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2001.07.29 20:07수정 2001.07.30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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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을 맞아 가족들과 함께 나들이를 나섰다가 잠시 쉬어갈 요량으로 고속도로 휴게소엘 들렀다.
화장실엘 다녀오고, 쉬어가는 김에 목도 좀 축이고자 음료수 자동판매기가 즐비한 야외 쉼터에 자리를 잡았는데, 잠시 앉아 있노라니 눈이 맵고 숨이 답답해져 왔다. 이상하다는 생각에 주변을 살펴본 결과 범인은 바로 야외 쉼터 앞에 즐비하게 늘어선 고속버스와 관광버스들이었다.
운전사와 승객들 대부분이 휴게소를 이용하기 위해 자리를 비운 까닭에 거의 텅텅 빈 채로 주차장에 서 있는 이들 고속버스와 관광버스들에서 쉼없이 매연을 뿜어내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고 보니 매연뿐만 아니라 이들 버스들로 인해 야외 쉼터 주변 공기마저 다른 곳에 비해 훨씬 뜨거운 듯 느껴졌다.
결국 우리 가족은 신선한(?) 공기를 공급받기 위해 야외 쉼터에 잠시 걸쳤던 엉덩이를 황급히 떼어낸 뒤 이들 고속버스와 관광버스들과 멀리 떨어진 다른 곳으로 자리를 옮겨 앉았는데, 멋 모르고 자리를 잘못잡았다가 매연을 잔뜩 들이킨데 따른 불쾌한 기분은 쉽게 가시지 않았다.
우리나라는 걸핏하면 비산유국이 어쩌니 저쩌니 해가며 기름을 아껴써야 한다는 말들을 많이 한다. 또 고속버스 등 대중교통 업계에서는 걸핏하면 적자 타령들을 해대곤 한다. 환경을 위해 공회전을 하지 말자며 공회전을 통해 환경오염을 유발하는 차량에 대해서는 과징금을 물리는 등 처벌도 불사하겠노라는 얘기도 어제 오늘 나온 얘기가 아니다. 그런데 고속도로 휴게소 같은 곳엘 가보면 거의 모든 버스들이 적게는 10분, 많게는 20~30분의 휴식을 취하는 내내 시동들을 켜놓고 서 있다.
전국의 고속도로 휴게소 등지에서 이런 식으로 낭비되는 기름만 해도 적지 않은 분량일 것이며, 고속도로 휴게소를 단 한 번이라도 이용해 본 사람이라면 고속버스 등이 이곳에 머무는 내내 시동을 켜놓고 있다는 것 정도는 대부분 잘 알고 있는 사실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같은 잘못된 관행은 여전히 고쳐지지 않고 있음은 물론, 과문한 탓인지는 몰라도 이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목소리조차 거의 들리지 않는다.
기름 한 방울 안나오는 나라에서 기름도 아끼고, 매연을 줄임으로써 환경 오염도 줄이며, 만성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고 걸핏하면 죽는 소리를 내는 대중교통 업계의 경영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될 수 있도록 이제부터라도 모두가 나서 고속도로 휴게소 같은 주차공간에서의 고속버스와 관광버스 등 차량들의 시동을 끄도록 유도해 나가야 할 것이라는 생각이다.
덧붙이는 글 | 고속도로 휴게소뿐만 아니라 고속버스 터미널 등 차고지에서도 이들 차량들은 몇 십분씩 시동을 켜놓은 채 공회전을 일삼곤 한다. 기름 낭비, 환경 오염, 대중교통 경영 악화 등 폐해를 막기 위해서는 이같은 잘못된 관행에 대해 하루 빨리 뭔가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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