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2001.05.31 23:32수정 2001.06.01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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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문예회관에서 5월 25일부터 6월 8일까지 『21세기의 빛, 감동을 찾아서』의 모토를 건 제 19회 전국연극제가 열린다.
바쁘다는 핑계로 오늘에야 한 편의 연극을 보았다. 충청북도의 선발작으로서 청주연극협회 연합의 '언덕위에 빨간 벽돌집' 신명순 작/이창구 연출의 작품이다.
문예회관 돌담에 걸려진 플래카드의 제목을 봐서는 동화속에 내용인가라고 생각을 했을 만큼 극의 내용과 그 제목이 가져다 주는 이미지는 매우 상반된 것 같다.
극은 4.19에서 5.18까지 꿰뚫는 문제의식을 보여주었으면 정치적 고문을 행사하는 장면에서는 극도로 폭력적이었다. 그리고 운동권의 핵심멤버가 다른 사람을 살리기 위해서 변절을 해야 한다고 외치는 장면에서는 우리나라 민주화운동을 하면서 변절해간 사람들을 생각해내기에 충분했다. 그리고 이제 있을 한총련 출범식 때문일까. 이 글 속에 나타나 있는 문제의식을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우리의 정치변혁기였던 80년대 초반, 한 시민적 정치에 대해 가졌던 참담한 좌절과 허무, 고뇌와 저항을 표현한 작품으로 90년대 초반 "내가 딛고 선 한 뼘의 땅"이란 제목으로 공연되어 정치현실적으로 이슈화된 작품이었다고 한다.
4.19때 민주화를 부르짖던 주인공은 평범한 소시민의 삶을 구가하며 "언덕위의 빨간 벽돌집"에서 아내와 딸과 함께 살고 있었다. 어느 날 불쑥 찾아든 운동권 학생과 연루되어 그는 정치의 희생양이 되었고, 그 고문과정에서 한 뼘의 땅만을 위해 살아온 자신의 삶을 자각하게 된다는 내용의 연극이다.
이번 공연을 보면서 눈길을 끈 것은 관객들이었다. 그 날 친구가 이런 말을 했다. 전국연극제라는 큰 행사를 제주도에서 유치했음에도 불구하고 관객동원에 실패하여 공연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번 공연의 30%는 할머니, 할아버지였다. 제주도 관광을 오셨다가 단체로 연극을 관람하러 오신 것 같았다. 여행사에서 연극 공연을 패키지로 넣은 것이었을까? 관람석을 채우신 분들 중 노년의 분들이 많은 것을 생각해보면서 그래도 다행이다라는 생각을 했다. 어른이 먼저 사고가 깨어있고, 어떠한 경험을 했을 때만이 다른 사람이 그 경험을 하고자 했을 때 흔쾌히 기회를 줄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앞으로의 공연은 어떠한 사람들로 채워지고, 얼마만큼의 박수를 쳐줄 수 있을까?
덧붙이는 글 | 제 19회 전국연극제 자료를 참고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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