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교신 책을 읽으며 생각하는 유학생

가난한 나라에서 부자나라로 유학온 학생들이여

등록 2001.06.16 01:19수정 2001.06.17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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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교신 선생이 쓴 책 속에 1800년대 말에 일어난 조선인들의 무모할 정도의 가상한 용기있는 일화(?)를 읽은 적이 있다.

선생은 자신도 읽은 것이라고 전제하면서 언제부터인가 조선인들은 혼자 만주로 , 시베리아로 멀리는 바이칼 호수까지 진출했다고 한다. 아마도 1860년 이후의 사건이 아닐까 짐작해본다. 그런데 그들은 한결같이 등허리에 긴 담뱃대 하나 꼽고 그냥 다닌다는 것이다.

이것을 제정러시아 정보부에서 유심히 관찰한 결과 '필연 저 담배대 속에는 유사시 사용할 수 있는 다연발 기관총 역할하는 무엇이 있을 것이다. 보통 다른 나라사람들은 외국에 진출할 때 선교사가 먼저 들어오고 상인들이 들어오고, 자국민 보호라는 명목으로 군대가 들어오는 것이 관례인데 이들은 홀로 다니니 저 담배대가 수상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몰래 담배대를 수집해서 정밀해부를 했는데, 빨뿌리 부분, 가운데 대나무 부분, 주둥이 부분으로 나누어 놓고 아무리 살펴봐도 다연발 총은 없고 냄새나는 니코틴 밖에 없더라는 것이다.

그들의 결론은 조선인들은 무모하게 홀로 다닌다는 것, 이후 나홀로 여행 다니던 조선인들은 아무 보호도 없이 졸지에 객사 당하는 수 없는 비극을 연출하게 된다.

이곳 캐나다 토론토에는 연 1만명 이상이 어학연수나 관광 등의 이유로 찾아온다고 한다. 어림짐작으로 최소경비로 잡아도 1인당 6개월 체류에 왕복 비행기 삯까지 합하면 약 1000만원 정도 되리라 본다.

1만2000 캐나다 달러인데 연간 1억 2000만 달러는 최소로 캐나다를 위해서 쏟아붓고 간다는 결론이다. 가난한 나라에서 부강한 나라로...


언어연수생, 유학생들을 도와야겠다는 생각으로 일을 하다보니 수많은 학생들을 만나게 되는데, 중간 결산을 해 본다면 대체로 너무 급하고 진지하지 않다는 것으로 평가할 수 있을까?

한 쉬운 예로 우리 집에서 식사하자고 제안하고 집 주소를 알려주고 약도를 자세히 가르쳐주고, 모르겠으면 질문하라고 하는데 100명중 95명은 보기에 건성으로 듣고 "알겠습니다" 하고 헤어진다.


아니나 다를까 30분 후면 전화가 오는데 집을 못 찾겠다는 것이다. 또다시 허겁지겁 차를 몰고 나가 학생들을 태워오기 일쑤. 그런데 일본학생들을 만날 때는 그들이 너무도 진지하게 묻고, 적고, 정확하게 찾아온다. 생긴 것은 우리학생들 보다 더 못생기고 멋없는데도 불구하고....

1달 전에 나는 아주 특이한 여학생 한 명을 소개받았다. 서울에서 학원에 근무하다가 폴란드계 2세와 결혼하고 같은 동네 주위에서 사는 L을 통해서 C양을 만났는데 이 학생은 이력부터가 남달랐다.

우선 원양어업에 종사하는 아버지를 따르다 보니 SP라는 나라에서 태어나서 2년 살고, IR이라는 나라에서 또 2년 살다가 WS island에서 유치원을 마치고, 한국 In이라는 도시에서 대학 교육학과를 졸업했다. 직장생활 약간 하다가 관광으로 이제 토론토에 온 것이다.

돈 없이 왔기에 비행기에서 내리는 순간부터 일해야되는데 했다고 하고, 이튿날부터 가르쳐준 지도 보는법으로 정확하게 우리 집을 찾아왔고, 시내구경을 하러 혼자 다니더니, 어디에서 후배 전도사님이 발행하는 유학생가이드를 구해서는 무료 영어학교에 다닌다는 것이다.

물론 잘하는 영어는 아니지만 기본적인 듣고 말하기가 되는 상황이니 그보다 못한 학생들 보다는 좀 더 나았으리라 보지만 가관이었다.

매주 목요일 저녁 6시이면 정확하게 우리 집에 보고싶다는 핑계로 밥 먹으러 와서 9시 반이면 돌아가는 그 아이는 이제 만 한 달이 되는데 일요일에 1시간 영어 성경공부하러 교회에 가고(거기서 좋은 파트너 소개받아 화요일 저녁 3시간씩 영어성경 읽고 토론하는 시간 갖고), 나머지 8시간을 코너 스토어에서 캐셔로 일해 생활비 일부분을 벌고 있다.

어제는 저녁 식사 후 근처에 있는 High Park으로 산보를 갔다. L과 C 그리고 우리부부는 여러 재미있는 살아가는 이야기를 했고, 듣고 좋은 시간을 갖었는데 그 아이는 계속하는 이야기가 어떻게 하면 이곳에 살 수 있는 길을 찾을까 조급해 하는 것이다.

나는 이곳에서 여름만 되면 끊임없이 이어지는 바베큐 파티를 예로 들면서 석탄에 불붙이고 고기 굽는 부분에서 우리 한국인은 이곳 캐나다를 배워야한다고 설명했다.


처음 이곳에 왔을 때 나부터도 실수를 거듭했지만 바베큐 파티를 하면서 겪는 한국인의 성급함을 한번 설명해 보려고 한다. 우선 석탄에는 불이 그냥 붙지 않기에 오일을 촉촉이 뿌리고 적당히 오일이 쓰며들었을 때 불을 붙이고 검은 석탄이 하얗게되도록 기다렸다가 불이 제일 좋을때 고기를 올려 빠른 시간에 잘 구워야한다.

먹고 즐기고 놀다보면 석탄이 다 타서 재만 남으면 유유히 쓰레기통에 버리고 바베큐틀을 챙겨 집에 오면 되는데, 처음 온 그때의 나를 비롯한 많은 우리 동포들이 너무도 성급하여 석탄에 반쯤 불이 붙었을 때부터 고기를 올리기 시작해서 정작 제대로 불이 붙었을 때는 이미 고기를 다 먹어버렸고, 먹었으니 집에 가자고 졸라대어 급히 그 불을 끄느라고 물을 가져다 부으니 그 바베큐 틀이 얼마나 오래 가겠는가?

처음 일년은 한해 3개의 틀을 구입했는데 5년이 지난 지금은 작년 세일때 산 그 틀을 지금도 계속 사용하고 있고 아직도 부서지지 않는 한 계속갈 것이다. 아 바베큐 틀이여 영원하라.!!!!

중요한 것은 이곳 캐나다인의 심리를 이해하려면 바로 이 석탄에 불붙이는 것처럼 이들은 아주 느리고 힘들지만 한번 붙은 그 불은 천천히, 아주 강렬하게 태우며, 타오른다는 것이다.

이곳에서의 삶은 결코 만만하지도 않고 객기를 부려 될 일들도 아니고, 철저하게 계획하고 준비하여 보호받음 없이 세파에 떠내려가는 어처구니없는 일을 당하는 우를 되풀이 하지않는 지혜로움이 필요하다.

감(느낌) 으로 정치를 하고, 감(느낌)으로 모든 일들을 처리 해가며 급하게 살아왔던 그런 삶의 과거에서 이제는 벗어나서 철저하게 정보를 수집하고, 그것을 저장하고, 필요할 때 정확하게 분석해 내어 비록 느리게 보일런지는 몰라도 완벽하게, 구체적으로 접근해 들어가는 지혜로운 삶의 자세가 필요하다고 본다. 아마도 이러한 삶의 차이가 유대인들과 우리 한국인들의 삶의 차이가 아니었던가 생각해본다.

부디 C양으로 대표되는 우리 유학생들이 좀 더 차분하게 이곳에서의 삶을 객관적으로 관조하며, '객관적으로 나 자신과 한국을 보게 되었습니다' 라고 말하고 갔던 성호처럼 좀 더 여유롭게 이 대자연을 즐기며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 사람들인가를 생각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혹시 이 글을 읽으실 학생들이 계시다면 유학생들에게 자주 이야기 했던 한 토막을 생각 해 보기를 권합니다.

"이승만이라는 사람이 하와이 와이키키 해변을 힘없이 거닐고 다닐 때 누가 그 사람의 어깨위에 신생 조국 대한민국의 수장이 되리라 생각했을 것이며, 다다오 마사끼 인가하는 이름으로 일본육사를 다니던 그 박정희씨에게 조국의 운명이 걸려있으리라고 누가 생각했겠습니까?

지금 살아가는 당신의 어깨 위에 미래의 우리조국의 운명이 걸려 있는 줄 누가 알겠습니까? 그러니 자 힘내시고 다시 한번 어려운 현실의 벽 앞에서 한번 다시 힘차게 뛰어넘어 보십시다. 당신은 결코 당신 혼자가 아니며 우리는 더불어 함께 좋은 세상을 만들어 갈 수 있는 사람들임을 믿으면서 오늘도 영어공부에, 이곳에서의 삶에 더 증진하십시다.

멀리 타향까지 청운의 꿈을 품고 와서 살아가는 유학생 여러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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