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거벗고 뛰고 싶지만 체력이..."

대학은 학문보다 인간관계 배우는 곳이어야"

등록 2001.10.04 12:12수정 2001.10.10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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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공회대 김성수 총장 ⓒ 오마이뉴스 노순택
"학생들과 아이스께끼도 나눠먹고, 식당에서 대화하면서 학생들과 같이 밥을 먹는 대학총장을 보셨나요."

지난 9월26일 성공회대 운동장에서 민교협 교수팀과 NGO축구동우회 '상생'이 격돌하던 날, 연신 '슛'을 외치며 교수들의 선전을 응원하던 성공회대 김성수 총장의 말이다.


운동장에서 만난 그는 '벌거벗고' 운동장을 누비는 교수들과 다를 바 없이 동네 조기축구회 응원단장을 빼닮았다. 겉옷을 벗어제낀 뒤 드러낸 화려한 자줏빛 상의조차도….

이날 연장 전후반전까지 가는 치열한 접전 끝에 5:3으로 성공회대 교수팀이 상생팀에게 무릎을 꿇었다.

그는 뒤늦게 운동장에 도착한 것에 대한 미안함 때문인지, "내가 시구라도 했으면…"이라며 아쉬움을 토로하면서도 "경기 결과보다도 직원과 교수, 아이들이 매주 운동장에 벌거벗고 나와 축구를 하면서 학교의 유대를 돈독하게 한다"며 자랑스러워했다.

교수·학생들이 '벌거벗고' 뛰노는 성공회대 운동장

김 총장은 특히 "성공회대는 사람들이 모여서 사는 학교"라면서 "대학은 학문을 배우는 것이라기보다는 사회적응을 위한 인간관계를 배우는 곳이어야 한다"며 직업훈련소로 전락한듯한 우리 대학의 현주소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가 이런 대학상을 가지고 있기 때문일까. 김 총장은 시민축구전국대회에서 민교협팀이 운동장에 나설 때마다 빠지지 않고 운동장에 모습을 드러내 교수·학생 응원단의 틈에 끼여 이렇게 목청을 높였다.

"슛, 슛--" "상대 수비가 비었다!" "2분 남았다."


그는 '응원만 하지 말고 축구선수로 뛰고싶은 생각이 없냐'는 기자의 질문에 "내가 (운동장에) 들어가면 할아버지 들어오신다고 말한다"면서 "뛰고는 싶지만 체력 때문에 어렵다"고 말했다.

김성수 총장은 '장미꽃 총장'으로도 유명하다. 1년여전 총장으로 취임하자마자 입학식 때 교문 앞에서 신입생들에게 장미꽃을 나눠준 일이 언론에 회자되면서 붙여진 별명이다. 그만큼 김 총장은 학생들과 격의없이 지내고 있다는 얘기다.

그는 "대단한 일은 아니지만 앞으로도 신입생들에게는 꼭 장미꽃을 주겠다"면서 "학생들과 안면을 익힐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장미꽃 총장'의 민주대학론

그는 또 "성공회대는 열림, 나눔, 섬김 그리고 인권을 추구하는 민주대학이다"라면서 "다른 대학과는 달리 소그룹 토론이 활성화돼있고, 애국자의 자식을 특례입학시켜 주는 대안학교"라고 소개했다.

"우리가 예선전에서 탈락해 남해에 가지 못해 섭섭하기는 하지만 경기야 이기고 지는 것 아닙니까. 이번 대회가 일회성에 그치지 않길 바랍니다. 승리에 집착하기 보다는 운동시합을 통해서 서로 협력하고 양보해야 살아남는다는 정신을 배웠으면 합니다. 또 시민의 소리를 많이 듣는 시민운동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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