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은 하늘, 하얀 구름이 푸른 나무들과 어울어지는 그림같은 풍경을 바라보고 있었다. 낮은 벽돌색 건물, 간간히 눈에 띄는 영문간판, 한적한 길. 영화 속에서 본듯한 그림이다. 영화 속이라면 앞에 놓인 문을 통해 자전거 탄 소녀가 행복한 미소를 띄며 들어가는 장면을 상상할 수 있으리라. 그러나 슬프게도 내가 바라보고 있는 곳은 부평 미군기지 이다. 6월 17일 3시, 5월 말부터 진행된 24시간 미군기지 감시단의 일정에 따라 신정문 앞에서 들고 나는 사람과 차를 확인하고 있었다. 웬 낯선 차가 감시단 앞에 섰다. 경계하며 쳐다보고 있는데 차 안에서 40대 남자가 내렸다. '또 무슨 이야기를 하려고 사람이 왔을까?' 예전에도 여러 차례 감시단이 차량번호를 적는 것을 가지고 시비가 붙은 것을 아는지라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었다. "뭘 적는 거요?" 낯선 남자의 물음에 수상하다는 눈빛을 보내며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 반문을 했다. 그러자 그 사람은 "사람 기다리고 있어요"라며 경계하지 말라는 웃음을 띄웠다. 부평미군기지 내에서 20년 동안 일했다는 그 사람은 "내 이 안에서 지내봐서 알지, 아이고 삐까뻔쩍하는 차들 번호 추적해서 혼줄을 내야해. 위 사람들이 문제라니까. 빠찡꼬다 뭐다. 돈 있는 사람들은 와서 펑펑 쓰고..." 그 안에서 일해왔지만 그놈의 미군기지는 빨리 사라져야한다고 한탄을 하기 시작했다. "억울하지. 우리 부모 형제들이 낸 세금으로 미군들이 떵떵거리며 살고 있으니... 사우디 같은 나라는 반미감정이 심해서 미군들이 기지 밖으로 나가지도 못하잖아. 맞아 죽는다고. 필리핀도 미군기지 내 쫒고... " 20년동안 기지 내에서 보고 들으면서도 한마디 할 수 없었던 울화를 쏟아놓고 있었다. 적어도 다른 나라는 땅세는 내고 있지 않냐며 우리나라처럼 우리가 세금들여 모시고 있는 나라는 없다며 "저기 주소가 샌프란시스코로 되어있어. 웃기는 거지. 윗 사람들이 정신 차려야 해. 있는 놈들은 저기 들어와서 영어수업도 해요" 허탈해 하기도 했다. "이렇게 일하는 사람들 보면 존경스러워, 부끄럽기도 하고... 난 그렇게 못하니까. 게다가 여자분들까지 나서서 하는데... "1년동안 농성장을 지킨것을 보았다며 시민단체 회원들이 자신을 바쳐 일하는 모습을 보며 많은 생각을 한다고 했다. 그는 기다리는 사람이 왔는지 가볍게 인사를 하고 차로 뛰어 들어갔다. 그가 가고난 뒤 두명의 미군이 내 앞을 지나가며 "안녕하세요?" 되지도 않는 발음으로 미소지으며 인사를 하더니 여전히 웃으면서 "썬 오브 비치!!"하며 지나갔다. 이게 현실이리라. "너희들을 지켜주마!"하고 노른자 땅위에 들어앉아서 우리를 놀려대며 피를 빨아먹는 놈들의 본모습이리라. 푸른 나무가 울창한 대한민국의 아니 부평구 산곡동 안의 샌프란시스코가 내 눈앞에 또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그 안에 들어서면 울창한 나무 덕분에 공기가 다르다는 미군기지를 바라보며 우리땅을 차지하고 있는 그들을 빨리 없애고 우리들의 공원이 만들어지는 날을 그려본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