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등록기업이 자사를 비방한 네티즌을 검찰에 고발했다.
엔터원은 28일 근거 없는 소문과 악의적인 루머를 증권정보사이트 팍스넷에 게시해온 네티즌 4명을 명예훼손 및 업무방해 혐의로 최근 검찰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코스닥 등록기업이 자사를 비방한 네티즌을 직접 검찰에 고발한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엔터원 김신환 관리팀장은 "지난해부터 이같은 게시물로 인해 회사측이 피해를 입었다"며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소송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엔터원 관계자는 고발된 사람 가운데 일부와는 합의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팍스넷 필명 '비수'라고 밝힌 한 네티즌은 28일자 경제신문에 사과광고문을 게재했다. 이 네티즌은 사과문에서 '2001년 1월부터 5월까지 사실과 전혀 다른 글을 수차례 올려 엔터원으로부터 고소당했으며, 본인이 게재한 내용은 사실과 전혀 다른 내용이며 잘못된 내용임을 지면을 통해 사과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그랑블루2001'이라는 네티즌 역시 28일 팍스넷 게시판을 통해 "'엔터원은 CJ엔터테인먼트에 인수된다' '정현준이 연합세력을 구축했었다' 등 사실과 무관한 글을 게재한 데 대해 사과한다"고 밝혔다.
또 '차칸메뚜기'라는 필명의 네티즌 역시 "엔터원측이 이야기하고 공시한 내용은 사실과 다르지 않고, 명백히 본인의 잘못된 정보 그리고 분석 등을 토대로 투자에 혼선을 끼치게 된 점을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회사 비방 네티즌, 검찰서 IP추적"
한 코스닥 기업이 회사를 비방한 개인투자자를 검찰에 고발한 일은 그 동안 소액주주의 권리 보장 요구에 수세적 입장을 취해 왔던 기업이 적극적으로 시시비비를 가리겠다는 것으로 해석돼 앞으로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특히 인터넷이라는 가상 공간과 익명을 내세워 근거 없는 비방과 터무니없는 루머를 퍼뜨리는 일부 투자자의 삐뚤어진 행태가 크게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일의 당사자인 엔터원(옛 디지탈임팩트)의 한 관계자는 28일 "근거없는 비방과 터무니 없는 루머가 인터넷에 게재되면 이를 본 투자자들의 전화가 수없이 걸려와 정상적인 영업활동이 힘들 지경이었다"면서도 "고소까지 한 것은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비방이나 루머를 올린 사람들이 어엿한 직장의 회사원이거나 한창 일할 젊은 사람들이어서 이들의 앞날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고 해결 과정에서도 이를 상당 부분 감안했다"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이번에 고발된 4명은 팍스넷 게시판을 이용해 '회사가 주가를 조작하고 있다'거나 '직원들이 도덕적으로 해이하다' '주가 조작 혐의가 있다' 등의 근거 없는 비방성 글을 올렸다는 것. 그런데 이들은 모두 20대를 전후한 버젓한 직장인이거나 전업투자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사과성 신문을 게재한 비수라는 필명의 투자자도 20대의 직장인이라는 것. 그러나 아직 법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한 사람은 자신을 '선구자'라든가 '애널리스트'라고 표현할 정도로 소영웅주의에 빠진 사람인 것 같다는 게 회사측 관계자의 설명이다.
회사 관계자는 그러나 "대부분은 어떤 특정한 의도가 있어서보다는 지난해부터 올해에 거쳐 주가가 하락하는 과정에서 화풀이하는 식으로 글을 올린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비록 화풀이성이긴 하지만 근거 없는 비방이나 루머로 정상적인 기업 활동을 방해하는 일이 끊이지 않아 결국 이를 바로잡는게 중요하다는 판단을 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엔터원은 이들을 고소하기로 자문 변호사와 결정한 후 검찰에 통보했고 이를 토대로 검찰에서 ID나 IP추적 등을 통해 이들을 찾아냈다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검찰에 고발하기 전에는 이들이 구체적으로 누구인지 알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앞으로 익명을 전제로 터무니없는 루머나 음해성 글을 게재하던 일부 투자자들의 행동이 크게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번 일은 정당한 소액 주주의 권리는 당연히 보장받고 존중돼야 하지만 근거 없는 비방이나 루머를 퍼뜨려 기업의 정상적인 경영을 방해하는 일부 삐뚤어진 투자자의 행태에 경고성 메시지를 던지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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