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과 함께 시간가는 줄 몰라요

영암군도기문화센터 지기상 씨

등록 2001.06.28 14:08수정 2001.06.28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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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암도기는 황토를 원료로 한 바이오 세라믹으로 강도가 뛰어나고 식생활 용기로 가장 적합합니다”

지난해 문을 연 영암군 도기문화센터에서 영암도기를 빚으며 ‘도자기사랑’에 푹 빠져 시간 가는 줄 모르는 지기상(池奇相·33·기능9등급) 씨. 그동안 도자기 제작을 위해 민간인을 공무원으로 특채한 적은 있지만, 현직 공무원 신분으로 도자기 제작에 뛰어든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

지 씨는 황토를 만지고 1250도의 불을 다뤄야 하는 고된 나날이지만 영암도기의 비법을 하나하나 깨우쳐가는 보람은 이루 말할 수 없는 기쁨이라고.

85년 공직생활을 시작한 지 씨는 영암도기 기술전수를 자청, 지난 해 2월 이화여대 도예연구소를 찾았다. 날마다 8∼10시간씩 황토를 만지며 도자기 제작기술을 익혔다.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흙을 만질 만큼 도자기의 매력에 흠뻑 빠졌다.

지 씨의 이같은 집념은 1200여년의 역사와 ‘숨쉬는 도자기’로써의 명예를 누려온 ‘구림도기’를 영암황토로 재현, 명맥을 잇기 위한 것.

지 씨는 요즘 날마다 100∼150개의 컵을 만든다. 그래도 수요를 감당하지 못해 뜬 눈으로 도자기를 빚는 일도 예삿일. 이곳에 전시·판매되는 컵과 잔 종류는 전부 그의 작품.

이처럼 지 씨가 짧은 기간 영암도기의 제작비법을 터득할 수 있었던 것은 그의 의지와 함께 이화여대 도예연구소에서 정년퇴임 하고 영암에 내려온 김정길 선생의 혼신을 다한 지도가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평.


올해 대불대 산업디자인학과에 편입, 전문적으로 도자기를 배우고 있는 지 씨는 “앞으로도 소명의식을 갖고 열심히 흙을 만지겠다”고 말했다. 벌써부터 주변에선 그의 작품에서 실용적인 멋과 전통도기의 소탈함까지 느껴진다는 평가를 받으며 어느덧 기대주로 성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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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찰이 일상이고, 일상이 해찰인 삶을 살고 있습니다. 전남도청에서 홍보 업무를 맡고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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