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문학작가회의(이사장 현기영. 이하 작가회의)가 '디지털 시대'로의 본격 진입을 선언했다. 3년여의 기획과 준비기간을 거쳐 탄생한 작가회의 인터넷 홈페이지 (www.minjak.or.kr)가 6월1일 문을 열고 독자들을 만나는 것.
작가회의는 홈페이지 오픈에 즈음해 지난 26일 열린 이사회에서 정보문화센터(가칭)를 작가회의 공식기구로 승인했다. 정보문화센터는 향후 인터넷을 포함한 사이버 공간 내에서 작가회의의 업무와 행사를 홍보하고, 문학관련 자료들을 '데이터베이스'화 하는 작업을 수행하게 된다.
홈페이지는 작가회의 소개와 임원소개, 기관지인 <작가>지의 개략적인 목차 소개, 자료실과 자유게시판, 웹진(WebZine) 성격을 띤 '디지털 작가회의'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홈페이지 제작작업을 주도한 소설가 김남일 씨는 "아직은 디자인과 컨텐츠(내용) 모두 만족할만한 수준이 아니다. 향후 여러 회원들과 독자들의 의견을 들어 지속적으로 수정·보완할 계획이니 애정을 가지고 지켜봐 달라"는 말로 오픈인사를 대신했다.
'디지털 작가회의' 코너는 작가회의 홈페이지의 백미. '내 작품의 무대' '나의 집필실' 등은 잘 드러나지 않은 시인과 소설가들의 사적인 이야기를 엿보는 재미가 있고, '오늘의 시' '이 소설을 다시 읽는다' 등은 독자들이 도서목록에서 빠뜨리고 있을지 모를 숨은 수작(秀作)들을 다시 발견하게 해준다.
문화와 문학관련 단체들의 홈페이지를 체계적으로 풍부하게 링크하고 있다는 것도 강점. 또 하나! 만약 홈페이지를 방문한 네트즌이라면 '회장 인사'라는 항목을 클릭해보라.
현기영 이사장의 빛 바랜 흑백사진이 떠있다. 왼손으로 턱을 괴고 무언가를 노려보는 현이사장의 눈빛은 영화 <워터 프론트>에서 부두노동자들의 파업을 선동하는 젊은 날의 '마론 브랜도'와 너무나 닮아있다.
아래는 홈페이지 제작의 실무책임을 맡았던 김남일 씨와의 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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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설가 김남일 |
- 홈페이지 개설이 늦은 감이 없지 않다.
"작가들이 원래 굼뜬 사람 아닌가(웃음). 모든 것들이 앞만 보고 달릴 때 브레이크를 걸어주는 것이 문학의 역할이기도 하고. 다소 느리더라도 정확한 지향이 필요했다. 디지털 시대에 대한 관심과 홈페이지의 필요성은 진작부터 고민하지 않은 바 아니다. 하지만 철저한 준비를 통해 오류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없지 않았다. 1000여 명의 회원이 참여하고 있는 단체이니만치 컨텐츠를 정리하고 분류하는 작업도 만만한 것이 아니었고."
- 기획부터 실질적 제작까지 소요기간은?
"3~4년 전부터 필요성은 절감하고 있었다. 하지만 익명성과 무한복제성 등으로 인한 폐해를 점검하는 기간도 필요했다. 많은 논의와 논란이 있었다. 작가회의 홈페이지는 말 그대로 언어를 다루는 사람들이 만들어나가는 것이다. 우리말이 오염되지 않는 공간, 건전하고 창의적인 소통이 이루어지는 공간이 될 수 있도록 작가들부터 먼저 노력하겠다."
- 제작하는 동안 우여곡절이 많았을텐데.
"우리도 초보수준이라 배워가면서 했다. 6월1일 오픈은 책의 첫 장을 여는 것으로 보면 된다. 앞으로 독자들과 회원들의 여러 의견을 수렴해 계속적으로 수정하고 보완해나갈 생각이다. 단순한 홍보수준의 홈페이지를 탈피해 웹진의 성격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고, 궁극적으로는 작가회의 소식지를 대체할만한 위상으로 가겠다는 목표도 있다."
- 홈페이지가 생김으로써 우려되는 점과 기대되는 부분은?
"우려보다는 기대가 크다. 독자대중과의 교류와 홍보에 많은 역할을 할 것이라 믿는다. 또한 각 지방에 산재한 (작가회의)지회와의 소원했던 관계 개선에도 도움을 줄 것이다. 이제부터는 '민족문학사 박물관'의 토대가 될 문학자료를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홈페이지의 독자운영 능력을 키우는 일이 관건이다. 부족한 예산? 몸으로 때우겠다."
- 향후 홈페이지를 방문할 네트즌들에게 한마디.
"상업소설과 본격소설, 문학과 인생, 인터넷에서의 언어사용 문제 등 다양한 현안들이 논의되고 토론되는 장이 되었으면 좋겠다."
작가회의는 보다 깔끔하고, 실용적인 형태로 디자인된 홈페이지를 만들기 위해 새로운 디자인을 공모(6월30일 마감)하고 있다. 디자인이 채택된 사람에게는 작가회의 준회원 자격을 부여해 각종 문학행사와 강연에 우선 참여권을 주고, 제작실비도 지원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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