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주한미군 측에서 제안한 기지반환계획이 기존의 불필요한 공여지를 반환하는 대신, 경기북부 중심의 새로운 지역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져 파장이 일고 있다.
주한미군이 제시한 이번 공여지 반환계획은 연합토지관리계획 (Land Partnership Plan)에 근거한 것으로 한국에서 무상으로 사용하고 있는 공여지에 대한 재조정이 핵심이다.
이중 주한미군이 반환하겠다고 제시한 곳은 전국의 96개 지역의 전체 공여지 7445만평 중 4천만평이다. 4천만평 중에서도 3900만평은 파주, 동두천, 포천 등 지역으로 주로 기지 외곽에 있는 군사목적을 상실한 미활용 부지이고 실제 기지로 사용되는 전용 공여지는 1백만평에 불과하다.
주한미군이 '반환'을 얘기한 이번 연합토지관리계획은 기존의 주요 기지시설이 집중된 경기북부지역의 새로운 공여지 75만평을 요구하고 있어 실제 공여지 반환과는 무관한 것으로 보인다.
기지반환 말뿐, MD 위한 전력의 재배치
특히 경기도 화성시 매향리 '쿠니 사격장', 파주시 '스토리 사격장' 등 미군 전력의 핵심이던 주요 기지를 남겨둔 채 새로 75만평을 요구한 것은 미군 전력의 효율적 배치를 위한 통폐합 과정에 다름아니다는 것이 주요 미군기지 관련 단체들의 의견이다.
실제 부시행정부는 최근 MD(미사일방어체제)의 단계적 추진을 발표한 이후 미군 전력의 첨단화와 기동화를 꾀하고 있으며 이와 더불어 해외에 파견돼 있는 미군기지의 이전 및 통합에 소요될 예정인 11억달러를 책정했다.
지난 17일자 '성조'지에 보도된 내용에 따르면 '이번 기지반환과 주한미군의 감축은 별개'라고 지적돼 있어 실제 미군 전력의 재편을 위한 과정임을 여실히 보여준다.
이에 대구, 인천, 의정부, 원주, 평택, 춘천, 서울, 군산, 주한미군범죄근절운동본부, 녹색연합 등 10개 단체가 참가한 우리땅미군기지되찾기 전국공동대책위(이하 미군기지공대위)는 19일 성명을 내고 이번 공여지 반환에 대해 "정부가 기지 주변의 주민과 전체 국민의 여론을 외면하고 미국의 군사적 이익만을 대변하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번 공여지 반환은 실제 주한미군의 전력증강을 위한 재배치와 주한미군의 편의시설의 현대화를 통한 전력강화라는 게 미군기지 공대위의 의견이다.
미군기지로 인한 문제 해결에 정부가 나서야
미군기지 공대위는 "실제 기지 주변의 환경파괴와 주민의 인권을 개선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기지를 반환하는 게 아니며 지역 주민의 기지 반환요구가 지금보다 거세질 것에 대해 미군이 한국 정부에 떠넘기려는 속셈"이라며 분노를 금치 못했다.
미군기지 공대위는 또 "4천만평 중 75% 이상이 이미 개인의 토지인 사유지이므로 반환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미군이 주둔한 이후 환경오염이 심각한 지역은 미국이 원상복구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군산미군기지우리땅찾기시민모임 김민아 사무국장은 "이번 기지반환에 군산미군기지 등 주요 시설은 제외하고 수도권 도시 주변의 땅을 내놓으라 하는 것은 미국이 한국 정부와 국민을 무시한 처사이며 나아가 통일 후에도 계속 미군을 주둔시키려는 의도"라고 주장했다.
이번 공여지 반환에는 군산미군기지도 포함돼 있다. 그러나 실제 '반환'의 의미는 없다는 게 김민아 국장의 의견이다.
군산지역은 기지 내부인 전용공여지 230만평, 기지 바깥의 지역 공여지 100만평, 그 외 임시 공여지 등 총 350만평 중에 반환 협의 중인 52만평에 해당하는 곳은 지역 공여지로 실제 주민들이 농사를 지으며 거주하고 있는 사유지나 국유지에 해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민아 사무국장은 "지역 공여지 100만평 중에 52만평은 토지에 대한 권리를 행사할 수 있게 해주겠다는 것인데, 이조차 협의과정 등 알려진 바가 없다"며 "군산시나 국방부가 군사기밀이라는 이유로 군산기지반환과 관련된 내용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민아 사무국장은 "이번 주한미군의 공여지 반환 계획은 실제 반환여부보다도 주한미군의 철수와 미군 주둔으로 인한 환경파괴, 지역 공동체 해체, 소음으로 인한 축산물 피해 등 주민들이 겪고 있는 각종 미군문제에 정부가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덧붙이는 글 | 주간 전북인권소식 <평화와인권> 255호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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