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안양에서는 이번 수해로 인한 복구작업이 한창이다. 그러나 피해주민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란 속담을 되풀이하고 있다.
안양시 2천여 가구의 침수현장 대부분은 이미 수해를 예상했던 곳이었지만 시(市)의 대비책은 전무했다는 것이다. 안양시의 수해현장, 그리고 그 현실을 들여다보기로 하자.
안양시 석수2동 현실
이번 수해로 3백여가구가 침수피해를 입게된 안양시 만안구 석수2동.
역시 안양2동과 마찬가지로 사전에 수해대비에 손 썼더라면 큰 참변을 겪지 않았을 곳이라는 주장이 주민들에게서 쏟아지고 있다.
이 지역은 안양시의 천변주거지 가운데 비교적 높은 지대에 취락지구가 형성돼 있어 번번히 하천변의 수해가 발생되던 평년의 장마기간동안 단 한차례도 피해가 발생되지 않았던 곳이다.
하지만 석수2동 주민들은 아이러니하게도 지난 5월부터 올 여름 폭우에 앞서 안양시와 만안구청 등에 수해방지대책을 마련해달라는 민원을 수차 제기한 바 있다. 민원제기의 이유는 바로 주택가 앞에서 진행되고 있는 경부고속철도 석수터널 공사 때문.
이 마을 주민 변순만(43. 자영업) 씨는 “올해 경부고속철도의 서울과 안양-대전구간을 잇는 철로공사가 진행되면서 석수2동의 산자락을 허물어냄에 따라 장마피해를 우려한 주민들은 시에 방지대책을 요구해왔다”고 밝혔다.
당초 주택가와 20여미터 떨어진 와룡산에서는 터널공사를 위한 터파기 등 기초작업이 한창인 가운데 주민들은 향후 호우가 지속될 경우 토사가 유출돼 마을을 덮칠 것이란 예측을 세웠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측은 수해방지를 위한 주민의 민원에 대해 건설시공업체와의 의사타진문제만 전전했을 뿐 별다른 손을 쓰지 못했다.
주민들의 우려가 현실로 닥쳐버린 지난 14일 새벽 3시.
경부고속철도 공사로 파헤쳐진 와룡산의 토사는 인근 취락지역의 도로를 덮쳤고 삽시간에 불어난 빗물은 반지층과 저지대 1층으로 흘러들었다. 곳곳의 하수관과 우수관은 흘러내린 토사로 막혀버렸고 이내 빗물이 주택가로 밀려왔다는 것이 주민들의 주장이다.
또 가득찬 빗물에 의해 이 마을 L아파트 주변에 있던 이용호(34) 씨가 감전사하는 사고도 발생했다.
이번 석수2동 수해주민대책위 안효광(38. 회사원) 씨는 “당시 지방출장중인 상황에서 자녀들로부터 전화를 받고 서둘러 귀가해보니 마을 전체가 마치 풀장과 같은 실정이었다”고 당시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안 씨는 “이번 사고의 원인이 터널공사장에서 흘러 내린 엄청난 양의 토사가 마을 하수구를 막게됨에 따라 빗물이 미처 빠져 나가지 못해 이같은 침수피해를 입게됐다”고 주장했다.
더구나 일부 주민들은 이번 폭우로 와룡산이 유실되는 것을 은폐하기위한 공사현장의 파행을 목격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익명의 한 주민은 “당시 공사현장 인부들이 피해원인자로 지목될 것을 우려했는 듯 유실되는 토사를 끌어 모아 도로변 하수로에 쏟아버리는 것을 목격했다”고 털어놓았다.
이러한 일련의 상황에 격분한 주민들은 지난 15일 오후부터 안양시청사에 모여 시장 면담을 요구하며 항의농성을 벌였다.
그러나 새벽까지 이어진 이날의 항의에서 안양시측은 명확한 답변을 제시할 수 없다며 말을 아꼈고 끝내 건설업체와의 진상조사를 통해 응당조치와 보상처리를 진행하겠다고 주민항의를 일축해버렸다.
현재 주민들은 철저한 진상조사와 책임자 문책하고 피해주민에 대한 철저한 보상을 요구하고 있는 실정.
하지만 뚜렷한 답변 없이 조사작업만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주민들은 무능한 시정(市政)에 분통만 터뜨릴 뿐이었다.
“기자양반, 분노한 주민들이 발을 동동 구르는 마을에서 시(市) 공무원이 뭐라는지 압니까? ‘아니, 사람이 죽어나가는 마당에 집에 물 찼다고 저한테 항의하면 어쩌라는 겁니까?’… 이게 위로하는 건가요, 시비거는 건가요?”
덧붙이는 글 | 다음 기사에서는 안양시의 예산부족을 이유로 미뤄진 역류방지대책에 의해 올해 역시 피해를 입게된 안양시 만안구 석수3동의 수해내용을 전하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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