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용지공원 어린이 감전 3도 화상

사고발생 한 달이 다 되지만 보기 흉한 나일론 줄만

등록 2001.09.26 22:09수정 2001.09.27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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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용지공원 가로등 앞에서 놀던 어린이가 감전되어 3도 화상을 입은 사건이 발생했다.

한국전기안전공사(이사장 송병권)는 지난 10일 도내 3200여개 가로등 중 71.9%인 2300여개가 누전차단기 미설치 등으로 부적합 판정을 받았음을 국감자료로 제출했다.

또 창원시에 설치된 303개 가로등 중 242개, 마산 244개중 217개, 진해 84개중 50개가 누전 또는 ELB(누전차단기)기기 미설치로 밝혀져 전기안전사고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됐음을 나타냈다.


이를 입증하듯 지난 1일 밤 10시경 이모(창원시 용호동) 씨의 아들(4세)이 용지공원 관리사무소 앞에 설치된 가로등과 철책 사이에서 놀다 감전되어 3도 화상을 입었다. 다음 날 이 씨는 창원시를 찾아 사고상황을 설명했지만 오히려 담당자는 “장마가 오기전 철저한 점검을 했기 때문에 아무 일도 없는데 공연히 일을 만들고 있다”며 이 씨를 힐책했다는 것이다.

그 후 이 씨는 사고 발생 9일 만인 10일 밤 8시경 사고원인 확인을 위해 현장 가로등과 철책에 전선을 연결했는데 220V 전구에 불이 들어왔고 이를 곁에서 지켜보던 시민들은 창원시의 안일한 태도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고흥모(45·창원시 반림동) 씨는 “어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단 말인가? 이곳은 창원시민들이 손쉽게 찾는 도심 공원이 아닌가? 자칫 어린이가 사망사고로 이어졌다면 그 책임은 누가 질 것이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신금순(36·창원시 중앙동) 씨도 “이것은 남의 일이 아니다. 우리 모두가 입을 수 있는 피해이기 때문에 그냥 묵과하고 넘어갈 수 없다. 행복을 자처하는 창원시는 이를 계기로 모든 공공 시설물에 대해 더 철저한 점검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한국전기안전공사 경남지사 최낙원 부장은 “가로등의 누전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점검이 자주 필요하고, 또 손이 닿는 가로등 하단부분은 플라스틱 제품으로 교체해야 누전으로 인한 감전사고를 방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창원시 건설과 가로등 담당자는“전기안전공사가 안전점검을 실시한 도내 가로등 가운데 용지공원 점검결과를 아직 통보받지 못해 안전 조치를 취하지 못했다. 조속한 시일 안에 누전 상태를 확인하고 낡은 선을 교체하겠다. 그러나 엄격히 따진다면 이 가로등은 녹지과에서 담당해야 할 부분”이라며 떠넘기기식 책임회피를 해버렸다.

그리고 어린이 감전사고가 발생했던 현장은 20여일이 지난 현재까지 적법한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가운데 18개 가로등에 '작업중, 감전주의'표시와 미관을 해치는 나일론 줄로 금선을 설치하여 접근을 막고 있을 뿐이다.


또 이곳에 용지공원 관리사무실이 있지만 작업인부들이 잠시 쉬고 가는 공간일 뿐 상주하는 직원들의 모습이 전혀 보이지 않고 있어서 공원관리사무실이 무용지물이란 지적을 받고 있다.

한 시민은 “매일 공원을 찾지만 지금까지 관리직원을 본적은 한번도 없다. 만일 공원에서 예기치 않은 일이 발생했을 경우 문제 해결을 위한 대처 능력이 전혀 없다”라며 “창원시는 감전사고 후 근본적인 문제해결을 위해 노력은 하지않고 건설, 녹지과가 책임을 전가하는 손발 안맞는 행정만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고 분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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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은 경남연합일보 사회부기자로 사회 모순을 바로 잡기 위한 열망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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