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게임단 법인화 추진 파장

위상·이권경쟁 놓고 '티격태격'

등록 2001.06.28 16:39수정 2001.06.28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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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4일 언론보도로 불거져 나온 '프로게임단협의회'(공동회장 서병문·김태호, 이하 협의회)의 사단법인화 설립 추진 움직임을 두고 파장이 일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파장의 근원지로 밝혀진 협의회는 지난 3월 20일 KTF(구 한통프리텔), 삼성전자, KTB네트워크, 더미디어, 한게임, 올더웹코리아, 아이비에스넷, 게임아이 등 8개사가 참가해 만든 임의단체이다. 협의회는 그 동안 여러 차례 모임을 갖고 회칙 제정, 임원진 선출, 회원사 모집 등을 거쳐 정식으로 출범해 KTF와 삼성전자를 회장사로 두고 있다.

협의회는 최근까지 리그업체 및 방송, 언론매체, 게임관련 단체와의 다각적 교류를 통한 업무협조관계를 유지해 왔고, 매월 정기모임을 갖고 게임단 홍보를 위한 공동 협조, 우수선수 확보 및 지원, 경기 관련 컨텐츠 공동개발을 추진해 왔다.

이와 달리 한국프로게임협회(KPGA·회장 김영만, 이하 KPGA)는 지난해 2월 19일에 문화관광부의 설립허가를 통해 정식 출범한 산하 사단법인단체이다. 5백만 게임의 소비자인 게이머들을 대변하는 단체를 자임하는 KPGA는 그 동안 프로게이머의 권익신장과 수많은 게임대회를 통해 국내 게임산업 활성화에 이바지해 왔으며 산하에 게이머협의회와 게임리그사협의회 및 등록위원회 등 3개 협의회를 두고 국내 게임리그를 총괄하고 있다.

사소한 원인 큰 파장 야기

그 동안 2년여 가까이 순항해 오던 게임리그 단체가 최근 들어 잡음이 일기 시작한 것은 협의회가 임의단체로서는 아무런 역할을 기대할 수 없다는 이유를 들어 사단법인으로 격상시킨다는 내부방침이 외부로 너무 확대 해석되어 흘러 들어갔기 때문.

이에 대해 협의회의 한 관계자는 "솔직히 우리가 임의단체로 인해 법적 실체가 없는 상황에서 운영상의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회원사 개별적으로 운영비를 충당하는 등 협의회라는 조직으로서 한 목소리를 제대로 내지 못해 몇 몇 실무자선에서 논의한 내용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처럼 사소한 내부적 문제 극복을 위한 행동으로 시작된 협의회의 사단법인화 추진배경은 크게 2가지로 풀이해 볼 수 있다.
먼저 법적 실체가 없는 말뿐인 조직체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사소하면서도 직접적인 문제로부터 시작된다. 그래서 협의회의 수장들이 아닌 밑에서 직접 실무를 담당하는 실무자급 선에서 가볍게 논의된 사항이 KPGA를 최대한 배제하고 자체적으로 운영해 나갈 수 있는 새로운 조직체를 구성한다는 것이 지금까지 알려진 시나리오였다.

또 다른 배경에는 대부분의 협의회 소속 회원사들은 국내서도 지명도가 높은 기업들이 주축이 되어 만들어진 조직이라는 점에서 그 동안 많은 스폰서쉽들이 이들에게 접촉을 시도했지만, 개별조직으로서의 한계로 인해 남모르는 손실을 감수해 왔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이와 관련 협의회 한 관계자는 "지금까지 알려진 것처럼 협의회 회원사들이 게임 리그사와 케이블 방송사 등에 끌려 다녀 그에 대한 반발심리로 법인을 만들려고 한다는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고 강조하고 "솔직히 추진 사업을 하는데 있어 많은 단체로부터 러브콜을 받았지만, 법적 실체가 없다는 점에서 한계가 없지는 않았다"며 솔직한 속내를 드러냈다.

하지만 이 내용을 접한 KPGA는 게임단협의회의 사단법인화에 정면으로 반대하고 있어 향후 처리 과정이 관심사다. KPGA 한 관계자는 "분명히 협회 산하에 프로게이머협의회, 게임단협의회 등을 둘 수 있도록 규정이 마련되어 있지만, 굳이 협의회가 자체 사단법인화를 추진하는 의도를 모르겠다"며 "전체적인 게임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라도 협의회가 추진하는 법인화 설립은 반드시 제고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협의회의 관계자는 "문제가 불거진 이후 협의회측에서도 파장을 우려한 적잖은 동요가 있었다"며 "이 시점에서 법인화 추진 논의에 대한 모든 사항은 잠정 중단된 상태"라고 밝혔다. 또한 "KPGA가 전혀 접촉을 시도하지 않고 가입서 한 장만 보내와 가입을 종용하는 등 일련의 모든 사태의 원인은 KPGA가 제공했다. KPGA가 기존의 틀을 유지하는 한 산하단체에 가입할 의사가 없다"며 여전히 법인화 설립에 강한 의욕을 보였다.

상호발전 위한 공조체제 필요

분명 협의회가 추진하고 있는 사단법인화 계획은 현실적으로 아무런 법적인 하자가 없다. '비영리법인등록규정'에는 관련 주무부처 산하에 다수의 관련 법인들이 설립되어 있어도 문제가 될 것이 없다고 제시되어 있다.

이에 대해 문화부 관계자도 "최근 규제개혁위원회가 동종의 사단법인 설립을 허가하지 않는 것도 일종의 행정규제라는 입장을 밝히고 있어, 만약 협의회측에서 허가신청서를 제출한다면 주무부처의 입장에서 충분히 타당성 검토는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처럼 프로게임관련 단체들이 보인 일련의 사태(?)는 자칫 양 단체의 위상과 이권경쟁을 위한 힘 겨루기로 비춰질 수 있다. 이로 인해 국내 게임산업 발전의 터를 닦아온 양 단체의 입지가 오히려 악화될 수도 있을 것이다. 따라서 '우리 협회만으로….' '우리가 새롭게….'라는 '집단이기주의'적 사고를 최대한 배제한 채 상호발전을 위한 공조체제를 확고히 하고 대승적 차원의 상생(相生)을 위한 노력들을 계속해 나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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