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대통령의 '교육 개혁 의지'

등록 2001.07.25 11:08수정 2001.08.14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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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에서는 벌써부터 국민의 정부에 대한 '레임덕'(권력 누수) 현상을 운운한다. 하지만 김 대통령의 교육 개혁 의지는 오히려 임기 초보다 더 강도 높은 대안을 제시하고 있어 관계부처의 고충은 삼복 더위보다 한층 더하리라 생각된다.

물론 그 동안 교육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갖고서 교육 개혁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온 것은 사실이지만, 이런 메가톤급의 정책 발표는 그 여파 역시 엄청난 파장을 불러올 것임에 틀림없다.

지난 20일 청와대에서 당·정·교육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한완상 교육부총리로부터 '교육여건 개선 추진 계획' 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김 대통령은 집권 후기에 즈음하여 교육개혁 의지를 다시 한 번 천명했다.

특히, "'교실 붕괴, 사교육비 증가, 기초 학문 붕괴 등 교육 위기론이 대두되어 국민에게 불안감을 주고 있는 일은 매우 안타깝다"라는 대통령의 말은, 붕괴 직전에 놓인 우리 교육 현실의 문제점을 정확히 진단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획일적인 교육 시스템에서 다양한 교육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한 원인 지적과 함께 이에 대한 대응책으로 학생들의 학습 부담을 줄이고, 학부모들의 사교육비 부담을 감소시키는 등 공교육 내실화를 기하기 위한 범정부적 차원에서의 개선 방안을 지시한 것이다.

이러한 교육 여건 개선을 위해 무려 총 16조5천억 원의 천문학적인 교육 재원이 소요되며, 기확보액이 12조3천억 원이고, 추가 소요액이 4조2천억 원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는 2004년까지 연차적으로 확보할 예산일 뿐이다.

물론 소요 예산에 대하여 교육인적자원부에서는 재정경제부 및 기획 예산처와 합의한 사항이라고 하지만, 머지 않아 정권 교체라는 대의명분이 도사리고 있는 시점에서 자칫 실현 가능성이 적은 정책에 불과하지 않을까 염려스럽다. 우리 국민은 마치 물에 빠진 사람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이 교육 정책이 좌절되지 않고 꿈과 희망의 실현으로 이어지길 간절히 염원하고 있는데 말이다.


역대 대통령을 불문하고 어떤 명목으로든지 교육에 관한 장밋빛 정책 제안은 항시 있어 왔었다. 그 결과 백년대계는커녕, 임기 중에도 일관성을 유지하지 못한 불찰로 우리는 뻔한 희생양이 되어온 것도 교육의 역사이다. 그 덕분(?)에 이제 웬만한 정책 발표쯤은 눈도 깜짝하지 않을 정도로 정책 불감증에 대한 면역성을 갖게 되었다.

이번에 발표된 '교육여건 개선 추진 과제' 역시 너무도 거창하고 획기적인 것으로, 당초 예정보다 일정이 앞당겨지고 목표도 상향 조정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식 정보화 사회에 부응하기 위해 추구해야 할 과제임에는 틀림이 없지만, 이러한 과제를 추진하기 위한 교육 현실을 고려할 때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는 것이 결코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보잘 것 없는 꾀병을 침소봉대하듯 다루고, 생사가 걸린 중병을 대수롭지 않는 것쯤으로 처치를 한다고 가정해 보자. 그야말로 생사가 뒤바뀌는 엄청난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그러므로 지금부터라도 정책이 추진되기 위해서 경우에 따라 각계각층의 전문가, 교사, 학부모 및 학생들에 이르기까지 수차례의 폭넓은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 수정·보완하여 최소한의 시행 착오를 줄여야 할 것이다. 아무리 훌륭한 정책이라도 재정적 뒷받침 없이는 '빛 좋은 개살구'에 불과할 따름이므로 당장 투입해야 할 교육 재원이 있어야 한다.

물론 추경 예산을 편성하고 기채를 발행하는 등 다양한 재원 확보 방안이 마련되어 있겠지만, 한정된 예산 때문에 어려움은 뻔한 것이다. 따라서 금번 정책이 지속적으로 추진되기 위한 확실한 방법은 현정부가 정권 재창출을 하는 방법 이외에는 다른 대책이 없는 듯 보인다.

그렇다고 차기 대통령 선거 공약 사업도 아닐 테고 현정부 임기 동안이 아닌, 오는 2004년까지 교육의 백년대계를 위해 이러한 정책과 정부가 건재할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 그러므로 주기적으로 발표되는 추진 계획들이 더 이상 일회성이 아니라, 연속성 있게 추진될 수 있도록 지금부터라도 우리 모두의 지혜를 모으고, 재정을 확보하기 위한 온갖 노력을 아끼지 않아야 할 것이다.

필자는 무엇보다도 이런 수정·보완의 과정 속에서 훌륭한 교육 백년대계의 청사진을 제시한 만큼 대통령의 신실한 교육 개혁 의지가 추진되어, 우리의 아이들이 더 이상 입시 지옥이 아니라, 교육 천국에서 살게 될 날이 멀지 않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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