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은 어디로 가야 하나

성남시 복정동 13세대 주민 삶의 터전 없어질 판

등록 2001.07.26 16:20수정 2001.07.26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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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참하게 찢기어 나간 집 한 모퉁이에 고기를 구워 마지막 식사를 하면서도 자신의 집을 부수는 사람들에게 식사를 권하는 아이러니. 철거당해 삶의 터전을 상실한 채 죽음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던 난장이.

70년대 산업화와 도시 소외 계층의 문제를 다루고 있는 소설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의 주인공 난장이는 그렇게 재개발이라는 이름으로 삶의 터전을 유린당한 채 살아갔던 70년대 삶의 모습을 생생히 담고 있다.

30여년이 지난 오늘도 비록 무허가 비닐하우스지만 따뜻함과 위안을 주는 집이 강제 철거되는 사람들이 있다.

성남시 복정동에 사는 13세대 주민이 그들이다. 현재 이들은 성남시의 토지구획정리사업으로 8월 7일까지 자진 철거하지 않으면 7일 성남시에서 강제철거 할 예정이다.

특히 이 13세대는 무허가 비닐하우스 세입자들로 공공용지의 취득 및 손실보상에 관한 특례법(공특법)에 의해 법적인 구제를 받을 수 없다. 또한 다른 삶의 터전을 마련할 수 있는 여력도 없는 도시빈민이다.

이에 성남시는 주민들의 상황을 고려해 건설교통부에 이주대책비에 대해 6월 2일 질의를 했지만 건설교통부에서는 아직 대답이 없다고 한다. 결국 성남시의 대책이라고는 이사비용 57만원을 지급한다는 것 뿐 뚜렷한 대책이 없다는 것이다.

세계인권선언 제 25조 1항을 보면 “사람은 누구를 막론하고 의식주, 의료 및 필요한 사회적 시설을 포함하여 자신 및 그 가족의 건강과 안녕을 유지함에 충분한 생활수준을 보유할 권리를 가지며 실적, 질병, 불구. 배우자의 상실, 노쇠 흑은 기타 불가항력의 사정으로 인하여 생활의 곤궁을 받을 때에 생활보장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라는 조항이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 도시빈민에게는 아직도 먼 얘기다.
13세대 주민들의 요구는 단지 자신들 스스로 삶의 터전을 꾸릴 수 있을 때까지 가족들과 함께 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달라는 것이다.

하루 벌어 하루 사는 이들에게 비록 천막일지라도 서로를 의지하고 따스하게 살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것은 삶의 의지를 북돋우는 힘일 것이다.


하지만 성남시는 할 만큼 했다는 말뿐 적극적인 대책없이 이미 계약을 끝낸 용역회사와 전투경찰, 119 등 400여명을 동원해 강제철거 할 예정이어서 13세대 주민과 격렬한 마찰이 예상된다.

사회적 약자를 보호해야 하는 시에서 오히려 최소한의 주거공간 마련도 없이 강제로 철거한다면 13세대 시민들이 가정은 파탄나고 가족은 뿔뿔이 헤어질 수밖에 없는 결과가 초래된다.

이에 성남시에서는 최소한의 주거공간 마련을 위해 적극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

30여년 전 하루 벌어 하루 사는 가난한 난장이가 하루하루를 즐겁고 행복하게 살 수 있던 것은 초라하지만 그들의 집을 짓기 때문이며 난장이에게 '집'이란 평화와 안식과 사랑이 있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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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지에서 사회부 기자로만 17년 근무해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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