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의 자칭 '쫄병기자'가 현 언론사 세무조사 정국과 관련 언론을 '쫓기는 굶주린 개(窮狗)'와 '매질 당하는 죽은 시체(死屍)'에 비유하며 정부를 맹렬히 비난하고 나서 논란이 일고 있다.
동아일보 대전주재 이아무개 기자는 지난 20일 (사)대전언론문화연구원이 발행해 이메일을 통해 전달하는 'DJ-TRUTH'(대전 진실)를 통해 이같은 '단상'을 밝혔다.
이 기자는 '정권이 언론을 매질하고 있다' '역사에 전세 사는 정권이 잠시 빌린 국세청과 공정거래위 검찰이라는 연장을 갖고 세상을 마계(魔界)로 몰아넣고 있다'며 '굶주린 개도 이제 물어 버릴 때가 됐다'고 거칠게 비난했다.
이 '쫄병기자'는 "자기를 성찰할 수 있는 단 한 번의 기회도 주지 않고 도망갈 곳 없이 쫓는다면, 곳곳에 홍위병을 배치해놓고 뼈까지 발라대겠다고 으르렁거린다면 물어야 한다"고 썼다.
이 기자는 "14일 자정께 동아일보 김병관 회장 부인의 사망소식을 듣고 성북동 고대 안암병원으로 달리며 이와 같은 생각을 떠올렸다"고 밝혔다.
추미애 의원의 독설과 관련해서는 "... 적어도 내가 양심 있는 기자라고 믿었던 후배에게 '너도 기자냐'라는 모독을 퍼붓고 개꼬리 감추듯 사과했다"며, "조속 재배된 푸성귀처럼 언론(기자)을 언론사 보듯 하는 무지를 드러냈다"고 일갈했다.
이같은 동아일보 '쫄병기자'의 입장은 동아일보 현장 기자들의 현 언론사 세무조사를 보는 시각의 일단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에 대해 이 기자와 '대학 동기이기도 하고 써클 동기이면서 신문사 동기이며 친구'라고 밝힌 대전충남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사무국장 우아무개 씨가 민언련 홈페이지 게시판을 통해 21일 이를 반박하고 나섰다.
우 씨는 "언론사 짬밥 12년차 중견기자가 이젠 물어버릴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면 그야말로 충격"이라며 "언론은 역사에 전세 살면서 펜과 마이크라는 연장을 갖고 세상을 마계(魔界)로 몰아넣었다"고 반박했다.
우 씨는 이어 "해방 이후 친일행각에 대한 성찰할 기회를 주었고, 4.19 이후, 6월 항쟁 이후 민중의 힘으로 언론 자유를 쟁취해 되돌려 주었을 때, 최근 세무조사결과 발표가 났을 때, 최근 동아일보 기자총회를 열었을 때 등 성찰의 기회는 얼마든지 있었다"며 "기회도 주지 않았다고 항변하는 것은 누가 봐도 억지다"고 되받았다.
우 씨는 또 "민족일보 폐간, 조용수 사장의 처형, 70년대 동아투위 등 정말 언론이 막다른 길에 몰렸을 때는 왜 언론자유를 얘기하지 않았냐"며 "우리 언론은 굶주린 개, 생명을 다한 개가 아닌 여전히 무소불위의 막강한 권력을 가진 집단"이라고 반박했다.
이 두 사람의 논쟁은 '막역한 친구' 사이면서 동아일보 중견 기자와 언론개혁을 주장하는 시민단체 중견 간부의 서로 다른 시각이라는 점에서 이 지역사회 일각에 널리 회자되고 있다.
다음은 동아일보 이 아무개기자와 대전민언련 우아무개씨의 글.
기자 단상 - '궁구막추 물편사시(窮狗莫追 勿鞭死屍)'
얼마 전 대전에서는 큰 별을 잃었다. 다름 아닌 고 서붕 박병배(瑞鵬 朴炳培) 선생의 부고다. 향년 84세이니 ˝살만큼 살았다˝고 할 수 있을진대 그의 삶을 가까이 지켜본 사람이라면 대부분 그의 사망을 아쉬워했다.
난 그를 딱 한 번 봤다. 그것도 먼발치에서. 96년 충남지방경찰청장이었던 이완구 씨가 15대 총선에 출마하기 위해 청장직을 떠날 때 이임식에 참석했던 그 모습이 기억난다. 안면 골격은 투박하고 머리는 아무렇게나 풀어헤친 모습으로 난 기억한다. 그의 소식을 다시 들은 것은 그로부터 몇 년이 지나서. 그의 장손과 호형호제하는 사이가 된 뒤부터 그가 병석에 누워있다는 사실, 그리고 대전예고와 서대전여고의 설립자이자 대전시교육청에 200억원 상당의 땅을 기증했다는 사실이 머리 한 쪽에 더욱 깊게 자리 잡았다.
서울시경국장, 국방부정무차관, 4-5-7-8-9대 국회의원, 민주통일당 총재대행 등 세상에서 누릴 것 다 누려본 사람으로만 여겼던 그를 난 존경하게 됐다. 그것도 그의 부고를 듣고 난 뒤에나 존경하게 됐으니 웃겨도 한참 웃길 일이다.
존경하게 된 이유는 더 우습다. 그의 가훈이자 좌우명 ´窮狗莫追 勿鞭死屍´. ´굶주린 개 쫓지 말고 죽은 시체에 매질하지 말라´는 그 문구가 나를 미혹하게 만든 것이다. 난 그 문구에 미수를 앞둔 한 인간이 평생 느끼고 깨달은 진리가 배어 있다고 믿는다. 세상을 살아가는데 지켜야 할 도리가 담겨 있고 도덕과 양심, 그리고 포용과 용서, 질서가 물씬 배어있는 표현이라 여긴다.
어쩌면 권력을 향유해 본 사람, 힘있고 돈있는 사람이 그렇지 못한 ´아랫것들´을 다루는 비법쯤으로 비춰질지 모른다. 항상 굶주린 개(狗) 신세이거나 수명을 다한 개 신세였다면 이 같은 말을 할 수 없는 법이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좌우명이 새롭게 와 닿는 것은 최근 항간의 일 때문이다. 싸울 줄만 알고 또 대립하기만을 좋아하고 또 상대방을 깔아 뭉개는 세태다.
최근 여당의 한 여성의원은 표독스러운 모습으로 족벌과 재벌양태를 띤 언론과 언론사에 독설을 퍼부었다. 숨길 것도 없다. ˝x같은 조선일보˝라고 거침없이 품어낸 뒤 적어도 내가 양심있는 기자라고 믿었던 후배에게 ˝너도 기자냐˝라는 모독을 퍼부었다. 그리고 뒷날에는 개꼬리 감추듯 사과했다. 야당의원들에게 ˝언론과 언론사를 헷갈리지 말라˝라고 해놓고 그는 언론(기자)을 언론사 보듯 무지를 드러냈다. 조속 재배된 푸성귀처럼.
국세청은 지방 언론사도 올해 안으로 세무조사를 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이를 걱정한다면 그야말로 자질구레한 걱정에 그칠 것으로 난 믿는다. 걱정이 오종종하게 보일 수 있으니 맘을 놓아도 될 것 같다는 얘기다. ˝언론이 어디 중앙뿐이냐. 언론개혁이 궁극적 목표라면 왜 지방은 예외냐˝라는 예봉을 피하기 위한 애드립(ad-lib)에 불과하다고 믿으니까.
정권은 언론에 매질을 가하고 있다. 역사에 전세 사는 정권이 잠시 빌린 국세청과 공정거래위 검찰이라는 연장을 갖고 세상을 魔界로 몰아넣고 있다고 난 믿고 있다. 도 아니면 모로 가는 형국인데 통합은 무엇이고 조절은 무엇이고 완충은 어디 있으랴.
14일 자정께 서붕선생의 빈소가 마련된 삼성의료원에서 몇 잔을 마시다 동아일보 김병관회장 부인의 사망소식을 듣고 성북동 고대 안암병원으로 달렸다. 물바다가 된 광화문 한복판에서 한 치 앞을 볼 수 없는 빗속을 가르며 내가 떠올린 생각.
´窮狗莫追 勿鞭死屍´.
언론을 굶주린 개로, 생명을 다 한 개로 빗댈 순 없지만 지금 형국은 그렇다.
쫄병기자의 예감은 이런 것이다. 굶주린 개, 쫓기는 고양이도 이제 물어버릴 때가 됐다고. 자기를 성찰할 수 있는 단 한번의 기회도 주지 않고 도망갈 곳 없다고 쫓는다면, 곳곳에 홍위병을 배치해놓고 뼈까지 발라대겠다고 으르렁거린다면 할 수 있겠나 물어야지.
세상에는 보이지 않는 질서가 있으니 인간답게 살라는 서붕선생의 글귀가 새삼 떠오른다. 작취미성(昨醉未醒)에서 떠든 소리니 그냥 넘겨도 좋다.
< 동아일보 이 0 0 기자 >
..........................................................
언론이 굶주린 개인가, 죽은 시체인가?
친구의 글에 대한 반박 글이라니 사실 가슴 아픈 일이기도 하고 선뜻 내키지도 않는 일이기도 하다.
그와 나는 대학 동기이기도 하고 써클 동기이면서 신문사 동기이기도 하다. 학교에 다니면서 혹은 신문사에 입사해서 그와 막역하게 지냈던 일들이 생각난다. 이 글을 시작하기 전부터 벌써 내 머리에는 사건기자 당시 의협심 하나로 밤낮을 가리지 않고 뛰어 다녔던 그의 모습이 생생하다. 물론 가는 길은 다르지만 지금도 여전히 그는 내 친구이다.
그리고 언론개혁을 열망하는 대전충남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의 회원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일들에 대한 친구의 시각에 대단한 문제점이 있다는 판단이 들고 작취미성(昨醉未醒)에서 떠든 소리니 그냥 넘겨도 좋다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냥 넘어갈 수 없다는 나름의 생각에서 글을 쓴다.
사실 난 서붕 박병배 선생에 대해 거의 아는 바 없다. 그가 대전의 인물중 가장 성공한 인물이라는 점 외에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그의 좌우명이 무엇이었는지, 주변에서는 그를 어떻게 평가하는지 잘 알지 못한다.
어쨋든 그의 가훈이자 좌우명이 '窮狗莫追 勿鞭死屍'(굶주린 개 쫓지 말고 죽은 시체에 매질하지 말라)라는 사실을 오늘에서야 알았고 그렇게 좌우명을 삼았던 것은 분명 그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기 때문이리라.
친구의 말대로 세상을 살아가는데 지켜야 할 도리가 담겨 있고 도덕과 양심, 그리고 포용과 용서, 질서가 물씬 배어있는 표현이라 여겨지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 표현을 최근 벌어지고 있는 언론사 탈세 비리에 빗대어 얘기한다면 그것은 아전인수(我田引水)이자 자가당착(自家撞着)적인 표현이 아닐 수 없다.
이 좌우명에 세상을 살아가는데 지켜야 할 도리가 담겨 있고 도덕과 양심, 포용과 질서가 배어있다면 그야말로 탈세한 기업에 적용해서는 안되는 말 중에 하나일 것이다. 나는 언론사에 대한 세무조사 결과를 지켜보며 언론사는 지켜야 할 도리를 전혀 지키기 못한 집단이라고 생각했다. 조선일보 기자들이 언론탄압 비난성명을 채택했을 때 언론인들의 도덕과 양심 실종은 막가는 데까지 갔다고 생각했다. 신문지면에 세무조사에 대해 색깔론과 지역론까지 제기하는 보고 포용과 질서는 이젠 끝이라고 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상을 살아가는데 지켜야 할 도리가 담겨 있고 도덕과 양심, 그리고 포용과 용서, 질서가 물씬 배어있는 窮狗莫追 勿鞭死屍를 언론사 탈세비리에 빗대어 얘기한 것은 그야말로 넌센스이다.
난 우선 친구의 글에서 어떤 한 사실(fact)을 가지고 진실(truth)을 호도하려 한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참으로 노련한 기자(본인은 쫄병기자라고 표현했지만)답게 구체적인 사실(최근 여당의 한 여성의원은 표독스러운 모습으로 족벌과 재벌양태를 띤 언론과 언론사에 독설을 퍼부었다. 숨길 것도 없다. ˝x같은 조선일보˝)을 적시하며 최근의 사태에 대해 자신의 입장을 피력했다.
그러나 이거야말로 사실(fact)만을 취사 선택한 것이고 진실(truth)은 어디에 갔는지 알 길이 없는 주장 아닌가? 그 여성의원이 욕을 한 사실(fact)과 탈세(truth)와 도대체 어떤 상관관계가 있다는 것인가? 그 의원이 욕을 하면 언론사가 저지른 탈세조차도 정당해지는 것인가? 욕설을 한 행위에 대해서는 비난이든 비판이든 좋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의원 개인의 자질 문제이지 언론사 탈세와는 거리가 먼 얘기다. 그런데도 마치 그 여성의원의 욕설이 언론의 탈세까지 면죄해주는 행위인 것처럼 신문의 지면을 도배해서는 안된다는 얘기다.
기자는 팩트를 갖고 총체적 진실에 접근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자신의 입장을 세우고 논리를 세우기 위해 일부 사실만을 가지고 전체를 이야기 할 수는 없다. 총체적 진실은 중요하지 않고 일부의 사실 하나만이 보도의 가치가 있다고 보는 마당에 통합, 조절, 완충이 무슨 필요가 있겠는가? 서로간에 입장이 다른 것은 당연한 것이라 하지만, '사실'조차도 자기의 편의에 따라 임의로 취사선택하여 붙인다면 도대체 어떻게 통합을 향해 나아갈 수가 있겠는가? 수구 재벌 족벌언론들이 '도' 아니면 '모'로 가는 형국인데 통합은 무엇이고 조절은 무엇이고 완충은 어디 있겠는가 하는 생각이다.
기업의 탈세를 비난하면서 자신들의 탈세에 대해서는 침묵하는 이 기가 막힌 진실에 그저 여성의원의 욕설행위라는 개인적인 사실에만 관심을 갖고 있는 신문사의 행태, 그런 행태가 친구에게서 똑같이 나타나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야말로 나만의 생각일까?
현재의 정권이 언론에 매질하고 있다. 그것이 사실일지도 모른다. 역사에 전세 사는 정권이 잠시 빌린 국세청과 공정거래위, 검찰이라는 연장을 갖고 세상을 魔界로 몰아넣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한 번 더 생각해보자. 정권은 역사에 전세를 사는 것이라고 치고 언론은 역사에서 무엇인가? 역사에 전세살기는 정권이나 언론이나 역시 마찬가지 아닐까?
정권이야 국민들이 선거를 통해 주었지만 언론은 독자들이 위임해 준 것 아닌가 말이다. 결코 언론이 신권임이 아닌 바에야 똑같다는 얘기다. 역사는 결단코 언론에 신권을 위임하지 않았다. 그동안 언론은 역사에 전세 살면서 펜과 마이크라는 연장을 갖고 세상을 魔界로 몰아넣었다고 난 자신한다.
어쨌든 정권이 언론에 매질하고 세상을 魔界로 몰아넣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러나 그것이 언론의 탈세를 정당화하는 근거는 결코 되지 못한다. 친구는 자기를 쫄병기자라고 스스로 낮추어 표현했지만 언론사 짬밥 12년차면 중견이다. 그 중견기자가 이젠 굶주린 개, 쫓기는 고양이도 물어버릴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면 이것이 바로 우리 언론 내부가 갖고 있는 생각이며 현실이리라. 그나마 건강한 생각을 갖고 언론인의 길을 걷고 있다고 생각한 친구마저 탈세비리 수사를 언론탄압으로 보고 있다는 사실은 그야말로 충격이다. 참으로 부끄러운 현실이다.
의료폐업 때도 느꼈던 일이었지만 자신의 일에 직면해서는 어쩔 수 없이 집단 이기주의로 흐를 수밖에 없는 우리 사회의 현실을 다시 한 번 절감하게 된다. 언론운동을 하면서 언론개혁의 주체는 언론인이어야 한다는 생각을 늘 가져왔지만 이기주의 앞에서는 그것도 별무 소용인 것 같다.
여기까지는 그래도 친구를 이해할 수 있었지만 정말로 실망한 대목은 다음이다. 자기를 성찰할 수 있는 단 한번의 기회도 주지 않고 도망갈 곳도 없이 쫓는다고 했다.
과연 그럴까? 그동안 성찰할 단 한 번의 기회도 주지 않을 만큼 언론을 코너로 몰아넣었을까? 아니다. 아니다. 이건 정말 아니다. 우리 사회는 지금까지 언론에 성찰할 수많은 기회를 주었다. 해방이후 친일행각에 대한 성찰할 기회를 주었고, 4.19 이후, 6월 항쟁 이후 민중의 힘으로 언론 자유를 쟁취해 되돌려 주었을 때 그들에겐 기회가 있었다. 뼈를 깎는 심정으로 자기고백을 했어야 했고, 자기 반성을 했어야 했다.
최근 세무조사결과 발표가 났을 때도 그렇다. 스스로 세무조사 결과를 공표하고 사죄했어야 했다. 최근 동아일보 기자총회를 열었을 때 자기 성찰을 했어야 했다. 기회는 얼마든지 있었다. 그런데도 기회도 주지 않았다고 항변하는 것은 누가 봐도 억지이다. 그리고 성찰을 하는데도 기회가 있어야 한다? 이 얘기는 마치 가뭄이어서 파업은 안된다고 하는 주장과도 같다.
더욱이 나를 분노하게 한 것은 홍위병이라는 표현이다.
그 표현자체가 잘못 쓰여지고 있기는 하지만(장경섭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사회주의체제 자체에 대한 근본적 자기반성을 추구했던 문화혁명 과정에서 극단적으로 나타난 홍위병은 방법상의 오류를 드러내긴 했지만 그 정신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보고 있음) 장기독재로 민주주의와 인권을 무자비하게 짓밟았던 박정희와 신군부를 예찬하고 추모한 수구·족벌, 재벌언론들이 홍위병인지, 활동비조차 제대로 받지 못하면서 잘못된 언론을 바로잡자는 시민단체들이 진정 홍위병인지 친구는 답해야 한다.
더 나아가 시민운동이 문화혁명의 홍위병이라면, 그리고 정권과의 야합을 통한 공격적이고 파괴적인 것(문화혁명 과정에서 홍위병은 공격적, 파괴적으로 나타나며, 이문열도 현재의 시민운동을 홍위병이라고 하면서 공격적, 파괴적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이라면 친구는 언론개혁을 주장한 시민운동으로 공격당하고 파괴당하여 죽거나 부상당한 자가 있다면 그가 누군인지 분명히 밝혀야 한다. 동아일보 김병관 회장 부인인가?
그래서 물바다가 된 광화문 한 복판에서 한 치 앞을 볼 수 없는 빗속을 가르며 떠올린 생각이 窮狗莫追 勿鞭死屍이었던가? (홍위병에 의해) 회장의 부인이 죽었다는 소식에 치를 떨며 "궁지에 몰린 고양이도 이제는 물어야 된다"고 다짐하고 다짐을 했던 것인가?
대단히 미안한 말이지만 회장 부인의 부음을 전해듣고 안암병원으로 급히 가는, 그리고 차 속에서 "이제는 물어야 한다"고 다짐하는 친구의 모습을 그려보며 난 언론사주의 홍위병을 떠올렸다. 마치 회장의 구속에 "사장님 힘내세요!"했던 중앙의 기자들과, 단 20분만에 기자총회를 거쳐 언론탄압 중단 성명을 발표했던 조선의 기자들을 보며 언론사주의 홍위병을 떠올렸던 것처럼…
어쨌든 동아일보 중견기자가 물어야 한다고 생각했다면 벌써부터 난 두렵다. 왜냐하면 우리 언론은 굶주린 개, 생명을 다 한 개가 절대 아니기 때문이다. 아직까지 우리 사회에서 언론은 무소불위의 막강한 권력을 가진 집단이다. 그 집단이 그렇게 생각했다면 이미 싸움은 끝난 것과 마찬가지이다. 길을 가는 사람들에게 물어보라. 언론이 굶주린 개, 생명을 다 한 개인지.
언론이 막다른 골목길로 몰렸을 때를 표현하고 싶다면 민족일보 폐간, 조용수 사장의 처형을 얘기하고 70년대 동아투위를 말하라. 그 때 정말 막다른 길에 몰렸을 때 정작 언론은 언론자유를 얘기했는지. 그 과거가 부끄럽지 않은가 말이다.
마지막으로 가신 님이 평생 좌우명으로 삼아온 글귀에 대해 더 이상 왈가왈부 하고 싶지도 않고 가신 님을 욕되게 하고 싶지도 않지만 엄밀하게 말하면 그 분의 좌우명은 항상 배고픈 사람들이나, 정말 막다른 골목에 서 있는 사람들에게는 배부른 자의 한가함으로밖에 들리지 않으리다.
친구의 글이 게재된 DJ Truth는 제호에서 그 의미가 풍겨나오 듯 대전의 진실을 알리는 매체일진대, 진실을 호도한 글이 게재돼 대단히 유감이라는 마지막 사족을 덧붙인다.
친구의 글을 읽고 잠시 흥분하여 단숨에 써 내려간 졸필인지라 다듬어지지 않은 표현이 군데군데 있음을 미안하게 생각한다. 최근에는 친구에게 자주 연락하지 못했다. 나머지 얘기는 소주 한 잔 기울이며 얘기할 기회가 있으리라 생각된다.
2001년 7월 21일
대전충남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사무국장 우ㅇㅇ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