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권 독립 8

등록 2001.09.14 19:48수정 2001.09.14 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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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에서는 경검 상호협력관계

우리나라에서 흔히 형사소송법상 모든 수사지휘를 검사로부터 받아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예외가 있다. 즉 형사소송법상 검사와 사법경찰관 관계가 상명하복 해야 하는 지휘복종 관계인데 반해서, 군사법원법 상의 검찰관과 군사법경찰관 관계는 상호협조 내지는 상호독립 관계가 되도록 되어 있다.

즉, 군대에서 검찰은 헌병에 대하여 상명하복관계에 있지 않고 상호협력과 견제관계를 갖도록 되어 있다.

물론 검찰은 경찰의 즉심권 철폐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과 꼭 마찬가지로 이 부분에 대해서도 검찰의 확고한 우위를 지키기 위해 검찰이 노력하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 상호 독립과 견제관계가 바람직한 방향으로 작용하면 좋지만 병역비리 수사과정에서 군검찰과 군대내 사법경찰과 갈등을 빚은 적도 없진 않다.

어쨌든 미군정시대 영미법 체계의 도입으로 일반 경찰과 검사의 관계도 상명하복 아닌 상호협력관계였던 적이 있었지만 미군정이 끝나면서 이내 일제 시대 못지 않은 상황으로 회귀하였다. 그러나 군대만은 검찰도 어쩌지 못하고 이런 상호협력관계를 받아들여야만 했던 것이다.

실제로 검찰은 많은 고민을 했을 것이다. 검찰이 일반 경찰은 떡 주무르듯 할 수 있는데 왜 군대내 경찰은 그렇게 못하는가에 대해서 검찰은 많은 고민을 했을 것이다.


더군다나 일반 경찰마저도 군대내 경찰처럼 검찰과 동등한 위치에서 범죄수사를 하겠다고 나서는 것을 어떤 명분으로 막을 것인가?

군사법원법


어쨌든 군사법원법 제227조는 검찰관 및 군사법경찰관은 범죄의 혐의가 있다고 사료되는 때에는 범인, 범죄사실과 증거를 수사하여야 한다고 하여 검찰관과 군사법경찰관 모두 수사기관임을 규정하고 있다.

일반 형사소송법이라면 검찰이 맘대로 개악하겠지만 국방부가 그 개정을 관장하고 있는 군사법원법은 검찰이 주무를 수 없게 되어 있다.

이에 따르면 검찰관의 직무로 범죄수사 및 공소제기와 그 유지에 필요한 행위를 주된 것으로 하고(동법 제37조) 군사법경찰관은 범죄를 수사한다고 규정하고 있다(동법 제43조).

군사법경찰관의 수사에는 한계가 있는데 그 한계가 불명확할 때에는 검찰관의 지시에 의하여 수사권이 있는 군사법경찰관이 결정될 수 있다. 구속영장은 군사법경찰관이 검찰관에게 청구하여 관할관이 발부한다.

검찰과 군사법경찰관 양자간 관계에 대해서는 현행 군사법원법상 아무런 규정이 없다. 군사법경찰관이 검찰관의 명령에 복종하지 않을 때 가해질 수 있는 제재규정이 일반 사법경찰관에 대하여 일반 검사는 가지고 있지만 군검찰관은 군사법경찰관을 제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그러면서도 군검찰관과 군사법경찰관은 상호협조 내지 독립관계 속에서 아무런 문제 없이 잘 시행되어지고 있다. 이것은 검찰과 경찰의 관계에 대해서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미군정 시대 영향

이와 같은 관계가 형성되어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는 것은 해방후 미군정 시절의 전시법을 모방하면서 미군편제를 그대로 이어받아 조선경비법을 거쳐 국방경비법, 군법회의법, 군사법원법이 만들어졌고 이때 당사자주의와 변론주의를 원리로 하는 영미법체계가 그대로 이 군사법원법에 반영된 데에서 유래한 것이다.

독립운동을 탄압하던 일제 잔재보다 더 심한 검찰제도를 고수하려 했던 우리나라 검찰 입장에서 이것은 눈엣가시였지만 우리나라가 분단상황에서 강력한 군대를 유지하던 상황에서 그동안 검찰도 감히 손도 대지 못했던 것이다. 남북간 평화정착 단계는 우리나라 검찰에게 군대의 이런 수사제도에 딴지 걸 수 있는 빌미를 주고 있다.

우리나라가 군부독재에서 벗어나 민주주의를 정착하는 단계를 지난 지금까지도 흔히 "검찰왕국" 혹은 "검찰지존주의"라고 불리는 또다른 형태의 검찰독재 체제에서 벗어나고 있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우선 경검 내부는 물론이고 시민사회에서부터 그 탈피를 위한 노력이 시도되어야 비로소 자유민주주의 경찰의 본래 위상을 찾기 위한 노력도 결실을 맺을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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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성호 기자는 성균관대 정치학박사로서, 전국대학강사노조 사무처장, 국회 경찰정책 보좌관, 한국경찰발전연구학회 초대회장, 런던정치경제대학 법학과 연구교수 등을 역임하였다. <경찰정치학>, <경찰도 파업할 수 있다>, <경찰대학 무엇이 문제인가?>, <삼과 사람> 상하권, <옴부즈맨과 인권> 상하권 등의 저역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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