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2001.09.26 15:33수정 2001.09.26 17:49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9월 24일 집으로 들어가던 중, 우체통에 너무나 황당한 우편물이 와 있었습니다. 데이콤에서 날아온 봉투인데, 열어보니 황당하게도 2001년 07월부터 2001년 09월까지의 요금이 미납되어 있다며, 요금 고지서와 함께 불법신용거래불거래자로 등록이 될 수도 있다는 공지가 함께 들어있더군요.
천리안을 사용하지 않는 저는 너무나 황당해서, 뭔가 잘못되었나 하고 알아봤더니 미성년자인 제 동생이 작년에 가입을 한 것이라 합니다. 그 후 저한테 이야기도 하지 않고 쓰다가, 요금을 미납하게 되고 우연히도 동생보다 빨리 들어온 내가 그 고지서를 받게 된 것이죠.
동생에겐 내 허락도 받지 않고, 동생 마음대로 가입한 것에 대해 호되게 야단을 치긴 했지만, 천리안측의 행동이 납득이 가지 않았습니다. 천리안은 사용하지 않지만, 전에 나우누리나 하이텔을 사용해본 나로선 어이가 없었죠. 아무리 미성년자라서 가족의 이름으로 대신 가입을 한다 할지라도 본인 확인은 필수인 것을 왜 난 지금껏 몰랐던 것일까요?
다음날 아침 9시 30분경 천리안으로 전화를 했습니다. 남자 직원이 받으시더군요. 자초지종을 설명한 후, 본인 확인 없이 가입이 가능한지를 물었습니다. 물론 그 직원분은 단호하게 그런 일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씀하시더군요.
그 직원분과 이야기를 하다보니, 남동생이 천리안 한 달 무료이용권을 이용하여 2000년 11월에 가입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한 달이 지난 후에, 유료사용자로 변환하여 지금까지 계속 사용을 해왔다는군요.
듣고 보니, 이 무료이용권을 통한 가입이 묘한 시스템입니다. 보통 온라인이나 전화를 이용한 가입에서는 본인확인을 하지만, 1달 무료이용권을 통한 가입은 가입자가 온라인으로 개인정보를 넣은 후, 무료이용권의 이용번호를 넣게 되면 자동으로 가입이 되는 시스템이라는군요.
그런데 그 한 달 무료이용권이라고 하는 것이 한 달 무료사용 후 사용을 그만하려면 천리안 시스템에서 한 달 후 자동으로 사용금지를 내리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가 직접 해지신청을 해야만 한 달 무료사용이 끝나는 것이고, 해지신청을 하지 않는다면 유료사용자로 변환이 되어 버리는 겁니다. 물론 그 해지신청 시엔 본인확인 절차가 필수이더군요.
알고 보니 이 시스템이 참 이상합니다. 결국 미성년자였던 동생은 내 이름과 주민번호를 빌려 무료이용권을 사용할 때도 아무 제재를 받지 않았던 겁니다. 한 달 뒤 무료이용자에서 유료이용자로 자동변환 될 때도 역시 아무 제재를 받지 않았죠. 그래서 현재까지 오게 된 겁니다.
무료회원 가입시엔 온라인 상에서 주민번호와 이름만으로 가입이 되고, 그 무료회원이 해지를 할 시엔 본인확인 절차를 거쳐야만 한다?
무료회원은 이용료를 내지 않는 무료회원이기에 별다른 절차없이(즉, 천리안 측에서 사용료를 받는 입장으로선 무료회원은 돈이 안 되는 회원이기에) 가입이 되는 듯 싶고, 정확히 한 달 후부터 유료사용자로 자동변환되니 하루라도 지나면 사용료가 부과되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는 논리인가. 왠지 해지하기 귀찮게 만든 시스템이라는 생각이 드는 군요.
이 부분에 대해 천리안측에 물어봤더니, 무료이용권을 통한 가입과 일반가입은 가입절차가 다르다고 말을 합니다. 이용약관이 다르냐고 물었더니, 그 부분에 대해선 정확한 대답을 하지 않았습니다. 너무 답답하고 화도 나서, 앞으로도 이런 시스템으로 계속 진행이 된다면 내가 지금 동생이 내 이름으로 해둔 아이디를 해지한다고 해도 내 이름이 아닌, 부모님이나 다른 형제들 이름으로도 충분히 가능한 시스템이 아니냐고 물었더니, 동생한테 주의를 잘 주면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거라며 오히려 내게 뭐라고 합니다.
긴 통화끝에 천리안 측에서는 지겹다는 듯이, 현재로선 조치사항이 없고, '제가 개인적으로 건의하겠습니다'라는 형식적인 말만을 했을 뿐이죠.
찝찝한 맘에 해지신청을 요구했더니 본인확인을 해야 한다고 합니다.
주민등록번호와 이름, 청구서 주소, 전화번호...
사실 내가 아는 건 내 이름으로 가입은 되어 있지만 주민번호와 이름밖에 없었습니다. 내가 그 자리에서 청구서 주소와 전화번호를 몰랐다면(다행인지 불행인지 고지서 겉면에 씌여진 주소를 불렀죠), 분명 나의 이름으로 가입이 되어 있고, 내가 신용불량거래자가 될 위기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난 해지를 못했을 수도 있었을 겁니다.
기업의 최대 목적은 이윤추구라지만, 자기들 입맛에만 맞는 조항은 바꿔야 하지 않을까? '가입은 맘대로, 해지는 안돼!' 이런 천리안의 고객에 대한 태도는 바뀌어야 한다고 봅니다.
골라먹기 식의 고객관리. 그렇지 않아도 요즘 개인신용정보 유출에 많은 사람이 걱정하는데, 모든 고객에게 좀더 세심한 모습을 보여주길 바랍니다.
덧붙이는 글 | 다른 통신사들은 어떤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겪은 건 천리안 때문이라서요. 통화내내 화났던 점 중 하나는 모든 게 고객 잘못으로만 떠넘겨 진다는 겁니다.
'동생교육 제대로 시켜라' 거의 이런 식이었습니다. 물론 가장 큰 잘못은 제 동생의 잘못이고 전 그에 대해 주의를 줬구요, 천리안 측에 제가 요구한 건 좀더 확실한 고객관리를 바란 것이고, 제 정보가 제가 모르는 사이 사용되고 있다는 것에 화가 났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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