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2001.10.01 11:43수정 2001.10.01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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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9월 28일, 학교에서는 귀향버스를 타려는 학생들의 설레임으로 술렁였다. - 대학교에서는 귀향하는 학생들을 위해 스쿨버스를 가동한다. 이 날은 오후수업이 대부분 휴강을 한다 - 기다리던 추석을 맞이해 고향집에 내려가려는 학생들은 손에 선물과 짐을 가득 들고서 학교를 빠져 나가느라 분주하다. 2시가 되니 학교가 썰렁할 정도로 텅 비었다. 집이 가까운 학생들도 학교를 벗어나 긴 연휴를 즐기러 떠난 것이다.
'고향으로 돌아가다'
가을 학교는 단풍과 청명한 하늘로 더 없이 맑아 보였다. 풍요의 명절, 추석을 맞아 들뜬 사람들을 보면서 이유없이 즐거워졌다. 이게 바로 명절이라는 건가. 여기저기서 '추석 잘 보내~, 고향 언제가?'라는 인사를 요며칠 만나는 사람마다 던지면서 추석은 이미 오래전부터 시작된듯 했었다.
도대체 우리는 왜 그렇게 고향을 찾아가는 걸까. '민족대이동'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이며, 저녁뉴스에는 3천만이 이동한다는 말을 하고, 24시간씩 걸려서 고향을 내려가려는 이유가 무얼까.
가족이 있기 때문이다. 농사지어 아들, 딸 대학 보내고, 외지로 보내면서 평생을 자식걱정, 뒷바라지로 살아온 시골 어버이들은 명절 때 동네어귀까지 나와 자식들 가족을 기다리는 풍경은 쉽게 그릴 수 있다. 집집마다 전부치는 구수한 냄새가 나고, 오랜만에 찾는 고향사람들을 위해 선물이 준비된다. 넘쳐나는 정과 따뜻함, 그리고 반가움으로 늘 '한가위만 같아라'라고 말하곤 한다. 이런 풍경이 우리의 명절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명절 연휴의 이러한 풍경 뒤에 점점 다른 모습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나섰다. '연휴대목'이라는 말처럼 연휴야말로 '한번 제대로 놀 수 있는 날'이 된 것이다. 갖가지 이벤트들을 구상하고, 예약을 한다. 우리 젊은 세대들에게 고향에 대한 그리움은 구닥다리 언어가 된 듯 하다.
이 시기에 더 번창하는 유흥가와 쇼핑가, 번화가에는 10대와 20대로 넘쳐난다. 가족들과 함께 명절을 보내야하는 시간은 줄어들고, 밖에서 유흥을 즐기는 젊은 사람들이 늘어가는 것이다. 귀성차량이 매년 줄어드는 것과도 관련이 있을 듯싶다.
급속한 경제성장과 불균형적이고 기형적인 발전, 그리고 분단이라는 상황의 상실감은 '고향으로의 회귀'의 원인이 된 듯 하다. 고향이라는 것이 삭막한 도시생활과 냉정한 사회생활을 견딜 수 있었던 힘이었다고 말하는 한 기성세대의 말을 빌리자면, '고향으로 돌아가는' 그 길은 휴머니즘과 우리 민족 나름의 공동체정신의 또 다른 표현인 듯 싶다.
하지만 이제는 우리 사회 개인주의, 상업주의의 만연에서 시작된 것이 어느 새 사람들의 마음에 고향의 정과 '감사의 마음'은 사라져가고 자신만을 위해 사는 것이 미덕이 되어버린 것 같다. 누구의 잘못이든간에, 하여간 그러한 고향에 대한 감정을 우리 신세대들은 아는지 모르는지 유흥가로, 화려하게 장식된 거리로만 나간다.
누구나 쳇바퀴처럼 돌아가는 세상에서 자신을 지키는 방법을 가지고 있지만, 언젠가는 돌아갈 곳을 마련해두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어디든 아름답게 그려지는 , 그리고 가족과 풍요를 느낄 수 있는 '고향'이었으면 좋겠다. 고향 가는 우리 학교 학생들을 보면서 시작된 나의 추석에 대한 단상은 역시 어딘지 정확하지 않는 고향에 대한 그리움으로 이렇게 끝을 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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