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둑누명 버스기사 2년만에 '무죄'

홍영안 씨, 2년동안 무죄주장하며 힘겨운 법정투쟁 벌여

등록 2001.07.27 02:54수정 2001.07.27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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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9년 버스요금 17만원여원을 훔친 혐의로 수원지법 1심에서 징역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으나 지난 2년간 무죄를 주장하며 힘겨운 법정투쟁을 벌여 온 홍영안(46세. 군포시 거주) 씨가 7월 9일 열린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 받은 것으로 밝혀져 한 운전기사의 외로운 법정투쟁과 그동안 빼앗긴 인권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홍씨는 전 부광교통(현 보영운수)의 좌석버스 운전기사로 근무하던 중 회사측이 차량에 설치된 CCTV(폐쇄회로)의 승차 인원수와 홍 씨가 회사에 납부한 요금이 맞지 않을 뿐 아니라 끈끈이기구를 이용한 절도혐의로 고발되어 홍씨외 5명의 운전기사들과 함께 99년 9월 1일 경찰에 긴급 체포된 후 구속되어 1심에서 집행유예 2년에 징역8개월을 선고 받았으나 항소심을 통해 무죄임이 밝혀졌다.


홍씨는 안양경찰서 유치장에 8일간 구금후 구속적부심의 기각으로 수원구치소로 이송된 상태에서 검찰의 조사 중 기소유예를 거부하고 본인의 무죄를 주장, 함께 입건된 기사들이 불구속된 데 반해 혼자만 구속되었다.

보석으로 석방되기까지 51일 동안 옥살이를 한 홍 씨는 본인의 결백을 밝히기 위한 재판비용을 마련하느라 거주하던 집의 2000만원 전세금과 친척들로부터 2000만원을 빌리는 등 2년이나 걸린 기간 동안 4천여만원을 사용해 결국 홍 씨의 단란한 가정도 빚더미에 올라 월셋방을 전전하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또한 어려운 살림으로 인해 구속되기 전까지 일했던 봉급과 상여금을 받기 위해 회사를 찾아간 부인에게 회사상무는 "도둑질한 기사의 돈을 줄 수 없다"는 말을 듣고 발길을 돌려야 하는 등 심한 모욕마저 당해야 했다.

재판부는 이번 판결을 통해 “잘못 탄 승객이 있거나 다른 이유로 요금을 내지 않은 사람이 있어 이 증거만으로는 홍 씨가 요금을 훔쳤다고 볼 수 없다”고 무죄 이유를 밝혔다.

그러나 지난 2년간 도둑으로 몰려 형사입건 되어 벌여온 힘겨운 법정투쟁을 통해 마침내 자신의 무죄와 결백을 입증했지만 당시 MBC-TV를 통해 도둑 운전기사로 방영되는 등 이웃과 주변에 이미 도둑으로 낙인 찍혀 본인의 인권과 명예는 이미 사라진 지 오래되고 말았다.


특히 고1년과 중3년에 재학 중인 두 자녀도 말수가 적어지고 학교에서도 친구들과 쉽게 어울리지 못하는 등 정신적인 아픔도 겪어야 했다.

지난 2년 동안 홍 씨 가정은 부인 구위향(41세) 씨가 전자부품 공장에 다니며 받은 월급 50여만원으로 생계를 꾸려왔으며 자녀들도 다행히 학교측의 배려로 장학금을 받을 수 있어 열심히 학교에 다니며 학업에 임할 수 있었지만 홍 씨는 지금도 심한 불면증과 우울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홍 씨는 무죄선고 이후 본인의 인권과 명예회복을 위해 본인이 무죄판결을 받았음을 알리는 공지를 버스회사 노조 게시판을 통해 해달라고 요청하였으나 이를 거절했을 뿐 아니라 이번 판결로 검찰이 상고를 포기해 본인의 무죄가 확정됐음에도 불구하고 회사는 수차례의 면담요청을 거부했다고 말했다.

특히 24일 이루어진 보영운수 사장과의 면담시 차량을 배차해 운전할 수 있게 해 달라는 요구에 대해 "아직 확정판결문을 보지 못해 해줄 수 없다"며 거절당해 홍 씨는 지참했던 판결문을 보여주었으나 이를 외면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홍 씨의 후견인으로 그 동안 재판을 지켜보아 온 홍대봉 스님(불성사 주지)은 이번 판결로 무죄가 입증된 만큼 회사는 책임을 지고 인권과 명예회복뿐 아니라 일할 권리를 되돌려 주도록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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