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련, "단체행동권 포기할 수 없다"

<인터뷰> 노명우 전공련 노조추진기획단장

등록 2001.07.30 17:25수정 2001.07.31 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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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노조도입 논의가 본격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전공련 지도부 체포영장 발부로 충돌국면으로 치닫던 정부가 제한적 노조 허용으로 급선회하면서 대화의 틈새가 열리고 있다.

그러나 전공련은 정부의 제한적 노조 허용 여부 발언에 대해 원칙을 고수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전공련은 단체행동권 제외와 노조가 아닌 연합단체 허용을 흘리는 정부의 입장에 대해 노동3권이 보장된 노조결성 입장을 거듭 표명했다.

행자부의 참가자 징계방침과 7.28 부산집회를 강행 등에서 볼 수 있듯이 정부와 전공련 간의 갈등은 상당 기간 지속될 전망이다. 전공련은 정부의 탄압이 지속될 경우 법외노조로 가겠다는 입장까지 세워논 상태다.

28일 부산에서 노조기획단 회의를 연 노명우(43·서울송파구직협회장) 노조추진기획단장으로부터 전공련의 노조추진 계획과 정부 발표에 대한 입장을 들어 보았다.

- 정부가 단체행동권을 제외한 단결권과 교섭권만을 갖는 제한된 형태의 연합단체를 허용할 뜻을 흘리고 있다. 이 같은 정부의 입장을 전공련은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가?

"받아들일 수 없는 미흡한 조치로 국민을 혼란시키려는 의도로 엿보인다. 전공련은 헌법에 보장된 노동3권이 포함된 노조결성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 정부의 의도대로라면 직장협의회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 수준이라고 생각한다. 이 같은 정부 입장은 협상과 논의의 대상이 아니다."

- 전교조도 단체행동권이 제외됐다. 공무원의 단체행동에 대한 국민의 시선이 좋은 것만은 아니다.


"그 동안 정부와 기업은 대화와 협상으로 풀 수 있는 노사문제를 중간에 개입해 노동자들의 집단행동을 불러일으키면서 파국을 유도했다. 정부의 불순한 의도가 노동자들을 행동하게 했고 언론은 노동자를 불순세력으로 몰아 국민들로부터 원성의 대상이 되게 했다.

단체행동권은 노동3권의 가장 핵심 사항이자 헌법에 보장된 노동자의 권리이다. 그리고 공무원 노조가 결성된다 해도 쉽게 단체행동을 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 동안 정부의 획일적이고 정치적인 구조조정에 의해 하위직 공무원들이 희생됐으며 앞으로도 그럴 가능성이 크다. 현재 공직사회는 마름모꼴이다. 군대로 치면 이등병은 없고 장교만 많은 형태다.

불필요한 업무가 줄지 않고 가중되면서 하위직 공무원들만 죽어나고 있다. 국민에 대한 행정서비스와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도 정부와 공무원노조가 머리를 맞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도 단체행동권은 중요한 장치이며 하위직 공무원의 권익을 지키기 위한 절실한 사항이다."

- 정부는 노사정위원회에서 공무원노조 문제를 실무적으로 다루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정부가 정식 요청하면 노사정에 참여할 계획인가.

"그 동안 정부에 대화요청을 한 것은 우리였다. 그러나 정부는 불법단체로 규정하며 모든 대화를 거부했다. 결국 정부의 사고전환을 위해 피치 못해 집단행동을 한 것이다. 그런데 공무원들의 단합된 힘에 놀란 정부가 이제 와서 모든 문제를 노사정에 떠넘기려 하고 있다.

그 동안 노사정의 활동을 보면 신뢰가 가지 않는다. 이 기구는 독립적인 기구가 아니라 정부의 들러리 기구라는 것이 지도부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그러나 제대로 된 대안을 제시한다면 대화와 논의를 피하지 않을 것이다."

- 정부의 부분적 노조 허용 방침과 달리 행자부는 7.28 부산대회 참석자를 징계하겠다고 밝혔다.

"공무원 사법처리는 신중해야 할 부분이다. 정부의 이런 극단적인 조치가 공무원을 투사로 만들고 있다. 이 같은 조치는 국가적 손실이다."

- 정부의 제한적 노조 허용 방침이 흘러나오면서 또 다른 하위직 공무원 단체인 전국공무원직장협의회발전연구회(전공연)가 공무원노동조합준비위로 전환했다. 정부는 우호적인 전공연을 파트너로 삼으려는 분위기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발전연구회(전공연)와 달리 전공련은 3.24일 대의회대회를 통해 공식출범한 공무원들의 대의를 담아낸 조직체이다. 물론 전공연이 이탈했지만 일단 합쳐서 같이 가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기다리고 있다. 정부도 하위직 공무원의 대표성이 전공련에 있다는 것을 안다. 정부가 공무원 조직을 분열시키려 한다면 공무원들의 저항에 부딪칠 것이다."

전공련 소속 공무원들의 전공연 임원에 대한 반발이 점차 커지고 있다. 전공련 소속 직장협의회 홈페이지에는 전공연의 노조 준비위 결성소식에 '어용노조' 결성이라고 비하하는 등 격한 감정을 드러나고 있다.

전공연 소속 대구지역 직협회장 유아무개 씨 등 4명이 7.28 부산대회를 끝낸 뒤 마련된 뒷풀이 자리에 찾아왔다가 격분한 전공련 임원들에 의해 쫓겨나기도 했다. 또 일부 전공연 대표의 경우 전공련 소속 공무원들로부터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어 노조 도입을 둘러싸고 갈등이 깊어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 차봉천 위원장은 공무원노조 결성을 반대하는 정치집단에 대해 일정한 반대운동을 펴겠다고 표명한 적이 있다. 한나라당의 경우 공무원노조 결성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일부 공무원들은 만약에 한나라당이 집권할 경우 노조결성이 '물 건너 간 것'으로 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내년 지방 선거와 대선에서 어떤 식으로 의사표현을 할 계획인가.

"한나라당은 야당답지 않는 보수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 야당이 노조결성을 지지하고 도와야 할 것인데 오히려 여당이 상대적으로 적극적이다. 물론 양쪽 다 공무원을 끌어안기 위해 유혹하는 측면이 있지만 중요한 것은 말이 아니라 현실적이고 제도적인 장치를 보장하는 것이다.

공무원은 정치적으로 중립성을 지켜야 한다. 하지만 공무원들의 정치적 의사 표시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 당연한 권리다. 정부는 예전에 공무원들을 표몰이 대상으로 삼았지만 이젠 아니다. 우리는 여당과 야당의 태도를 지켜보고 있으며 전공련 소속 공무원들은 어떤 식으로든 정치적 의사표시를 하게 될 것이다."

- 노조도입을 위한 향후 계획에 대해 듣고 싶다.

"8월 중에 노동조합법 개정안을 마련한 뒤 대국민 홍보작업을 전개할 계획이다. 그리고 의원입법청원을 거쳐 정부에 노조설립 신고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정부가 계속 전공련을 탄압할 경우 법외노조를 갈 것을 예상하고 있다.

이러한 내용에 대해 비상대책위 회의(31일)를 거쳐 확정한 뒤 차봉천 위원장께서 8월 2일 명동성당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밝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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