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감기관 간부와의 술파티
세계일보 기자 합석시켜 들통났다

비난 받는 한나라당 엄호성-이성헌 의원

등록 2001.09.27 14:11수정 2001.09.27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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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엄호성, 이성헌 의원이 25일 국회 공정거래위 국정감사 도중 피감기관 간부들과 단란주점에서 여자 접대부들과 어울려 술판을 벌인 것으로 확인돼 비난이 일고 있다.

두 의원은 25일 저녁 강남구 논현동에 있는 '제이드'라는 단란주점에서 이날의 피감기관인 공정위의 김병일 부위원장, 조학국 사무처장 등과 함께 여자 접대부들과 어울려 국산 양주 6병을 포함 130여만원 어치의 술을 마셨다. 술값도 공정위에서 낸 것으로 알려졌다.

국감 기간 중 피감기관의 향응을 받는 것은 국회윤리 규정상 금지되어 있고, 그 동안 한나라당이 '언론탄압'을 주장하며 공정거래위원회와 이남기 위원장을 혹독하게 비판해 왔다는 점에서 이들의 술판은 당내외의 비판을 받고 있다.

민주당 전용학 대변인은 "주진우 의원의 수산시장 강탈기도 사건에 이어 한나라당의 도덕성 타락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으로 충격을 금할 수 없다"며 "국회의원이 국정감사 도중에 여성접대부와 함께 음주가무를 했다는 것은 어떤 변명과 발뺌으로도 용납될 수 없는 부도덕한 행태"라고 비난했다.

영원히 숨겨질 수 있었던 이번 사건이 백일하에 드러난 것은 당시 두 의원과 함께 합석했던 세계일보 기자 두 명에 의해서다.

세계일보 B 기자는 25일 한나라당 정무위 간사인 이성헌 의원에게 국감 관련 정보를 얻기 위해 여러 차례 전화를 하다가 이 의원이 정무위가 속개된 후에도 국감장에 들어오지 않자 전화를 다시 걸었다.

이성헌 의원은 "마침 엄호성 의원과 술 약속이 있으니 오라"며 단란주점 전화번호를 알려줬고, B 기자는 동료기자인 세계일보 A 기자에게 "함께 가자"고 해 동석하게 된다.


한나라당 정무위 간사인 이성헌 의원은 국감 정회 후 동료 의원들과 여의도의 한 갈비집에서 반주를 곁들인 저녁식사를 마친 후 엄 의원과의 약속 장소로 향한다. 오후 6시 33분 정회됐던 정무위 국감은 9시 5분 속개되어 9시 29분 종료됐다.

두 기자가 강남구 논현동에 있는 '제이드' 단란주점에 도착한 시각은 오후 10시 30분 경, 당시 술자리를 함께 했던 A 기자는 "이미 엄 의원과 이 의원은 4명의 접대부들과 2-3병의 양주를 마신 상태였고, 취재는 거의 불가능한 상태였다"고 말했다. 이때 국감을 마친 공정위 김병일 부위원장, 조학국 사무처장이 도착, 자리를 함께 하게 된다.


한 중앙일간지의 모 기자는 "단란주점 '제이드'는 한나라당 엄호성 의원의 단골집으로 엄 의원이 중부경찰서 서장으로 있을 때부터 애용하던 술집"이라고 말했다.

폭탄주가 두 서너 잔 돌고 분위기가 무르익을 무렵 이성헌 의원이 소리 없이 자리를 비우자 11시 15분경 기자들은 술집을 나왔다. 그 이후에도 엄 의원과 피감기관 간부들은 2-3병의 양주를 더 마신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이성헌 의원은 "특별한 약속자리도 아니고 평소에 다소 소홀했던 기자와 교분을 쌓아두자는 생각에 기자들을 불렀다"면서 "만약 그 자리가 향응을 받는 자리라면 어떻게 기자를 오라고 했겠나"고 말했다.

이 의원은 또 "증인 선정 문제를 놓고 엄 의원과 다툼이 있어, 엄 의원의 제의로 화해의 자리를 갖게 된 것"이라며 "공정위 간부들이 와 일찍 자리를 떴다"고 말했다.

세계일보는 경향신문과 함께 26일 저녁에 발간된 27일자 가판부터 이 술파티를 보도했다.

'국감 술파티' 세계일보 27일자 보도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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