가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 와중에 김교사를 파렴치범의 혐의로 긴급체포하는 총대를 맨 서천경찰서의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지난 사흘동안 지난 1년과 맞먹는 350 여건의 글이 올라오는 등 전쟁을 방불케 하고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 계속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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