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정배 의원 노무현 지지 선언

25일 부산에서..."개혁 후보로 정권 재창출하자"

등록 2001.07.25 09:28수정 2001.07.27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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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정배 의원은 부산 강연을 통해 "노 고문을 절대적으로 지지하지만, 이는 다른 사람에 대한 배타적 지지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 김영균
2002년 대통령 선거 레이스의 본격 시작을 알리는 '출발 신호'가 부산에서 울렸다.

민주당 천정배 의원은 7월 25일 낮 12시쯤 부산시청 근방 초밥집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오늘 내가 부산에 온 것은 노 고문을 적극 지지하기 때문이고 현재 당내에서도 (개혁세력이) 노 고문을 지지하고 있다"며 "내 생각에 국민의 정부가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점이 개혁이라고 한다면 개혁을 적극 지지하고 추진할 수 있는 노 고문이 다음 대통령으로 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천 의원은 그러나 "이것이 다른 사람을 반대하고 지지하지 않는 배타적 지지와는 다르다"면서 "현 개혁세력의 단합노력 여하에 따라 민주당의 승리, 개혁파의 승리는 상당히 긍정적으로 내다볼 수 있다"고 말했다.

천 의원은 또 "22일 노무현 고문과 김근태 최고위원의 회동에서 그런 얘기를 했다"며 "과거 80년대의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그 안에서 누가 후보가 되느냐는 중요하지 않다"고 개혁세력의 결집을 강조했다.

다음은 천정배 의원과 기자들의 일문일답이다.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에서 노 의원을 (대권후보로) 지지하는가?
"노 고문은 십수년 동안 우리 나라에서 여러 문제에 관해서 개혁의 원칙을 남이 보기에 고집스럽게 지켜온 특이한 정치인이다. 구체적으로 3당 합당 당시 압도적 지지를 받는 부산의원으로서 동참을 거부했다. 부산지역 선거 등에서 망국병이라는 현실적으로 넘어서기 힘든 지역주의를 타협하지 않고 넘어서려 했다. 현재 언론사 탈세 문제에서도 누구보다도 선도적인 노력을 하고 입장을 표명했다. 나도 변호사지만 변호사로서 대표적 소외세력인 노동자들의 인권향상에 헌신해 왔고, 그러다가 구속을 당했다. 늘 민주화, 정치개혁, 사회개혁 과정에서 선거에서 비타협적으로 일해왔다. 오늘 대권물망에 오른 것은 그런 과정이 쌓여서 승리의 밑거름이 되었기 때문이다.

두 번째로 노 고문이 가지고 있는 정치적 자질은 청문회 때 발군의 실력을 보였다. 정치인으로서의 우수한 자질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여권내부에 대권주자가 여러 명이다. 현재 개혁세력에 대한 당내 평가가 어느 정도인지도 걱정스러운 부분이 아닌가?
"당내 개혁세력을 협소하게 규정해서는 안 된다. 대권주자 물망에 오른 사람뿐 아니라 당내에 있는 개혁세력이 총집결해야 한다. 한편으로는 개혁적 세력이 대중적 지지를 받아야 하고 또 직접적인 대권후보가 아닌 사람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이들이 얼마만큼 해낼 수 있느냐가 문제다."

-그렇다면 당내 대권주자가 누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성공 가능성을 판가름하는데는 당내 경합, 조직 기반 등 여러 요소가 있지만 근본적으로 특정후보에 대한 국민적 지지에서 드러난다.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도 마찬가지였다. 현재 대권후보를 뽑는 대의원은 9천명에서 1만명정도다. 더구나 우리 당의 대의원들은 민주정통세력 출신이다. 그런 사람들이 뽑기 때문에 개혁세력의 승리는 틀림없다."


-김근태 의원과 노무현 고문 중에 누가 개인적 (대권) 욕심이 많나?
"그 부분은 사실 잘 모르겠다. 그러나 두 사람 다 개인적 이익 때문에 큰 역사적 대의를 무너뜨릴 분이 아니다."

-당내 경선이 되었을 때 현재 노 고문이 한계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 그 방안까지 생각해 봤느냐?
"나라고 해서 특별한 생각이 있겠느냐? 시간도 많이 남아 있고 각자 후보에게도 한계가 있다. 내년 선거에서도 지역주의가 기승을 부릴 것이다. 결국 개혁세력의 결집과 노력에 따라 어느정도의 결과를 이룰 수 있을 지 결정날 것이다."

-개인적으로 노 고문과 김 최고위원중 누가 더 대권주자가 되었으면 좋겠는가?
"두 사람 다 좋다. 중요한 것은 두 사람을 필두로 한 개혁세력의 결집이다."

-노 고문이 뜨니까 (천정배 의원이) 시류에 영합하는 것 아니냐?
"지금 부산지역에서 노 고문을 얼마나 지지하는가는 결과가 나와있다. 그러나 결국 선거는 전국에서 실시되는 것이고 시간도 일년 남아있다. 개혁세력의 연대는 현재 상황변화를 위한 사람들의 노력이 중요하다. 사실 부산분들이 노 고문을 썩 달갑게 생각하지 않는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노 고문은 부산시장 선거당시에 상당한 지지율을 획득했었다. 부산 시민들이 노 고문을 낙선시킨 것은 노 고문의 자질 등의 문제가 아니라 큰 틀에서의 지역주의가 문제다."


"'민주개혁연대'에서 개혁후보 선정"

▲개혁연대 공동대표 자격으로 참석한 영화배우 문성근 씨. ⓒ 김영균
천정배 의원의 노 고문 민주당 후보론은 여권의 대통령 후보가 안개 속에 가려져 있는 상황에서 한 의원이 특정 예비주자를 거론하면서 지지를 선언했다는 점에서 여권은 물론 정치권에 적지 않은 파장을 몰고 올 것으로 예상된다.

천 의원은 특히 민주당 내 개혁파 의원들의 중심축 가운데 한 사람이어서 그의 노고문 지지선언이 당내 개혁세력의 뜻을 담은 것인지, 그리고 개혁 의원들의 연쇄 지지선언으로 이어질지에 비상한 관심이 모이고 있다.

천 의원은 또 이날 오후 3시 부산 아리랑관광호텔에서 '민족화해와 지역통합을 위한 개혁연대' 부산지부가 주최하는 강연회의 연사로 초청돼 앞서 열린 기자간담회보다 한층 강한 어조로 노무현 민주당 대통령 후보론을 설파했다.

천 의원은 강연에서 "우리에게는 두 가지 과제가 있는데, 하나는 현재 국민의 정부가 성공리에 임기를 마쳐야 하고, 두 번째는 개혁정부 탄생을 이끌어내야 한다"며 노무현 고문에 대한 강한 지지를 표명했다.

천 의원은 또 "당내외의 개혁세력이 모두 참여하는 가칭 '민주개혁연대' 결성"을 제안했으며 "'민주개혁연대'는 당내 경선 및 대선에서의 승리 가능성 등을 객관적으로 평가해 민주적 절차에 따라 개혁후보를 선정하고 그가 승리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노무현 상임고문을 "국민들에게 새로운 정치 비전을 설득할 만한 탁월한 정치인"이라고 설명하고, "노 고문이 있기 때문에 내년이 개혁적 정권 재창출의 호기"라고 말했다.

이날 강연회에는 영화배우이자 개혁연대 공동대표인 문성근 씨, 민주개혁 국민연대 배다지 대표가 참석했으며 부산시 수영구, 동래구, 사하을, 사하갑, 서구, 기장을 등 민주당 부산시 지구당 위원장들과 당원 200명이 자리를 메웠다. 그러나 노무현 고문은 참석하지 않았다.

또 천 의원은 강연이 끝나고 5시경부터 부산지역 개혁세력 지도자들과 만나 자신의 입장을 설명하고 노 고문에 대한 지지를 부탁할 예정이다.

한편 천정배 의원의 노무현 지지 발언과 관련 민주당 전용학 대변인은 이날 오후 <오마이뉴스>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의원 개인이 (대선 후보에 대한) 지지 의견을 표명할 수는 있지만 시기적으로 대권 논의 자체가 아직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대선 국면을 조기에 과열시키는 결과를 가져오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우려했다.


'50대 트로이카' 대권경쟁 촉발

▲ 민주당 노무현 상임고문
ⓒ 오마이뉴스 노순택
천 의원의 이런 공개적인 노무현 민주당 대통령 후보론에 청와대가 어떻게 반응할지 주목되고 있다. 노무현 고문측은 최근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언론정국에서 보수언론의 눈치를 보지 않고 '바른 말'을 해온 노 고문이 김대중 대통령과 여권 핵심부의 '지지'를 계속 받아오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런 흐름을 타고 노 고문측은 "생각이 있고 인기도 좋은데 당내 기반이 없다"는 그 동안의 지적을 만회하기 위해 최근 몇 달간 조직력 강화에 힘을 써왔다. 노 고문측의 한 관계자는 "당내 개혁파 의원들의 움직임은 노무현 외에는 대안이 없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노 고문은 지난 22일밤 인사동의 한 음식점에서 김근태 최고위원과 3시간 가량 만찬회동을 갖고 '경쟁 속 공조'를 다짐하기도 했다.

어쨌든 천정배 의원의 이날 선언은 대선을 1년5개월여 남겨둔 상태에서 여권 예비후보들, 특히 50대 트로이카인 노무현 고문, 이인제 최고위원, 김근태 최고위원 간의 대선경쟁에 불을 지필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본격적인 세불리기에 나선 노 고문에 대한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의 반응도 주목된다. 이회창 총재는 그 동안 노 고문의 '도전'에 '상대할 가치가 없다'는 식의 반응을 보여왔다.

이 총재는 7월 23일 기자들과의 오찬간담회에서 언론사 세무조사와 관련, 자신에 대한 비난공세를 펼쳐온 노 고문에 대한 인물평을 주문받고 "세월이 더 지나면 모를까 아직은 모르겠다", "노 고문이 여당 (대선) 후보로 나오면 우리 당에선 허태열 의원(지난해 16대 총선의 부산 북-강서을 선거에서 노 고문을 누른 사람)이 나가면 되겠군"이라고 말했다고 24일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한편, 천정배 의원은 이날 부산으로 내려가기 전 오전 9시 20분쯤 <오마이뉴스> 기자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나는 노무현 고문을 절대로 지지하지만 오늘 강연에서 직접 이름까지 거론하면서 지지를 하는 것보다는 개혁후보가 나서야 한다는 정도로 이야기할 수도 있다"고 했지만, 사실상 노무현 고문을 지지할 것을 시사했었다.

이날 강연을 주최한 개혁연대 부산지부는 부산 개혁세력들의 모임.

전국조직을 모색하는 개혁연대는 영화배우 문성근 씨와 문재인 변호사(부산 민변 대표)가 공동대표를 맡고 있으며, 민주당과 민주당 바깥의 개혁세력이 연합해 2002년 대선에 공동대응하자는 취지로 지난 6월 27일 사무실 개소식을 했다. 오는 9월 중순경 공식발족할 예정인 개혁연대에는 송영길, 임종석 의원 등 현역의원 7-8명이 참여하고 있다.

다음은 이날 천정배 의원이 강연회에서 민주당 대권후보와 관련해 언급한 내용 요약이다.


개혁정권의 재창출 방안

- 다음 정권은 국민의 정부의 개혁의 성과를 계승·발전시킬 뿐만 아니라 새 시대가 요구하는 새로운 개혁과제를 추진할 수 있는 철저한 개혁 정권이 돼야 한다.
- 다행스럽게도 그런 정권을 재창출할 수 있는 유력한 후보자들이 있어 개혁정권의 재창출 가능성이 매우 높다.
- 그 후보자들 기타 개혁세력은 당내 후보경쟁에 우선해 개혁세력의 총 단결을 이루어야 한다. 과거 80년대의 실패를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 당내 경선 승리를 위해 조직적으로 협력해야 함은 물론 그것에 그치지 않고 정치노선과 정책까지도 공동 개발·추진해야 한다. 당내외의 개혁세력이 모두 참여하는 가칭 '민주개혁연대'를 결성할 것을 제안한다.
- '민주개혁연대'는 당내 경선 및 대선에서의 승리 가능성 등을 객관적으로 평가해 민주적 절차에 따라 개혁후보를 선정하고 그가 승리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물론 후보자들은 민주개혁연대의 민주적 결정에 승복할 것을 미리 서약해야 한다. 민주개혁연대는 다음 정권에서도 개혁의 견인차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을 보장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서 후보자들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 개혁세력은 정권 재창출을 위해 실질적인 자세, 열린 자세를 지녀야 한다. 최선의 가능성이 없을 때는 차선을 선택하는 것을 마다하지 않아야 한다. 최선을 고집하다가 최악을 불러오는 어리석음을 범해서는 안 된다. 그러므로 우리는 당내 경선이 파괴적인 방향으로 흐르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부산지역은 민주화세력의 중심지

- 국민의 정부는 역사상 최초의 개혁정권이다. 구 기득권세력의 선동이나 지역정서에 영향 받지 말고 담대하고 적극적으로 도와야 한다. 비판을 하더라도 지지를 위한 비판이어야 한다.
- 부산지역은 1980년대에 이르기까지 민주화세력의 중심지였다. 그러나 그 후 영호남은 비합리적 지역감정에 사로잡혀 하나의 민주개혁세력으로 뭉치지 못하고 도리어 서로 적대하게 됐다. 그로 인해 역사의 발전이 얼마나 저지됐는지를 우리는 뼈저리게 인식하고 있다. 더 이상 이런 잘못을 되풀이하지 말자.
- 386세대를 비롯한 민주화 주역들이 민주개혁의 성공을 위해 다시 한번 나서야 할 때이다. 희생과 헌신이 절실히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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