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한총련 대의원에 대한 경찰출두요구에 '경찰출석 투쟁'을 통해 한총련 이적규정의 부당성을 따지겠다고 선언한 충청총련 대의원 8명에 대해 충남경찰청이 긴급체포를 통해 수사를 진행해 지역 사회단체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특히 이 과정에서 구금 상태의 학생들을 면회하러 간 대전 민가협 홍성순 회장 등 3명이 경찰과 몸싸움 과정에서 1명이 실신하고 2명이 부상을 입는 사태가 발생 물의를 빚고 있다.
당초 박성은(충남대학교 부총학생회장) 씨 등 8명의 충청총련 대의원은 '경찰서에 출석해 한총련을 탈퇴하고, 이후 활동하지 않겠다는 진술서 등 제출시 사법처리 않겠다'는 단서조항이 들어 있는 경찰의 출석요구에 대해 "사문화된 국가보안법을 적용, 한총련을 이적규정한 것은 부당하다"며 25일 기자회견을 갖고 같은 날 오후 2시 충남경찰청으로 자진출두했다.
그러나 충청총련 대의원들의 뜻밖의(?) 자진출두에 이들의 신병 처리를 고심하던 충남지방경찰청은 25일 밤 11시 50분경 일단 이들 대의원들이 한총련 탈퇴 의사가 없음을 확인하고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자'라는 이유를 들어 긴급체포하고 수사에 들어갔다.
긴급체포된 충청총련 대의원들은 대전보안수사대에 5명을 비롯해 조치원, 천안 보안수사대에 각 2명과 1명이 조사를 받고 있으며 26일 오후 1명의 대의원이 탈퇴 의사를 밝히고 귀가조치됨에 따라 현재 7명의 학생이 구금돼 있는 상황이다.
자진출두한 5명의 대의원을 수사 중인 대전보안수사대의 한 관계자는 "한총련의 이적성은 이미 판례에서도 드러난 바 있고 한총련의 강령은 변한 것이 없다"며 "출석요구서에 응하지 않을 경우 수배를 내릴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자진출두한 학생들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자로 수사 시간을 벌기 위해 긴급체포하게 됐다"고 밝혔다.
긴급체포제도란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이 피의자가 사형·무기 또는 장기 3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에 해당하는 죄를 범하였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고, 구속사유가 있는 경우에 긴급을 요하여 체포영장을 발부 받을 수 없는 때 미란다 원칙을 적용하여 그 사유를 알리고 영장 없이 체포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이다.
이 경우에도 긴급체포한 때로부터 48시간 이내에 판사에게 긴급체포서를 첨부하여 구속영장을 청구해야 한다.
그러나 경찰의 이러한 조치는 국가보안법에 대한 개폐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시점이라는 점과 '출석요구서'에 대해 경찰이 8월 5일까지 기한을 연장시킨 상황에서 아직 공식적인 수배 상태가 아닌 이들 대의원에 대해 긴급체포를 통해 강제 구금한 것으로 이에 대해 학생 및 사회단체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안은찬 대전충남 범민련 부의장은 "한총련은 매년 구성원이 변동되기 때문에 현행법으로 9기 한총련 대의원들에게 이적단체 구성, 가입혐의를 적용해 국가보안법을 들이대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처사"라며 "특히 자진출두한 학생들을 귀가조치시키지 않고 긴급체포를 통해 강제 구금한 것은 지나친 법 적용"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경찰은 이들 대의원을 상대로 한총련 대의원 대회 및 출범식 참가 여부와 함께 대학의 등록금 투쟁 및 일상적인 학생회 활동까지 국가보안법의 저촉 여부를 조사한 것으로 나타나 조사과정에서 무리하게 국가보안법을 꿰맞추려 했던 것이 아니냐는 의혹 마저 일고 있다.
26일 경찰의 조사를 받고 있는 한 학생에 따르면 "경찰이 수사과정에서 이적활동 여부에 초점을 맞추고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심지어 등록금 투쟁 자료집과 전학대회, 농활 등 일상적인 학생회 활동까지 문제삼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자진출두한 충청총련 소속 대의원들에 대한 긴급체포 소식이 알려지자 대전 민가협과 범민련 대전충남 본부 등 사회단체 관계자 및 학생 20여명은 조사를 받고 있는 대전보안수사대를 찾아가 학생들의 즉각 귀가 조치 및 면회를 요구하며 항의방문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면회를 하기 위해 보안수사대로 향하던 대전 민가협 홍성순 회장과 장석정 범민련 고문 등 3명은 갑작스런 경찰의 저지로 이를 뿌리치는 과정에서 1명이 실신하고 2명이 허리를 다쳐 충남대병원으로 후송되는 사태가 발생 참석자들이 강하게 항의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대전민가협 임나리 간사는 "경찰이 조사가 끝난 2명의 학생과 어머님이 찾아온 박성은 학생의 면회를 먼저 시켜주겠다고 해 들어가는 과정에서 경찰이 갑자기 대표단을 밖으로 밀어내 부상을 당했다"며 "대부분 칠순에 가까운 고령자인 대표단을 이렇게 할 수 있냐"며 강하게 항의했다.
그러나 경찰 관계자는 "조사가 끝난 학생들의 면회에 앞서 한 학생의 어머니가 왔다고 해 먼저 들여보내는 과정에서 학생과 사회단체 사람들이 갑자기 밀고 들어와 이를 막는 과정에서 일이 발생했다"며 책임을 항의 방문단으로 돌렸다.
이후 부상자에 대한 치료비 및 사과를 요구하는 대표단의 항의가 계속되자 경찰청 보안 3계장은 명확한 답변을 회피한 채 "감찰 조사 등을 통해 당시 상황에 대한 책임 소재를 가리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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